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 회장은 간호조무사들이 자신이 '간호조무사'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 회장은 간호조무사들이 자신이 '간호조무사'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련사진보기

"간호조무사가 간호조무사인 것을 부끄러워하니까 간호사라고 말을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간호조무사는 늘 간호사 그늘에 가려져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신의 목소리를 밖으로 내지 못했던 거죠."

강순심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은 보수교육을 받는 간호조무사들에게 늘 강조하는 얘기가 있다.

"동네의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간호사인줄 알아요. 국민이 생각할 때는 간호조무사는 없고 간호사만 있는 줄 아는 거에요. 우리는 가장 먼저 간호조무사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간호조무사협회장이 되기까지

2012년 3월 간호조무사협회 제17대 회장으로 취임한 강순심(48)씨는, 1985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원래는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집안의 완강한 반대로 누군가에게 봉사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의 길로 들어섰다. 병원 근무는 물론, 대한적십자사 혈액원과 한국의학연구소 등에 오랬동안 근무하였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았다. 강 회장은 협회장이 되기까지의 간호조무사협회와의 인연을 잠시 소개했다.

"저는 협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 취업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늘 협회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고, 자연히 협회에서 개최하는 행사나 모임에 자주 참석을 했어요. 이렇게 협회 사람들과 정도 들면서 관심도 많아졌어요. 1994년에는 서울시협회 사무국장으로 상근을 했어요. 이때부터 공부도 병행하면서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복지행정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어요.

그리고 2006년도에는 서울시 성동구의회 의원에 당선되었어요. 지자체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내가 그동안 쌓아 온 열정과 경험을 사회적으로나, 보건의료계에서 여전히 열악한 지위에 놓여 있는 간호조무사를 위해 한번 쏟아 붓고 싶었어요. 그래서 의원직 임기를 마치고 협회 상근 법제이사로 활동하다가 작년 3월에 간호조무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취임하게 되었죠."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강 회장은 어린이, 여성, 노인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다. 서울 성동구의회 의원으로 '성동구 어린이 공원 및 어린이 놀이터 관리에 관한 조례'를 우리나라 최초로 제정하였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2012년 협회장이 되기 전까지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외래교수로 10여 년간 강의를 했었다.

산고의 진통을 겪고 있는 '간호인력 개편방안'

강 회장의 지난 한 해, 버팀목이 되어주는 한마디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never ever give up)'였다. 그만큼 힘든 일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국제대학이 2년제 간호조무학과를 설립한 이후 보건복지부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보건복지부가 전문대학 간호조무과 응시자격을 규제하는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개정 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와의 갈등도 만만찮았다. 2012년 8월에는 국제대학 간호조무과 폐지를 막기 위해 규제개혁위원회의가 개최되는 정부청사 앞에서 협회 임원들이 교대로 1인 시위를 했다. 이후 9월에는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80조 개정안(간호조무사를 간호실무사로 명칭 변경, 면허환원, 자격재신고)을 지키기 위해 천안에서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주최로 집회를 개최하면서 간호협회와 충돌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작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전문대에서의 간호조무사양성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이므로 개정안에 대해 한시적으로 동의하되 2018년부터는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을 허용하는 규제일몰제를 적용시키는 결단을 내리며 2018년전까지 복지부가 양성체제 개편안을 마련하여 합리적인 간호조무사 교육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작년 9월 9일 대한간호협회가 천안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의료법 제80조 개정안 철폐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 대한간호조무사협회도 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작년 9월 9일 대한간호협회가 천안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의료법 제80조 개정안 철폐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 대한간호조무사협회도 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련사진보기


이로 인해 40여 년 동안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던 부실한 간호조무사 양성제도에 메스를 가하는 간호인력 개편안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명실공히 2018년부터 전문대학에서도 간호조무학과 개설이 가능해졌다.

올해 2월 보건복지부에서 규제개혁위원회의 결정을 반영해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2018년부터 간호조무사제도를 폐지하고, 간호인력을 기존의 두 단계인 '간호사, 간호조무사'에서 3단계인 '간호사, 실무간호인력 1급, 실무간호인력 2급'으로 바꾸고, 일정 경력 이상의 1급 실무간호인력(2급 실무간호인력)이 일정기간 경력 및 교육을 거쳐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언급을 했다.

"기본적인 원칙은 간호팀제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겁니다. 간호인력 개편의 핵심 내용은 간호조무사의 양성과정과 관리가 지금까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에 대한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간호조무사 2년제 정규 대학과정에 진입

이번 '간호인력 개편방안'이 56만명의 간호조무사들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2018년부터는 간호조무사가 2년제 정규 대학과정에 진입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늘, 사설학원 출신이라는 소리를 들었지요. 그렇지만 그때가 되면 제도권 안의 정규코스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이에 반면, 최근 개편안 추진에 대해 간호대학교 학장, 교수들의 반발이 심하다. 강회장의 의견은 이렇다.

"학원에서 받는 교육 커리큘럼에는 인성교육이 거의 없어요. 내실 있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체계화시킨 교과 교양과목들이 편성이 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경력 상승이라고 하는 것이 간호조무사가 경력만 있으면 바로 간호사가 된다는 말이 아니에요.

대입을 통해 간호사가 되는 경로에 상응하는 노력과 실력을 담보할 수 있는 일정 경력과 교육을 통해 검증된 사람에 한해, 응시자격을 달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요건이 갖춰졌을 때 그때 자격을 줘서 패스가 되면 간호사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냥 어떤 경험만 가지고 된다는 것은 간호조무사협회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 간호조무사들도 그런 걸 원하지 않아요."

강 회장은 현행 법령과 제도상 간호조무사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보수교육이 최선이라고 했다. 집체교육 4시간과 간호조무사협회가 개설한 사이버교육 4시간을 받으면 된다. 현재 강 회장은 간호조무사들에게 보수교육을 하기 위해 주말마다 지방을 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56만 간호조무사들을 위한 진군

강 회장은 현행 법령과 제도상 간호조무사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보수교육이 최선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현행 법령과 제도상 간호조무사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보수교육이 최선이라고 했다.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련사진보기


보건복지부의 '간호인력 개편방안' 논의과정에서 강 회장도 많이 힘들었다. 특히 간호조무사 내부적으로 자신이 실무간호인력 1급, 실무간호인력 2급 중 어디에 소속될 것인지 명확하지 않고 혹시 차별대우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는 간호조무사 제도가 페지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그래서 전국 시도회 보수교육과 회원 위크숍에 직접 참석하여 개편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회원들이 어떻게 동참해 나가야 할 것인지 설득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가 있어서 현재는 간호조무사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간호인력 개편방안'에 대한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 회장은 "이번에 간호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들이 일본과 미국을 방문해 그 나라에서의 간호인력 운영상황을 탐방하고 돌아왔어요. 늦어도 내년 2014년 초까지는 의료법이 개정되어 간호인력 개편방안이 차질없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게 현재 바람이에요"라고 얘기했다.

현재 간호조무사는 부실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혁파[革罷]해 나가는 진통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56만 간호조무사들을 이끌며 선두에 나선 강 회장의 총진군은 당당하고 씩씩하다.

못다 한 이야기
- 나, 강순심은 이런 사람이다?
"늘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새로운 일, 새로운 조직, 새로운 제도를 이뤄오며 다른 사람보다 1.5배의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며 앞으로는 내가 성취해 왔던 1.5배의 인생을 2배로 늘려 나누는 삶을 꿈꾸는 사람."

- 멘토나 롤모델이 있다면?
"친정 아버지. 김윤덕 전 장관."

- 힘들고 지칠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한 마디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남편과 아들은 협회활동에 몇 점을 주고 있나요?
"협회 일로 가정에 마이너스 되는 점수까지 합쳐서 150점."

- 일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은?
"간호인력 개편안 및 전문대 간호조무사과 개설 등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모해 보였던 일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로 묵묵히 밀고 나간 결과 결국 바위에 틈이 생기고 우리가 원하는 바위 모양이 만들어 지는 결실을 가시적으로 보게 되었을 때."

- 나의 좌우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never ever give up)'."

-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남편과 뒷동산 걷기. 가족과 음식 만들어 먹기."

- 나의 보물 1호는?
"가족(남편과 아들)."

- 협회장이 된 후, 삶에 크게 변화된 것은?
"생활의 중심이 협회가 되어 협회 일을 중심으로 시간이 재편성되고 있다. 급박하게 돌아 가는 협회의 일로 인해 평일, 주말의 개념도 없고 낮과 밤의 개념도 없어지고 있다. 또한 개인 강순심이 아닌 56만 간호조무사의 대표로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 무게가 무겁기도 하지만 현재 내 삶의 중심이 되기도 하다."

- 20년 후의 나의 모습은?
"간호조무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장으로서 100만 간호조무사의 명예회장으로서,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베풀고 기여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약력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제17대)
- 단국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복지행정학 박사학위 취득)
- 서울시 성동구의회 의원(전)
- 수원여자대학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전)
- 한국에이즈예방협회 이사(현)



태그:#대한간호조무사협회 , #강순심 회장 , #간호조무사 보수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