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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게장백반이 식탐을 불러온다.
 이 가을 게장백반이 식탐을 불러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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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는 허영만 화백의 고향으로 만화 <식객>의 주 무대다. 게장 백반은 여수의 향토음식이다. 지난 4일 만화 <식객>에 소개된 여수 돌게식당을 찾아가봤다. 이곳은 봉산동 게장거리에 있는 많은 음식점 중 지금껏 나름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남도의 진득한 맛과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가 바로 식도락이다. 게장 백반은 우리가 즐겨먹는 메뉴다.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뚝딱 삼키는 일명 '밥도둑'이라 불리는 녀석이 간장 게장이다. 돌게 뚜껑에 밥 한술 비벼 내면…, 세상에 이런 꿀맛이 없다.

전라도 음식 즐기고 싶다면? 유명 식당 피하라

돌게 뚜껑에 밥 한술 비벼 내면, 세상에 이런 꿀맛이 없다.
 돌게 뚜껑에 밥 한술 비벼 내면, 세상에 이런 꿀맛이 없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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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음식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유명한 식당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사실 이름만 널리 알려져 있지 상차림은 그냥저냥 이거나 실망감을 안겨주는 곳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인기에 편승해 급조된 음식점들도 많다. 

최근 몇 년을 비교해보면 물가 인상을 이유로 음식 값은 많이 올랐는데 상차림과 맛은 돈의 값어치에 못 미치는 곳들이 많다.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남도음식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은 광주광역시와 순천·강진·목포 지역이다. 이곳에 자리한  식당에 잘 찾아가면 남도의 진정한 '게미'(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를 맛 볼 수 있다. 절임과 삭힘의 묘미와 곰삭은 맛의 깊이를. 

남도 음식도 요즘은 의외로 가벼움이 느껴지는 곳이 많다. 그러나 이곳 돌게식당의 간장게장과 멍게젓에는 남도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담겨있다. 맛의 깊이가 있다는 것이다. 오래전 식객 허영만 화백이 이집을 소개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게살을 발라내 먹으면 달콤함에 순간 매료된다.
 게살을 발라내 먹으면 달콤함에 순간 매료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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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발을 가위 중간에 있는 톱니 날로 깨뜨려 게살을 발라내 먹는다.
 집게발을 가위 중간에 있는 톱니 날로 깨뜨려 게살을 발라내 먹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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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에는 남도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담겨있다.
 간장게장에는 남도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담겨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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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게장 백반이 식탐을 불러온다. 무더위에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게장 백반이 참 좋을 듯하다. 양념게장에 비해 간장게장의 맛이 단연 돋보인다. 집게발을 가위 중간에 있는 톱니 날로 깨뜨려 게살을 발라내 먹으면 달콤함에 순간 매료된다. 

상차림도 근사하다. 바다향을 품은 멍게젓, 상큼한 오이무침, 알토란, 돌산갓김치 등 12찬에 미역국과 백반이다. 어째 1인 기준 8000원에 이 정도면 입맛 당기지 않는가. 게장 백반의 간장게장 밥 훔쳐내는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간장돌게장, #멍게젓, #밥도둑, #게장백반,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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