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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에 원하는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은 관리 및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일(52.2%)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2일 '새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인천국제공항, 산업은행 등 공공기관의 정부지분을 처분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유지하는 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새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에 대해서는 새로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2일 서울 양재 The-K 서울호텔에서 열린 새정부의 공공기관 정책방향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22일 서울 양재 The-K 서울호텔에서 열린 새정부의 공공기관 정책방향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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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산업은행 민영화는 '반대'

조세연구원의 여론조사는 인천국제공항, 제2철도공사 건립, 산업은행 민영화, 가스공사 경쟁도입 등 공공기관 민영화와 관련된 문항과 공공기관 운영방향에 대한 질문으로 채워졌다.

민영화에 대한 응답은 사안에 따라 엇갈렸다. 인천국제공항 정부지분 매각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국민은 전체의 25.6%였다. 반면 정부지분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수는 4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정부지분 유지에 대해서는 54.4%가 찬성 의견을 보인 반면, 30.9%는 반대했다.

반면 현재 가스공사가 담당하고 있는 천연가스 도입 및 도매를 민간 사업자와 경쟁하는 체제로 유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이 51.6%로 반대(41.6%)보다 높았다.

KTX 민영화 논란을 낳은 제2철도공사 설립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공기업간 경쟁을 통해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국토부 입장에 공감하는 비율은 42.2%, 사실상 경쟁체제가 아니라는 철도노조 측 입장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41.5%였다.

조세연구원은 일반 시민 여론조사 이외에도 전문가, 공공기관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도 함께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공공기관의 방만함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세 집단 모두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등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권력층의 '낙하산 인사' 임명 관행에 대해서는 일반시민과 전문가·공공기관 종사자의 생각이 엇갈렸다. 일반시민 응답자 중 60.5%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전문가(58.1%)와 공공기관 종사자(55%)는 낙하산 인사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라고 응답했다.

"박근혜 공공기관 정책, 사실상 MB와 같아"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된 조세연구원의 보고서에는 공공기관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기본적인 공공기관 정책방향이 담겼다.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국민맞춤형 서비스를 제공케 하는 동시에 지금보다 사회적 책임을 더 지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상시적 기능점검을 통해 공공기관의 핵심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강조했던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관리 방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공기관 민영화 정책을 각 부처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이번 토론회에는 전혀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구원과 기획재정부가 함께 입을 맞춘 정책방향 토론회 치고는 상당히 부실하다는 것이다. 패널 토론 후 방청객 질문 시간에도 같은 취지의 질문이 이어졌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박승서 공공노조 정책실장은 이날 조세연구원의 보고서를 '날림'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걸) 공공기관 정책이라고 만들어놓고 따르라고 하는 게 (사리에) 맞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방향 보고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박진 조세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공론조사,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회의를 거쳐서 만든 많은 보고서의 핵심만 담았다"면서 "조세연구원이 날림으로 자료 만드는 곳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태그:#공공기관, #합리화, #공공기관 합리화, #민영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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