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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중인 F-35
 미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중인 F-35
ⓒ 록히드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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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폭격기, B-2 스텔스기, F-22 전투기 왜 이런 것들이 한국에 와서 난리일까? 팔지도 않는 미국의 대표 무기들…. F-35 전투기 사라는 압력인가?

지난 1일 트위터리안 @mo****이 쓴 글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5일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한국 정부가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60대 또는 보잉의 F-15 SE(사이언트 이글) 전투기 60대를 구매할 뜻을 밝혔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미 국방부 소속 국방안보협력국(DSCA)가 3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F-35 전투기의 계약규모는 108억 달러(약 12조636억 원)을, F-15 SE는 24억 달러(2조6897억 원)에 달한다. 장비와 부품, 훈련, 군수 지원 등 비용까지 더한 금액이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그것도 F-35 전투기를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되는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개발도 안 끝난 F-35를 산다면 정말 글로벌 호× 되는 거다(@dr****)", "언론은 전쟁놀이를 하고 미국은 무기를 팔아먹으려고 한다(‏@hy****)"며 비판했다. 왜 하필 남북 관계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개발이 늦춰진데다 시험 운항 과정에서 엔진 관련 문제가 발견된 F-35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냐는 이유였다.

게다가 미국은 재정위기로 올해 국방예산을 460억 달러(약 50조2000억 원) 삭감했다. 향후 10년간 줄여야 할 국방예산도 5000억 달러(약 546조 원)에 달한다.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 방위산업체들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자연스레 '한반도 위기는 미국의 주머니를 채워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북 도발에 차세대 전투기 사업 급물살... "다른 사업도 앞당길 것"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작년부터 계속 추진해온 문제(차세대 전투기 사업)이긴 한데 물살이 좀 빨라지는 듯하다"며 "한반도 위기 구조에 따라 결정됐다기보다는 촉진됐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다른 무기 도입 사업 계획들도 예정보다 먼저 발표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3일 "차기 전투기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과 절충교역, 기술이전, 인도시기 등 계약 조건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가격협상에 돌입했다"며 "6월까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의결을 포함한 기종 선정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하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한두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김 편집장의 견해다. 그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우리의 역할 비중을 높이려면 새로운 억지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고, 또 "미국의 핵 우산에 대한 보상, 안보위기를 무기도입 기회로 삼는 국방관료주의도 깔려 있어 이 가운데 서열을 따지긴 힘들다"고 얘기했다.

최종건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는 더 단호하게 "한국에서 '미국이 북한을 상당히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한테 무기까지 사라고 하는 구나'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군수관련법이 복잡하다, (무기 등을) 판매하려면 의회에 보고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내용은 미국이 우리에게 '전투기 둘 중 하나를 살래?'라고 한 것이고 최종 결정은 한국이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현재 국면을 이용해 한국에 '무기 좀 사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해석은 '과잉'이라는 뜻이다.

최 교수는 "(미국은 이번 절차를) 남북 안보 위기가 없어도, 시퀘스터(sequester,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가 없었어도 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B-2 스텔스를 띄운 건 군사적 결정이고, 무기 판매를 고려하진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외국에 무기를 팔 때 FMS(Foreign Military Sales)란 제도로 기술유출 가능성, 성능 등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심사한다"며 이번 일을 '사실상 F-35 전투기 도입 결정'으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정상적인 절차여도 의심받기 충분한 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역시 "작년부터 계속 진행해온 사업이고, 그 일정에 따른 일"이라며 "차세대 전투기 도입은 북한의 도발과 관계없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한 시기라 미국을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참여시킬 수 있지만 차세대 전투기 사업 경쟁에선 미국의 F-35나 F-15 전투기보다 유럽의 유로파이터가 더 강세라고 짚었다. "이 사업은 미국이 선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이 무기를 팔려고 한국을 압박한다'는 건 오해고, 과잉"이란 말도 덧붙였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미국이 F-35 전투기를 팔겠다는 건 정상적인 절차여도 의심받기 충분한 때"라며 "실제로 이런 위기에, 대북 강경 분위기에 힘입어 그런(전투기 판매) 의도를 관철하려고 (한국 정부의 요청 사실을) 공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한미 양국이 이러는데, 경쟁국인 유럽이 상대할 수 있겠나, 위기상황까지 맞물려 가격협상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점점 미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봤다.

유 팀장은 F-35 전투기의 성능도 우려하고 있다. 그는 "미 공군도 F-35 전투기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검증도 안 받았고 미완성인 전투기 구매를 밀어붙이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상황에서 F-35 전투기 도입이 제대로 이뤄졌겠냐"고 되물었다. F-35 전투기를 공동개발하기로 한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이 도입 물량을 축소하거나 시기를 미루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태그:#한반도, #한미동맹, #F35,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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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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