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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질의 듣는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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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삼성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 황백 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친구들도 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만난 것이지, 삼성 임원으로 만난 것이 아니다. 삼성 특혜 의혹은 동의하기 힘들다."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한 말이다. 그는 억울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삼성과 경남고에 관련된 의혹이 쏟아졌다. 주로 야당 의원들에 의해 제기된 이 지적들은 <오마이뉴스>가 첫 보도한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을 비롯해 보증금 3000만 원짜리 헬스클럽 회원권, 골프장 회원권, 주식, 장녀의 취업까지 다양했다.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왜 후보자가 관련된 모든 의혹에는 삼성이 따라다니는 것인가"라고까지 말했다.

이런 지적들은 서 후보자가 삼성으로부터 관리를 받았고, 그것이 지난 2008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으로서 1심과 대법원과 달리 '완전 무죄'를 선고했던 판결로 수렴됐다. 서 후보자는 당시 판결에 대해 "법과 양심에 따라 법리대로 한 판결로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 "상당한 시세차익 얻은 것 사과"

서 후보자는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오마이뉴스> 첫 보도 보기)에 대해 미분양 상태였던 물량을 샀던 것으로 특혜분양은 아니지만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점과 1억8천만원 시세차익을 얻은 점에는 사과했다.

그는 배우자가 2001년 동네 지인으로부터 물건을 소개받았는데, 후보자도 함께 둘러보았지만 사지 말자고 했음에도 배우자가 상의 없이 계약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2002년 후보자가 알게 되어 현재 살고있는 경남아파트와 타워팰리스 둘 중 하나를 처분하기로 하고 부동산에 내놨는데, 2002년 12월 타워팰리스가 먼저 팔렸다고 말했다.

자금의 출처와 관련,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은 배우자의 지인 2명과 장모님으로부터 빌렸고, 2·3차 중도금은 대출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배우자의 통장거래 내역과 대출 자료를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서 후보자는 "2002년 재산신고에 분양권 보유가 누락된 것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경우가 어찌되었건 잘못을 사과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의도한 바와 달리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게 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세 차익으로 삼성생명 대출금을 갚았다고 신고했음에도 근저당권이 지금까지 설정되어 있는 데에는 "당시 변제하고 말소해야 하는데 다음에 혹시 돈을 빌리면 그 근저당권을 유용하기 위해서 놔뒀다가 잊어버렸다"면서 "사실 그걸 뒤늦게 발견하고 말소하려고 하니까 또 오해를 받을까봐 말소를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당시 타워팰리스 내사가 시작된 것이 2003년 1월이고 후보자의 매각은 2002년 12월이다, 내사 가능성 정보를 입수해서 급하게 처분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고, 서 후보자는 부인했다.

[헬스클럽 반트 회원권]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녀는 타워팰리스 단지 내에 위치한 헬스클럽 '반트'의 회원권을 각각 가지고 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이 회원권의 취득 경위를 묻자 서 후보자는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헬스클럽이다, 주민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이라고 답했지만, 이 헬스클럽은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보증금이 3천만 원이 넘고 연 사용료도 250만 원이 넘는 최고급 클럽이다.

장녀의 회원권 구입 자금을 묻는 전해철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서 후보자는 "사실 아내가 가지고 있던 회원권을 딸이 사용하고 싶다고 하니까 아내와 딸이 매매계약서를 체결하고 딸이 이용했다"면서 "이후 딸이 외국에 나가게 되면서 팔았다, 팔아서 아내가 매매대금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골프클럽 회원권과 주식] "삼성 주식 소유했지만 특별한 취득 경위 없어"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질의 듣는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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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자는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캐슬렉스 골프클럽 회원권을 2005년 12월 1억2400만 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이 골프장은 삼성에버랜드와 관련이 있다.

회원권 구입 자금에 대해 서 후보자는 2005년 주식처분 비용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이 "당시 신고된 주식 매각 대금은 3억3천인데 사용 내역을 보면 채무변제 1억2천 등 5억이 넘는다"며 해명을 요구하자, 서 후보자는 "재산신고 방법이 실제 판 금액을 반영하지 못해서 그랬다, 실제 매각 대금은 3억3천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은 "많지는 않지만 삼성 관련 주식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2009년 12월과 20011년 1월 사이 제일모직 주식 100주와 삼성생명 주식 115주를 매수했다가 팔았다. 이 사이 차익은 크게 없었다.

이에 서 후보자는 "비교적 소액의 주식을 증권시장에서 매수했을 뿐 특별한 취득 경위는 없다"고 말했다.

[장녀 취업] "삼성과 거래 있는 곳 취업 못하게 했다"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과 최원식 의원은 후보자의 장녀가 중소기업 물류회사 근무 기간 동안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해외통신원으로 국내 각종 매체에 글을 쓴 점과 이 회사의 사장 정아무개씨가 후보자의 경남고 동기이자 삼성물산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위장취업 의혹을 제기했다.

서 후보자는 "딸의 근무형태가 좀 특이하다"면서 "자기 일을 하면서 회사 일을 도와주는 형태로 근무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취업할 때 내가 오히려 (경남고 동기인 정아무개 사장에게) 혹시 너희 회사 삼성과 거래 있느냐, 없다고 해서, 그러면 좋다고 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나는 삼성과 거래가 있는 곳은 취업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경남고 인맥] "삼성 다니는 친구들을 위해 무죄 판결 하지 않았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서기석 판사 관리 담당'으로 등장하는 황백 전 제일모직 사장 △ 삼성 재판의 피고 중 한명이였던 최광해, 법정에 와서 지켜봤다는 임아무개 △ 후보자의 판결 이후 삼성 내부 인사에 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서아무개 △ 장녀가 취업한 회사의 사장인 정아무개 모두 후보자의 모교인 경남고 동기 또는 2년 후배라는 점을 지적하며 "공교롭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서 후보자는 "당시 판결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 법리대로 한 것이지, 그렇게 중요한 국가적 사건을 무죄로 판결하면 분명히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제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고 친구들을 위해 그렇게 판결을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친구가 삼성에서 임원이 되면서 친한 친구로 나를 적었다더라"

서 후보자는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나온 이후 어떤 조치를 했느냐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김 변호사에게 항의했더니 그가 말하길, 황백씨가 삼성 임원으로 되면서 친한 친구 두 명을 적어내는 것이 있는데 나와 대학 교수를 하는 친구를 적었다고 하더라"면서 "그것을 삼성에서는 관리라고 표현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청문회를 하다보면 삼성 재판과 관련됐던 사람들의 특징이 주로 삼성 관련 주식을 가지고 있든지, 아니면 헬스클럽 회원권을 가지고 있든지, 타워팰리스에 연루됐든지 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삼성 관련 수사를 했던 사람도 마찬가지인데 앞으로 가급적이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은 공직자로서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서기석, #인사청문회, #헌법재판관, #삼성, #경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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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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