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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0일 오전 11시 56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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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대응은 기민했다. 29일 늦은 밤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를 자퇴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속속 뜨기 시작했다. 전날 저녁 부정 입학 의혹이 있는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비경제 사배자) 전형 합격자 3명 중에 이 부회장의 아들이 포함됐다는 뉴스가 나온 지 약 하루만이다.

KBS 측과 접촉한 취재원에 따르면, 28일 이 부회장의 아들이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비경제 사배자) 전형 합격자 3명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KBS측의 요청을 받고 삼성은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고 한다.

삼성 측은 다만 이 부회장 아들의 합격 성적이 비경제 사배자 전형 16명 중 15등이라는 점은 밝히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밤 9시 뉴스 리포트에는 이 부분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게 첫 보도였다.

하지만 삼성 측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확인 요청을 받은 적도 없고 인정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15등을 가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은 종합감사 결과 영훈국제중학교 2013년도 비경제 사배자 전형에서 특정 학생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주관적 채점 영역에 만점을 주었을 뿐 아니라, 그래도 합격권에 들지 못하자 다른 지원자의 점수를 깎아내린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야당 국회의원들의 조사 결과 16명의 합격자 중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14~16위로 합격한 세 명이었다. 이 부회장 아들처럼 영훈초등학교 출신이자 이씨인 학생은 16명 중 2명이었는데, 이중 한 명이 15위로 부정입학 의혹 세 명에 포함되어 있었다(교육청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들에게도 성을 제외한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 측이 15등임을 가려주기를 요청한 이유는 아직 중학교 1학년 어린 나이인 이 부회장의 아들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 측은 그보다 먼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자식이 탈락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부모들의 분노를 걱정했어야 했다. 애초 영훈국제중학교의 입학 비리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이 부모들의 진정을 통해서였다.

부모의 마음

영훈중학교 감사 시작 영훈국제중학교에 대한 서울교육청의 특정감사가 8일 시작됐다. 영훈국제중은 최근 편입생 학부모에게 입학 대가로 현금 2천만원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학교에 들어서는 감사관들 모습.
 영훈국제중학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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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초등학교를 나온 두 명의 이씨 중 누가 부정 의혹이 있고, 누가 아닌지 가려지게 된 배경에도 부모의 마음이 있었다. 이 문제를 지속해서 파헤쳐왔던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과 한 기자는 28일 이 부회장의 아들이 아닌 다른 또 다른 이씨 학생 학부모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연락했다.

김 위원의 말이다.

"연락을 해서 정중하게 상황을 이야기했죠. 지금 상황이 이러저러한데, 당신 자녀와 또 다른 학생 중 한 명이 부정 의혹이 있다고. 황당해 하더라고요. 연초부터 영훈국제중의 비리 이야기가 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기 자식이 그런 의혹에 오르내리는 상황인 줄은 몰랐던 거죠. 그는 적극적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서 얼마나 공부를 잘 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 부모는 자녀의 초등학교 성적을 마치 보고 읽듯이 밝혔다고 한다. 김 위원은 "영훈국제중학교에 자녀를 보낼 정도의 학부모는 대부분 그렇다"고 말했다. 부모의 진술을 토대로 계산한 아이의 교과 성적 점수(50% 반영)는 입학 안정권인 49점이 훨씬 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감사를 실시한 서울시 교육청은 이 부회장 아들의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조승현 감사관은 일제히 관련 보도가 나간 2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기자실을 찾아와 "이 부회장 아들이 성적 조작으로 합격한 정황이 있는 학생 3명 가운데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서울시교육청은 언론에 확인해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삼성의 눈치를 본다'는 인상을 심어주며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애초 서울시교육청의 비공개 태도 때문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이 부회장의 아들에 포커스가 맞춰진 측면도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영훈국제중학교 전체의 입학과 운영 비리 의혹이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자퇴한다 해도 다른 학교로 가거나 외국으로 나가면 그만이다.

아직은 학교 측에서 점수를 부당하게 조작한 정황까지만 확인됐을 뿐이다. 학교가 알아서 일방적으로 한 행위인지, 학부모의 노골적인 청탁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 아니면 기부 약속 등 이심전심이었는지 등은 모두 검찰 수사의 과제다. 삼성 측은 논란에 휘말려 자퇴는 하지만 입학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29일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임아무개씨를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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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때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네요. 현재 본부장으로 뉴스게릴라본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