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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옵티머스G(왼쪽)와 구글 넥서스4. 구글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에는 구글 서비스 외에 제조사나 이통사 고유의 기능이나 서비스가 포함돼 있지 않다.
 LG 옵티머스G(왼쪽)와 구글 넥서스4. 구글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에는 구글 서비스 외에 제조사나 이통사 고유의 기능이나 서비스가 포함돼 있지 않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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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에만 나왔어도…."

반가움 반 아쉬움 반. 지난달 30일 '구글 넥서스4' 출시 소식을 접한 국내 소비자들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해 11월 출시 당시엔 '반값 스마트폰'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그 사이 사정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늦장 출시 탓에 가격 경쟁력은 떨어졌지만 넥서스4를 거들떠볼 이유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출시 6개월 지났어도 '반값폰'... 이통사 보조금 안 부럽다

구글플레이 판매 가격은 8GB(기가바이트) 모델이 39만9천 원, 16GB 45만9천 원이다. 지난해 나온 '구형폰'이란 걸 감안해도 가격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 사이 경쟁 제품 출고가도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70만 원 안팎인 걸 감안하면 '반값 스마트폰'이란 수식어는 아직 유효해 보인다.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I/O2012)에 처음 선보인 넥서스4는 파격 그 자체였다. 같은 LG전자에서 만든 옵티머스G나 삼성 갤럭시S3 못지않은 최신 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은 각각 299달러(약 34만 원), 345달러(약 38만 원)에 불과했다. 당시 1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스마트폰에 익숙했던 국내 소비자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놀라운 가격 경쟁력은 지난해 11월 해외 출시 때까지 이어져 한때 품귀 현상을 빚었다. 정작 한국은 예외였다. 미국, 호주 등 1차 출시국에서 빠져 일부 성미 급한 국내 소비자들은 'Made in Korea' 제품을 외국에서 역수입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넥서스4 국내 출시설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나왔지만 '담달폰'이란 오명을 들으며 무려 6개월을 끌었다.

그 사이 99만9천 원이던 옵티머스G(32GB) 출고가는 69만9천 원으로 30만 원이나 떨어졌고 이통사에서 24개월 약정하면 43만 원에 살 수 있다. 물론 그 사이 '17만 원짜리 갤럭시S3' 같은 보조금 광풍이 불어 닥치기도 했다.

출시가 늦은 만큼 넥서스4 국내 판매 가격도 더 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긴하지만 이통사 '노예 약정' 없이 보조금 적용 가격 수준에 '공단말기(자급제폰)'로 구입할 수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제품 성능 역시 '착한 가격' 못지않다. 국내 출시 직후인 지난달 31일부터 넥서스4 16GB 리뷰용 제품을 사용하면서 LG 옵티머스G, 삼성 갤럭시S3 등과 직접 비교해 봤다.

일단 넥서스4는 단말기만 LG에서 만들었을 뿐 순수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구글 서비스만 들어간 이른바 '레퍼런스(기준)폰'이다. 국산 스마트폰이면 응당 추가되는 DMB 시청이나 통화중 녹음 기능은 물론, 두 화면을 겹쳐볼 수 있는 'Q슬라이드'나 'T맵', '올레마켓' 같은 LG전자나 이통사 고유 기능도 찾아볼 수 없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처럼 필요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는 직접 찾아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프리미엄 성능에 반값... 스마트폰 가격 거품 해소 '신호탄'

제품 사양은 1300만 화소 카메라 정도를 빼면 옵티머스G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당시 최고 사양인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4.7인치 고화질(HD) 액정화면을 채택했다. 같은 와이파이 환경에서 웹 브라우징 속도나 반응 속도에서 다른 두 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고 터치감도 아이폰5 못지 않았다. 연사 기능과 같은 다양한 촬영 모드가 없는 게 아쉽긴 했지만 800만 화소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S3에 견줄 만 했다.

외관도 보급형(?)답지 않았다. 둥그스름한 모서리는 갤럭시S3를 닮았고 뒷면의 입체 모자이크 디자인은 옵티머스G 프로와 비슷했다. 좌우 베젤과 테두리가 맞닿는 부분을 볼록렌즈처럼 마감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넘길 때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

물론 단점도 있다. 아이폰이나 옵티머스G와 같은 '일체형 몸체'는 견고한 느낌을 주지만 착탈식 배터리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에겐 불편할 수 있다. 또 물리적인 홈 버튼을 없앤 대신 화면 하단을 메뉴 바가 계속 차지하고 있어 4.7인치 화면이 실제보다 좁게 느껴진다거나 게임처럼 묵직한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단말기 앞뒷면이 금방 뜨거워졌다.

여기에 요즘 보기 드문 3세대(3G) 스마트폰이란 점은 가장 큰 단점이면서도 강점이기도 하다. LTE 가입자 2천만 명을 넘기며 3G 스마트폰 신제품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또 이통사들이 지나치게 LTE폰에만 보조금을 쏟아붓다 보니 성능이 떨어지는 갤럭시S3 3G 모델 가격이 LTE 모델보다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3G 데이터 무제한'과 상대적으로 값싼 요금 때문에 일부러 3G 스마트폰을 찾는 이들도 많다. 더불어 쓸 만한 단말기가 없던 '알뜰폰(MVNO)' 시장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이통사가 외면하는 3G폰에, 구글플레이를 통한 온라인 유통, 프리미엄급 성능에 반값 가격까지. 이래저래 넥서스4는 이통사뿐 아니라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도 '찬밥' 신세가 되기 좋은 조건은 모두 갖췄다. 국내 출시가 6개월이나 지연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애플 아이폰도 과거 위피 같은 이통사 고유 기능 탑재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가격 정책을 고수하면서 국내 출시가 2년이나 늦었다. 마찬가지로 늦긴 했지만 '반값 스마트폰' 넥서스4의 등장이 지금까지 국산 스마트폰의 가격 거품을 깨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태그:#넥서스4, #구글,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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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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