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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돔의 최고 인기 강연은 '스님과 함께 1박2일'이었습니다. 가장 어린 위즈도머(강연자)인 하자 센터(대안 학교)의 청소년부터 전직 대기업 이사님까지, 다양한 위즈도머 리스트가 저희의 강점입니다. " - 김미연, 경험·이야기 쉐어링 기업, 위즈돔 이사

"발렌시아(여성정장 기업)에서 1000만 원 상당의 의상, 30피스를 기부했습니다. 이 옷을 저렴한 가격에 빌려 입은 후 합격한 여성이 발렌시아에 전화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앞으로 옷 살 때 발렌시아를 고려하겠다'고 했답니다. 기부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기업은 더 큰 기부를, 저희는 그들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 한만일, 면접정장 쉐어링 기업 '열린옷장' 대표

'공유 기업'의 대표들이 모여 창업 경험과 사업 목표,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공유 기업'이란 나눔을 통해 재화나 각종 인센티브를 생산하는 기업을 뜻한다.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창업, 공유경제를 만나다>행사에는 총 6개의 공유 기업과 서울시의 공유허브 프로젝트 파트너인 CC(Creative Commons) KOREA, 송정희 KT 서비스 이노베이션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과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이 주최하고 위즈돔과 CC KOREA가 주관했다.

5월 30일 오후, 연세대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창업, 공유경제를 만나다>행사에서 강현숙 CC KOREA 사무국 실장이 강연 중이다.
▲ <창업, 공유경제를 만나다> 5월 30일 오후, 연세대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창업, 공유경제를 만나다>행사에서 강현숙 CC KOREA 사무국 실장이 강연 중이다.
ⓒ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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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기업의 성장 가능성

위즈돔의 목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다. 누구나 위즈도머(강연자)로 등록할 수 있고, 누구나 위즈도미(소비자)로 원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위즈돔은 이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한상엽 위즈돔 대표는 공유의 방식으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위즈돔이 만든 네트워크나 경험을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기업이나 지자체, 학교 쪽에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위즈돔은 2012년 3월 서비스 오픈 직후 지금까지 1000% 성장, 지난 달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카 쉐어링 업체 '쏘카'는 제주도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3달 만에 만 명의 회원을 유치했다. 현재 서울시 공식 카 쉐어링 사업자로 지정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지만 쏘카 대표는 "현재 제주도에서 40~50대, 서울에서 130여 대를 운영 중이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존 렌트카 사업과 카 쉐어링 업체의 차이점을 운영 방법과 사업 철학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단순 렌트가 아니라, 차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업"이며 "특정한 지점이나 이용 시간 제약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분 단위로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열린옷장은 입지 않는 정장을 기부 받아, 저렴하게 빌려주는 비영리 기업이다. 위즈돔이나 쏘카와는 설립 형태가 다르다. 한만일 열린옷장 대표는 "(비영리 형태가) 저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도와주신 분들이 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에 따르면 "투자가 없어도 기업과 함께할 프로젝트가 많으며, 기업이 특정 파트너 택할 때 (일반 기업이 아닌)비영리를 택하기도 한다"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공유기업, 수익 그 이상의 가치

공유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운영 방식 외에,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성영 아이옷 쉐어링 기업 '키플' 대표는 "공유경제 관련 사업자를 만나보면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셜 밸류, 즉 단순한 재미 이상의 것을 만드려 한다"는 점이다.

쏘카의 김 대표는 그 사회적 가치를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표현 했다. 김 대표는 "유류비나 유지비를 계산해보면 차는 가격 개념이 맞지 않는 물건"이라며 "더 많은 분들의 소비생활이 바뀌는,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행 세어링 기업인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여행상품 유통 구조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존의 대형 여행사는 현지 가이드에게 이익을 매우 조금 넘긴다"며 말문을 열었다. 현지 가이드가 소비자에게 옵션을 강요해서 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의 방식을 "현지 가이드의 경험과 프로그램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연결"로 설명했다. 이 대표가 꼽은 대표 상품은 영국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배우이기도 한, 손명진 가이드가 제공하는 '배우와 함께 하는 투어'다.

박진호 재능쉐어링 기업, 액션스타트 대표는 프리랜서 창작자들이 합리적인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의 프리랜서는 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사무직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게 현실"이라며 "프리랜서와 기업 사이의 관계를 조율하며, 프리랜서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유기업 미래는?

물론 공유 기업들이 순탄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수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기업도 있으며, 벤처 기업의 특성상 미래는 불확실하다. 더구나 공유기업이 성장하려면, 과생산과 과소비를 막아서 환경을 보호하는 경제, 즉 공유경제의 기본적인 목적에 동의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즉, 공유 기업뿐 아니라 공유 경제라는 생태계도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키플의 이 대표는 "시즌 1의 목표는 '착한 소비'였으나 작년 6월, '문을 닫을까' 고민하며,  시즌1을 실패로 규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합리적 소비를 목표로 최대한 효율적인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의 이 대표는 기존 여행업계의 견제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고, 액션스타트의 박 대표는 창작자를 기업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신뢰 및 각종 서비스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인 위즈돔의 한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공유 기업의 더 많은 이용과 입소문을 내줄 것을 부탁했다.

기업가들의 불안과 달리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공유 경제가 활성화를 예측했다. 송 부사장은 "(지금은)누구나 기술에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유 기업, 공유 경제의 개념이 넓어지는 시대"라며, "지금보다 일자리가 더 늘 것이고 중소기업들도 더 많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씨씨코리아(CC KOREA)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 중인 윤종수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 역시 공유경제가 활발해 질 것이라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돈만이 아니라, 명성이나 신뢰, 특정 가치 등 공유하는 결과 이득를 얻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CC KOREA 측은 뮤지션들이 팬들을 위하거나 창작을 위해서 음악을 공유하는 사이트, 안 쓰는 땅을 공유하고 그 결과 나오는 농작물이나 돈을 나누는 영국의 랜드쉐어,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용 가능한 공동 작업공간 코워킹스페이스를 언급하며, 공유 경제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CC KOREA는 지난 4월, 서울시의 공유경제 지원 사업 중 공유허브 운영자로 지정됐다. 강현숙 CC KOREA 사무국 실장은 "도메인 두쉐어(DOSHARE.CC)를 이미 운영 중이며 6월부터 공유 경제와 관련된 이벤트와 캠페인, 다양한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그:#공유 기업, #공유 경제, #위즈돔 , #CC KOREA, #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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