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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사진은 지난 2010년 12월 29일 '한반도 전쟁방지와 평화 정착을 위한 종교, 시민사회 원로 및 지도자 기자회견'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사진은 지난 2010년 12월 29일 '한반도 전쟁방지와 평화 정착을 위한 종교, 시민사회 원로 및 지도자 기자회견' 당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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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 27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 수석대변인 인선에 대해 거듭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이 윤창중씨가 쓴 칼럼을 틀림없이 읽었을 거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며 "칼럼을 읽었다면 구태여 이 상황에서,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분에게 그런 부탁을 왜 했을까"라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이날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하며 특히 "문제는 지금 여기에 여러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나서서 박근혜 당선인보고 '절대 양보하면 안 된다, 지금 양보하면 앞으로 국정 어떻게 운영하려고 그러냐' '당연히 보수정권 됐으니까 보수논객 쓰는 게 마땅한 게 아니냐' 옹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윤 수석대변인의 인선을 두둔하고 나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야당 반대 일리 있고, 반대 안 하면 안 된다"

인명진 목사는 "박근혜 당선인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분(윤창중)을 임명했는지 우린 알 길이 없다"면서도 "이분이 그동안 했던 발언이라든지 또 썼던 칼럼, 이것을 박근혜 당선인이 모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 목사는 "어제 저녁 새누리당의 최고위원이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까, 박 당선인이 윤씨가 쓴 칼럼을 틀림없이 읽었을 거라고 하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 목사는 이어 윤 수석대변인의 인선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평했다. "윤 수석대변인이 그동안 했던 발언을 보면 (야당이) 반대를 안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야당 세력을 반대한민국 세력으로 몰아붙이는데, 그 소리 듣고도 가만히 있고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이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그걸 보고도 가만히 있다면 아마 야당이 지금 대선에 져서 염치는 없지만 야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특히 윤 수석대변인의 인선을 옹호하고 있는 인사들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이런 식으로 윤창중씨를 놓고 지금 오히려 갈라진 국민 여론이 또 갈라져가지고 한바탕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진행자인 고성국씨도 "선거 때는 보수·진보로 나누고 여야로 나누더라도,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전 국민의 대통령이고 전 국민의 정부인데, '보수가 잡았으니까 보수가 하는 게 맞지 않냐' 이건 좀 이상하다"고 거들었다.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지난 25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이 지난 25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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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목사는 "왜 윤창중씨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고 사람들이 또 마음이 나뉘고 싸움을 해야 되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처음부터 인사 문제에 이런 잡음이 있으면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해나가는 길이 이것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 쓰이고 뒷덜미 잡히고 하면서 하려고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인 목사는 이어 애초에 박 당선인으로부터 수석대변인을 권유받았을 때 왜 거절하지 못하고 박 당선인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냐며 윤 대변인을 힐란했다. 윤 수석대변인 스스로 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지혜롭게 해야 되는데, 아쉬운 점은 (윤창중 수석대변인) 본인이다. 자기 자신을 알지 않나. 아무리 박근혜 당선인이 수석대변인 해 달라 부탁했다고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내가 그 자리를 맡으면 사람들이 뭐라고 그럴까? 그동안 욕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이게 정말 박 당선인에 도움이 되는 걸까? 나라에 도움이 되는 걸까' 이런 걸 깊이 생각해서 사양할 줄 알아야 되는데 덜컥 맡아가지고서 나라에 어려움을, 지금 박근혜 정부에 처음부터 이런 어려움을 주는가."

이와 관련 윤 대변인은 대선 직후 출연한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인수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 영혼에 대한 모독"이라며 "윤봉길 의사보고 이제 독립됐으니까 문화관광부 장관 하라는 것과 똑같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자신의 임명 소식을 접한 뒤인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윤봉길 의사가 대한민국 정부 첫 인선 제안을 받았다면 거절하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국민통합의 시작은 해고노동자 찾아가 얘기하는 것"

지난 12월 7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월 7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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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목사는 대선 이후 잇따르고 있는 노동자들의 죽음과 관련 박근혜 당선인이 해고노동자들을 찾아가 만나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인 목사는 우선 "지금 쌍용차 문제라든지 철탑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이라든지, 자살하는 문제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나 쌍용차 문제는 금방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당선인이 쪽방촌에 간 것도 잘 했고, 대기업 만나기 전에 중소기업가들 만난 것도 참 잘한 것이다. (그러나) 이게 외면하지 말아야 될 일이, 지금 덕수궁에서 오랫동안 농성하는 이분들 또 철탑에 추운 겨울에 매달려 있는 분들, 최소한 당선인이 한번 가서 '우리 이제 한 번 얘기해보자, 내가 자주 오지 못 할 테니까, (앞으로) 이런 사람하고 한 번 얘기해봐라' 이게 국민통합의 시작이다. 그러면 얼어붙었던 노동자들의 마음, 절망 가운데 있는 해고자들, 비정규직 이런 사람들의 마음이 녹을 것이다. 대통합이라는 건 이런 것이다."

인 목사는 "대통합이라는 게 세미나하고 거창하게 해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통합이라는 건 과정"이라며 거듭 박 당선인의 해고노동자 방문을 독려했다.


태그:#윤창중 임명 논란, #대통령직인수위, #박근혜, #인명진,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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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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