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6시, 18대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가 나온 후 울산 남구 신정동 민주통합당 울산시당에서 결과를 지켜보던 송철호(오른쪽) 변호사 등 민주당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6시, 18대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가 나온 후 울산 남구 신정동 민주통합당 울산시당에서 결과를 지켜보던 송철호(오른쪽) 변호사 등 민주당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박석철

관련사진보기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하지만 민주당은 그동안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 유독 힘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민주당은 영남권 특유의 보수성향에다 노동자 세력화에 따른 진보정치의 활성화 사이에 끼여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현재 민주당은 울산 지역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울산에서 지방의원 한 명 없는 민주당이지만 18대 대선에서는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도 나왔다. 울산의 투표율은 78.5%로 전국 투표율 75.8%보다 높았다. 이 와중에 문재인 후보가 40%에 육박하는 39.78%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반면, 야권연대를 통한 진보진영과 노동자의 표를 대거 흡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따라오는 게 사실이다.

이런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딛고 서민속으로 파고들어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복지관 봉사활동으로 서민 행보 출발

민주통합당 울산시당이 16일 울산 남구 문수실버복지관에서 노인들의 배식봉사 활동 시작으로 기지개를 켰다. 이 봉사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시작한 것으로, 잠시 중단돘다 이날 다시 재개된 것.

심규명 시당위원장은 이날 "회초리를 들면 맞을 것이고, 욕을 하시면 들을 것"이라며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해서 민생 속에 살아있는 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울산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지역의 제1야당으로써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보였다.

민주당은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 상실된 존재감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식수 보전 문제를 두고 정부와 울산시 간의 입장 차이로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문제 해결에 적극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울산시당은 "문제점을 진단하고,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시당 차원의 대책마련을 위해 전문가와 함께 현장 탐방과 인근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극복하고 심기일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과 진보진영이 지방의원 수를 7-3으로 양분하고 있는 것에 따른 근본적 원인을 치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왜 울산에서 인기가 없나

울산에서 민주당의 역사를 거론할 때 꼭 나오는 인사는 송철호 변호사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냈다. 노무현·문재인과 함게 인권변호사로 잘 알려진 그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진원지였던 울산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서 활동이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울산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지난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중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석패한 그는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역시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지난해 4·11 총선에서도 역시 중구에 출마했으나 보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송철호 변호사의 고난은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총선에서 패한 그는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나섰으나 역시 낙마했다. 총선과 지방선거를 합해 모두 여섯 차례나 고배를 마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국민고충처리위원장으로 발탁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송철호 변호사의 선거 과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색깔론에 휘말렸는지를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02년 울산시장 선거다. 선거를 앞두고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언론여론조사에서 당시 무명이며 울산시 건설국장 출신인 박맹우 후보에게 월등히 앞섰으나 몇 개월 사이에 판세가 뒤집어 졌던 것.

일부 보수언론이 "송철호 호남출신" "송철호 철새 정치인 확인" 등으로 연일 색깔론을 제기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그의 치명상은 곧 민주당의 것이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였던 송 후보에 대한 비토를 두고 지역 노동계가 연일 해당 언론사를 항의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 덧씌워진 색깔은 그를 평생 따라 다녔다.

때문에 민주당이 울산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이같은 지역 보수세력의 색깔론을 과감히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터무니없는 비토에도 한발 물러서는 소극적 대응만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그동안 노동문제에 있어 중도적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을 탈피해 과감하게 노동자 세력을 껴안고 보다 적극적인 야당 행보를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주당 울산시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