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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화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조기연씨
 행복한 동화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조기연씨
ⓒ 윤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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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선생님과 함께 동화 속으로 떠나 볼까요?"

강원도 춘천시에는 10년째 사랑의 동화구연을 계속하고 있는 이가 있다. 다양한 놀이 및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는 조기연(54·여)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따사한 햇볕이 내리쬐는 5월의 어느 날, 춘천 명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봉사와 함께한 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애벌레는 빨~간 사과를 사각사각, 서걱서걱 맛있~게 베어 먹었어요."

그녀는 미리 준비한 사과 모양 모자를 쓰고, 에벌레 인형을 손에 낀 채 동화책을 읽었다. 아이들은 연신 두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몇몇 아이는 그녀의 동화구연에 호응을 하거나 동화 속 주인공을 직접 흉내내기도 하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춘천시 후평동에 자리한 달팽이 지역아동센터. 조씨가 이곳을 찾는 매주 월요일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6명 남짓의 아이들이 모인다. 그녀에게 한글을 배우거나 동화구연을 보기위해서다. 조씨가 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각 방에 있던 아이들이 "동화 선생님 왔다!"고 외치며 달려 나왔다. 그녀가 동화책을 펼쳐들자, 센터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그 주위로 모여들었다.

이날 조씨는 한글 지도와 동화구연은 물론, 게임을 통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녀가 센터에 머문 1시간가량, 교실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현재 "달팽이 지역아동센터, 드림 아동센터, 춘천중앙지역 아동센터, 요양원 및 장애인 복지시설 3곳에서 매주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그는 "이 중 지역아동센터 3곳은 각각 10년, 4년, 3년간 매주 봉사한 곳"이라고 말한다. 또 "요양원 및 장애인 복지시설은 마음이 맞는 봉사자들 10여 명과 함께 매번 다른 시설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화구연,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한글 지도, 레크리에이션 등 놀이 및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는 그는 "편부모 가정의 아이와 치매 노인, 지체 장애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화구연 자격증 하나만 갖고 시작해 지금은 풍선아트, 한글 지도사, 레크리에이션 등의 각종 자격증 10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친목도모를 위해 지역 여성회관에서 동화구연 교육과정을 수강했었다"며 "수업도중 봉사차 찾은 달팽이 지역아동센터에서 동화구연 하나에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미소를 본 후 계속 발걸음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주 나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라 발길을 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싶어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는 작년 춘천시에서 수여하는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가끔 찾는 요양원 관계자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얼떨결에 상을 받게 됐다"는 그는 "올해 초에는 주위 분들의 추천 덕에 KBS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한림성심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야간으로 다니고 있다"는 그는 "오랜 기간 봉사를 하던 중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는 데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치매 노인들은 물론이고 아동센터의 어린아이들도 내면에는 큰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며 "졸업 후에는 한림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상담 분야를 더 공부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많은 보탬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 자체를 사랑하기에 지금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그는 "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태그:#조기연, #동화구연, #자원봉사, #윤아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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