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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전 지사와 김한길 의원
 김두관 전 지사와 김한길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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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8일 오후 9시 43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위원장 한상진)가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의 결론이 통째로 빠지고 그 안에는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의 대선패배 책임 순위뿐만 아니라 협력도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보고서의 결론에는 대선패배의 4가지 원인을 구분하고 각각의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의결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대선평가보고서 제5부 21장 결론 부분에 따르면, '제3절 : 18대 대선패배에 관한 정치적 책임소재' 파트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한 뒤, 당내 후보경선이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경쟁했던 고위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이분들이 문재인 후보를 도와 대선 승리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고 그 결과를 각각 공개했다.

설문조사 방법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김한길의 실명을 적시하고 0-10점의 11점 척도에서 가장 적합한 곳에 표시해주기를 요청하는 식이었다. 그 결과, 당대표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고위 지도자들의 대선과정에서의 협력 정도는 정세균 66.7%, 손학규 33.8%, 김한길 30.5%, 김두관 29.6% 순으로 조사됐다.

대선 후보와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넷 가운데 가장 협조적이었다고 평가받은 인물은 정세균 상임고문이며, 가장 비협조적이었다고 평가받은 인물은 김두관 전 경남지사다. 김한길 의원과 김두관 전 지사와는 0.9%P 차로 협력도에서 하순위 그룹을 형성했다.

대선패배 책임론은 이미 알려진 대로 한명숙 78.4%, 이해찬 72.8%, 문재인 62.3%, 문성근 61.5%다.

'통째로 빠진' 결론에 대선 협력도 순위까지 포함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민주당 대선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당내 후보경선이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경쟁했던 고위 관계자들의 대선패배 책임 순위뿐만 아니라 협력도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방법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김한길의 실명을 적시하고 0-10점의 11점 척도에서 가장 적합한 곳에 표시해주기를 요청하는 식으로, 대선과정에서의 협력 정도는 정세균 66.7%, 손학규 33.8%, 김한길 30.5%, 김두관 29.6% 순으로 조사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민주당 대선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당내 후보경선이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경쟁했던 고위 관계자들의 대선패배 책임 순위뿐만 아니라 협력도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방법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김한길의 실명을 적시하고 0-10점의 11점 척도에서 가장 적합한 곳에 표시해주기를 요청하는 식으로, 대선과정에서의 협력 정도는 정세균 66.7%, 손학규 33.8%, 김한길 30.5%, 김두관 29.6%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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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조사는 민주당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민주당 지구당위원장(국회의원 포함), 당직자, 국회의원 비서직, 광역의원 및 기타 1787명의 모집단 가운데 표본수 693명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이용한 CAWI(Computer Assited Web Interview) 방법으로 조사됐다. 조사기간은 2013년 2월15일부터 3월 10일까지 24일간 이뤄졌다.

대선평가위원회는 이 보고서의 결론 부분에서 "위의 자료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이것을 공개하는 이유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집합적 의견이 여기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 조사를 해놓고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억측과 시비가 일 수도 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단순 빈도로 하건 100점 만점의 평균치로 하건 간에 순위는 변함이 없으나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며 "대선 패배 책임론에서 문성근과 문재인의 차이는 거의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며 "김두관과 김한길의 차이도 단순 빈도로 보건 100점 만점의 평균점으로 보건 거의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대선패배 책임론에서는 문재인과 문성근이, 대선 협력도에서는 김두관과 김한길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1) 치밀한 대선준비 부재에 대한 책임소재 의결문 2) 계파담합과 갈등의 책임소재 의결문 3) 선대위 조직방식의 부작용에 관한 책임소재 의결문 4) 모바일 투표제도 관련 총평 및 정치적 책임을 각각 적시하고 이 분야들에 대해 각각의 책임을 져야 할 정치인들을 거명한 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치밀한 대선준비 부재에 대한 책임소재 의결문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와 이목희 당 선대위 기획본부장이 거명됐다.

우선,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해 6·9 전당대회 이후 시도당 당원교육을 통해 또 지난해 11월13일 충북도당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단일화 필승론을 강조했고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문재인 후보 득표율이 박근혜 후보보다 3~4%P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목희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중순 언론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후보가 3%P 차이로 이긴다고 분석한 것을 문제로 보았다.

평가위는 "오직 야권후보 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패배를 불러왔다"는 문항에 민주당 주요 인사의 86.7%가 동의했다고 밝힌 뒤, "(이 문제가) 정치적 책임으로 거론될 수 있는 이유는 당의 수뇌부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믿음을 과도하게 신봉한 나머지 대선 준비를 소홀히 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산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해찬 대표는 선거기획과 전략에 관한 자신의 경험과 유권자 조사의 과학적 방법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대선준비를 철저히 수행해야 할 위치에 있었고 또 그럴만한 능력과 경륜, 지식을 겸비한 정치인"이라며 "그럼에도 이 대표는 대표의 지위에 상응하는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보다는 후보단일화 필승론을 과신한 나머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건에 자신의 직무수행을 소홀히 한 결과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평가위는 "이 대표가 충분히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학적 정세분석과 유권자 지행변화의 청취를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행위결과에 책임을 지는 선진된 정치풍토의 조성을 위해 고결한 책임윤리의 품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 방만한 선대위 설계... 컨트롤 타워 못 세워"

둘째, 계파담합과 갈등의 책임소재 의결문에서는 주로 총선의 공천과정 문제를 지적했다. 대선 평가위는 "당내 후보 경선에서 패한 주자들이 흔쾌히 승복하지 않은 데는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보다도 근원적이고 심리적으로 계파보스들의 담합에 의해 당대표 이해찬-원내대표 박지원-대선후보 문재인을 사전에 내정했다는 의혹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썼다. 이것은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보다 사실은 이박담합의 문제가 훨씬 더 큰 문제였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이들은 또 "4·11 총선 공천과정에서 한명숙 대표와 당권파로 지칭되는 지도부가 초반에 특정그룹의 후보들에게 수도권 지역의 무경선 단수공천이라는 특혜를 주었다"며 "한명숙 대표는 총선 공천과정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계파정치에 휘둘렸고, 계파 나눠먹기에 의한 공천파행이 총선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평가위는 이 의결문을 통해 "4·11 총선공천과정에 개입한 이해찬, 문성근, 문재인 고문과 당대표-원내대표-대선후보를 담합에 의해 사전 내정한 이해찬-박지원-문재인 후보에게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선대위 조직방식의 부작용에 관한 책임소재 의결문을 통해 이들은 "각 정책부서 책임자들로 구성된 정책조정회의의 주관은 박영선 공동선대본부장인데 그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면서 그쪽으로 활동이 이동됨에 따라 이 회의 자체가 용두사미가 됐으니 이것은 박영선 본부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평가위는 "이런 문제들을 야기시킨 근본 원인으로 문재인 후보는 정당과 선거에 대한 경험이 없이 방만한 선대위를 설계했으며 컨트롤 타워를 세우지 못했고 당력을 총동원할 만한 리더십과 동기유발에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원래는 누가 썼는지 밝히기로 했었다"

모바일 투표제도 관련 총평 및 정치적 책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후보와 유력한 경쟁자였던 손학규 고문에 대한 비판이 강조되었다.

평가위는 "손학규 후보가 17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 도입을 선도적으로 주장하고 2011년 대표 재직 당시 모바일 투표 시스템 준비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18대 대선후보 경선 모바일 투표를 정초하는 데 기여"했지만, "18대 대선후보 경선 이후의 행보는 이러한 전력을 무색케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평가위는 "손학규 대표가 표상하는 지역 대표성과 당내 위상을 감안하건대 전례 없이 수도권에서 패배한 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런 정치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모바일 투표 효과는 반감되거나 당의 진로에 폐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선 경선후보들도 대선패배에 대한 응분의 책임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내용이 보고서의 결론 부분에 담기는 데 대해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 일부 인사들이 상당히 반발했고 결과적으로는 이 내용이 통째로 빠지게 됐다. 대선평가위원회 위원들 간에는 이 보고서를 채택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도 상당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보고서는 각각의 책임 집필자가 있으나 대선평가위원회는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원래는 누가 썼는지 밝히기로 했었다"며 "한 위원장은 밤새 작업하느라 책임 집필자가 빠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제1장 대선평가의 종합적 시각과 방법론을 비롯해 제3장 계파갈등과 민주당 이미지 하락, 제19장 문재인 득표에 미친 안철수 효과와 안철수 현상 등은 한상진 위원장이 집필했으며, 제2부 증언자료와 설문조사에 입각한 선거 캠페인 분석(제7장 평상시 정당활동, 제8장 대선전략, 제9장 선대위의 조직 설계, 제10장 계파정치, 제11장 후보요인 등) 파트는 김재홍 간사위원이 집필했다.

제12장 민주정책연구원, 제18장 후보단일화 협상의 재구성과 주요 쟁점 파트는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가 제13장 당내 후보경선과 모바일 투표 제도와 관련해서는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각각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4장 18대 대선과 민생정책, 제16장 미래캠프와 시민캠프의 운영 등에 대해서는 김연명 교수가, 제15장 18대 대선과 젠더, 제17장 야권연대는 남윤인순 의원이 각각 집필했다.

문제가 되어 통째로 빠진 제5부 21장 결론 부분은 김재홍 간사위원이 책임 집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김재홍 간사위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제5부 21장 결론 부분은 한상진 위원장이 여러 위원들에게 제출받은 보고서를 종합 정리해 엮은 토론자료였다"며 "나뿐만 아니라 장우영, 김종엽 교수 등 외부위원들의 의견이 함께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대선평가보고서, #김한길,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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