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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 정상에서...
▲ ... 백양산 정상에서...
ⓒ 신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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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도 우수도 지났다. 2월은 겨울도 봄도 아닌 두 계절의 경계에 있는 달이다. 겨울인 것 같으나 봄이고 봄인 것 같으나 겨울을 품고 있어 겨울과 봄의 경계다. 겨울 속에서 봄을 느끼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달이 바로 2월이다.

오늘은 포도원등산선교회 2월 정기산행이 있는 날이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제법 춥고 쌀쌀하지만 햇볕이 퍼지는 한낮엔 제법 살이 올라 토동토동 해진 햇살이 따사로워 봄이 가깝게 느껴진다. 여느 때와 같이 교회 지하 1층에서 모여 기도하고 백양산으로 출발했다.

함께 걷는 길...
▲ ... 함께 걷는 길...
ⓒ 신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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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길. 세상은 끊임없이 세우고 부수고 또 세우고 또 다시 허물고 파헤쳐 세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개발개발 개발하느라 도시는 먼지와 소음도 더한다. 도시 안에서 언제라도 마음 내기만 하면 닿을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것은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다. 개발개발 개발을 거듭하는 도시 속에 산인들 개발하지 않겠냐마는. 그래도 산은 산이고 자연은 자연이니 도심 한가운데 언제라도 안길 수 있는 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옛날, 자연은 우리 가까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어울린 삶이었지만, 이제는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면 산으로 간다. 자연을 찾아 떠난다. 그 옛날엔 일상이었고 늘 가까이 있었던 자연이 이젠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도심 속의 소음과 매연 분주함과 경쟁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자연을 찾아간다. 일상의 연장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일상 탈출로서의 산과 자연이 되었다.

백양산 만나러 가는길...
▲ ... 백양산 만나러 가는길...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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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산은 이름난 명산은 아닐지라도 가까이 있어 친근하고 무던하다. 꼭 정상까지 목적하지 않더라도 시나브로 만날 수 있는 산, 가까이 있는 산, 편안한 이웃 같고 언제라도 마음 편하게 불러낼 수 있는 친구 같아서 좋다.

부산의 진산 하면 금정산이지만, 백양산 역시 부산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어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백양산은 높이 642m. 태백산맥 말단에 솟아 있으며 일부를 제외하곤 비교적 완경사를 이루고 있어 트레킹 산행으로 딱 좋다. 우리가 오르는 길은 성지곡수원지와 삼나무 숲길이 있는 길에서는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멋진 미소...
▲ ... 멋진 미소...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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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환경연구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부 회원들과 합류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산 들머리로 접어들었다. 시민들을 배려해 잘 만들어놓은 친절한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나무계단 길을 지나 언덕길로 이어졌고 햇빛 쏟아지는 능선길로 걸었다. 삼거리에서 만남의 광장을 거쳐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불웅령(616m)을 지나 백양산 정상에 올랐다. 백양산 정상에서는 시산제를 지내는 무리들도 보였다.

우리는 애진봉을 지나 헬기장 넓은 공터에 둘러 앉아 2월 한낮에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함께 찬송하고 기도하며 산상예배를 드렸다. 겨울 내내 야위었던 햇살이 봄이 가까웠음을 알려주듯 나날이 살이 올라가고 그 동산에 올라 야외예배를 드리고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었다.

유두봉을 지나고 철탑 앞에서 신라대학교가 있는 쪽으로 접어들었다. 계속되던 능선길에서 앙상한 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숲길로 들어섰고 도중에 임도를 만나고 약수터를 지나 신라대학교가 있는 길로 하산했다. 그야말로 산등성이를 타고 길게 걸었던 하루였다. 32명이 함께 한 백양산 시내 산행 길에서 회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교제를 나누었고 발걸음을 맞추었다.

산상예배 시간...
▲ .. 산상예배 시간...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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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도시락 먹는 시간...
함께 모여앉아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
▲ ... 산행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도시락 먹는 시간... 함께 모여앉아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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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교에 있는 산,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분주한 일상 속에 경쟁과 스트레스, 매연과 소음 가득한 도시 생활 가운데 조금만 마음 내면 지척에서 산을 만날 수 있고 자연의 품에 안기도 그 등에 업힐 수 있는 즐거움을 사람들은 종종 잊고 사는 것 같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거저 준다. 거저 주는 선물을 어찌 마다하랴. 산에서의 산소농도는 도시의 그것보다 1~2.5는 더 높다 한다. 폐활량을 높여 주니 자연히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고 우울증과 두통, 무기력이 사라지고 근력을 키워주며 기초대사량을 높여준다.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산에, 자연에 안기기만 하면 많은 것들을 거저 준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몸도 마음도 치유된다.

이제 봄이 가깝다. 봄을 땡땡하게 품고 있는 2월. 입춘도 지났고 우수도 지났다. 언뜻 보기엔 겨울 숲 같지만 어느새 숲은 봄을 품고 봄을 잉태하고 있다. 기대된다.

백양산...
▲ ... 백양산...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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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에서...
▲ ... 백양산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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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다시 오는 봄' 도종환)

산행수첩

1. 일시: 2013년 2월 18일(토) 맑음
2. 산행: 부산 포도원교회등산선교회 2월 정기산행/32명
3: 산행기점: 만덕 북구종합사회복지관 (1-1번 마을버스 종점)
4. 산행시간: 5시간 10분
5. 진행: 만덕 보건환경연구원(10:15)-약수터(10:20)-약수터(10:23)-삼거리(10:25)-만남의 광장(화장실, 운동시설/ 10:30)-산불감시초소(11:30)-불웅령(616m, 돌탑)(11:40)-백양산 정상(12:25)-애진봉(12:40)-헬기장에서 산상예배, 자기 소개 점심식사 후 출발(1:55)-유두봉(589m, 2:5)-철탑(2:30)-임도(2:45)-약수터(2:50)-신라대학교(3:10)-신라대학교 아래 버스정류소(3:25)

6. 특징: ❶포도원교회---(111번 버스)---덕천역 하차
          ❷덕천역-----보건환경연구원: 마을버스 1-1번
          ❸신라대학교 버스 정류소: 200번 버스/ 129-1번 버스


태그:#백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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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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