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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도서관 입구에선 동화 원화를 전시해 지역주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인천 서구도서관 입구에선 동화 원화를 전시해 지역주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야마다다까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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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서구도서관에서는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 수업이 진행됐다. 5월부터 7월까지 매주 화요일에 진행된다는 이 수업에 참석해 수료를 하면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보조강사로 일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이날 인천시청 인터넷방송도 촬영하고 기사도 쓸 예정으로 현장을 찾았다.

나도 사실 2년 전 이 동화구연 수업에 참여했었다. 당시에는 주변의 친한 이주여성 친구들과 함께 다니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래서 서구 도서관 담당자부터 메일로 홍보 부탁을 받았을 때도 그때, 함께 다닌 분들에게 우선 알려 주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자녀들이 크고,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계속 수업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졌다. 나와 함께 다니던 분들도 계속 다니기 어려운 사연이 생긴 듯했다.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했고 인터뷰에도 응했다.
▲ 내 친구 리셀리 모니카씨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했고 인터뷰에도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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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당시에 함께 다녔던 분들 중에는 페루출신의 리셀리 모니카씨만 이번 교육에도 참여했다. 나와 그녀의 인연은 우리 막내와 그녀의 외아들이 서구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모래놀이 수업의 짝이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얼굴이 잘생긴 데다, 착하기까지 한 그의 아들에게 우리 막내 딸이 첫 눈에 반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후 그녀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자주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리셀리 모니카(페루)"(동화 구연 수업을 통해서) 한국말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정말 재밌고, (이 수업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을 꾸준히 지적해 준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권효순 선생님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을 꾸준히 지적해 준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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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반가웠던 사람은 2년 전에도 우리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해준 우리 스승 권효순 선생님이었다. 알기 쉽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고, 또 고치기 힘든 발음도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이나 꾸준하게 지적해주는 등 열정적인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권효순 색동어머니동화구연가회 회장 : "발음이나 소리를 내는 발성도 중요하고,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동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정서도 함께 배울 수 있고, 또 이것을 배움으로써 자녀들에게 조금 더 자신 있는 어머니로서 다가갈 수 있고… 그런 면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과 일반가정이 함께하는 다양한 독서 · 문화 활동의 교류

'기회 제공으로 사회적 편견 없는 지역공동체를 형성할 목적'도 있다는 이번에 교육에는 신규로 참여한 수강생들이 더욱 많았다. 나의 이웃이며,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혼나미 미카꼬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자기소개를 했고, 인터뷰에도 응해줬다.
▲ 내 이웃 친구 미카꼬씨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자기소개를 했고, 인터뷰에도 응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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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코(일본) : "우리는 아무래도 발음 때문에…. 한국말은 어려우니까 발음 연습 할 수 있는 게 좋고, 집에 가서 아이들한테 직접 (동화 구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수업에는 전보다 젊은 새댁 친구들이 많았다. 갓난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온 베트남출신의 어머니도 있었고 한 시어머니는 아직 한국말을 잘 못하는 며느리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겠다고 대신 신청을 한 뒤 중국출신 며느리를 데려오기도 했다.

오랜만에 본 갓난 아기라서 그런지 무척 사랑스러웠다.
▲ 아기 안고 수업 수강중인 베트남 엄마 오랜만에 본 갓난 아기라서 그런지 무척 사랑스러웠다.
ⓒ 야마다다까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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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 시집 온 1999년 당시에는, 이런 도서관에서 한국어 배운다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 했고, '다문화'라는 말 자체도 낯선 시절이었다.

한국어를 재대로 배우려면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의 어학당까지 다녀야 했다. 그래서 TV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그 덕분에 "실은 엄마의 한국어 스승은 미스김의 김혜수 언니야~ "라고 막내딸에게도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하지만.^^"

책가방이 크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귀여운 디자인이라서 좋았다.
▲ 수강생들이 받은 교재와 책가방 책가방이 크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귀여운 디자인이라서 좋았다.
ⓒ 야마다다까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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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자기소개 인사를 할 때 나도 모르게 "제가 여기에 산 지 14년쯤 되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도서관에서 한국어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감사하고 배우고 싶네요..."라고 말한 것 같다.

이번 교육은 한국어가 서툰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겪는 결혼 이주 여성들에게 한국 문화와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도서 문화를 알려주고 지역 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교육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수업은 5월~7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다.
▲ '무치개 동화구연 선생님' 현수막 수업은 5월~7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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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pi7nrbGXkDk&feature=share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문화뉴스 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 #서구, #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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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이주민영화제(MWFF) 프로그래머 참여 2015~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운영위원 2016~ 이주민영화제 실행위원 2017.3월~2019 이주민방송(MWTV) 운영위원 2023 3월~ JK DAILY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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