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는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들이 참 많습니다. 해물탕·장어탕·꽃게탕·아귀찜·우럭탕·서대회·금풍쉥이 구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지요.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 많고 많지만, 오늘은 붕장어탕 자랑을 좀 하겠습니다.
여수 향토음식인 붕장어탕은 속풀이와 몸보신에 좋습니다. 여수 장어탕은 일반적으로 숙주나물과 우거지를 넣어 얼큰하고 칼칼하게 끓여냅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장어탕은 얼큰한 데다가 은근한 맛의 깊이가 담겨있는 우거지장어탕이랍니다.
붕장어는 맛있고 정력에 좋다는데... 진짜일까
붕장어를 곱게 갈아 체에 걸러서 끓였습니다. 일반 장어탕인데도 특이하게 통장어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횡재한 기분인데요. 진하고 걸쭉한데다 보기와 다르게 얼큰한 게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붕장어로 끓여낸 구수한 장어탕이 참 인상적입니다.
음식의 맛은 추억입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어릴 적 먹었던 기억이 늘 맛을 지배하지요. 맛이 있고 없고는 다분히 식습관과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맛집으로 소개하는 곳은 누구나 수긍할 만한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은 예전부터 보양식으로 장어를 많이 먹었습니다. 기력 보충과 폐결핵·신경통·어린이 허약체질 개선 등에 장어를 많이 이용했지요. 이는 체력을 보강해주고 스테미너를 키우는 데 최상의 식품이 붕장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붕장어는 맛이 있고 정력에 좋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붕장어는 영양실조와 허약체질에 좋고 각종 상처를 치료하는 데도 효력이 있다'고 적혀있지요. 국립수산과학원의 영양학적 분석에 따르면 붕장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핵산 계통인 이노신산과 유리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랍니다.
붕장어탕, 보들하고 얼큰한 감칠 맛
여수 공원통장어 식당입니다. 이곳 8000원 장어탕은 근사합니다. 장어탕도 좋지만 철따라 덤으로 나오는 음식들의 맛이 빼어납니다. 이번에는 전어회무침입니다. 막걸리 발효식초에 갖가지 채소와 무채·양파·오이 등을 이용해 무쳤습니다.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미식가들의 마음을 붙들만합니다.
장어탕에 청양초를 갈아 넣은 탓인지 먹는 내내 이마에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힙니다. 은근 얼큰한 게 제법 끌림이 있는데요. 보양식 장어탕 한 그릇에 생각지도 않았던 가을 별미 전어회무침까지 맛보다니 은근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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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양초를 갈아 넣은 탓인지 먹는 내내 이마에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힙니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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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돌산갓나물, 바다향기를 머금은 김자반, 들기름에 볶아낸 김장김치 등의 반찬도 수준급입니다. 무려 10찬이 올라옵니다. 밥은 아직도 '무한 리필'입니다.
여수 공원통장어 주인아주머니(46·배희숙)의 야심작인 붕장어탕 요리법을 알아봤습니다.
"얼큰한 걸 좋아해서 집에서도 늘 이렇게 해먹어요. 살아있는 붕장어를 푹 고와 육수를 내지요. 우거지와 시래기를 적절하게 넣어 육수에 푹 끓여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