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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문용린 전 서울대교수가 '사교육업체 밀착' 의혹으로 후보 사퇴 요구에 휩싸인 가운데, 문 후보가 특목고(특수목적고) 입시 등을 대비하는 사교육업체 현직 대표를 선거 사무장으로 임명한 사실이 11일 처음 밝혀졌다. 사무장은 선거사무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다.

또한 문 후보의 선거대책 부본부장인 이아무개 전 교수도 지난 10월 사교육업체인 ㈜대교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단체의 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 후보 자신도 이 업체의 프로그램 연구책임자와 또 다른 사교육업체 회장으로 소개된 바 있다. 

사무장은 사교육업체 대표, 선대부본부장은 대교와 MOU 맺은 단체 대표

문용린 후보 선거사무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M사 사이트.
 문용린 후보 선거사무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M사 사이트.
ⓒ M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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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과 11일, 문 후보와 대법원 등기소 등에 따르면 문 후보의 선거사무장을 맡고 있는 J씨는 국제중, 외국어고(외고) 등 특목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대학 입학사정관제 입시를 대비하는 사교육업체인 ㈜M사의 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감은 2만7000개에 이르는 사교육업체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으며, 문 후보는 부유층 자녀가 많은 외고와 자사고 정책 유지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J사무장은 또 문 후보가 회장을 맡고 있는 민간자격증 사설교육업체인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의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M사와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의 사무실은 각각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G빌딩 2층의 202-1호와 202-2호였다.

M사 사이트를 보면 이 업체는 국제중과 외고 등의 입시형태인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제중과 외고의 자기계발계획서 작성 실전 강의는 1강에 각각 15만 원씩이다. 또한 올해 3월부터는 서울지역 초중학교에 강사를 파견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사업도 벌이고 있다.

M사의 등기를 보면 이 업체는 교육서비스업, 학원경영 및 체인업, 입시컨설팅 등을 설립목적으로 적어 놨다.

문 후보는 10일 기자와 직접 만나 '선거사무장 J씨가 업체 인사가 맞느냐'는 물음에 "그는 M사를 (운영)하면서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일을 도와주고 있다"면서 "그 사람은 유능한 금융전문가"라고 관련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이에 대해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문 후보가 입시업체 사장을 교육감 선거 사무장으로 앉혔다는 것은 사교육 유착설이 돌던 공정택 교육감 선거 때보다 더 노골적"이라면서 "사교육에 허리가 휜 학부모들은 문 후보에 이어 사무장까지 사교육업체 관련자란 사실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문용린 후보 쪽 "선거사무장은 회계요원일 뿐, 정책 영향 없다"

반면, 문 후보 쪽 관계자는 "문 후보를 이전부터 알던 분들이 선거를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또 다른 문 후보 쪽 중견인사는 "선거사무장은 회계행정요원일 뿐"이라면서 "후보 정책이나 전략에 영향을 줄만한 사람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당사자인 J씨는 10일 기자를 만나 "나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사교육업체인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사이트에 소개된 조직도. 같은 화면에는 교육 온라인 강좌가 보인다. 회장으로 소개된 문 후보 이름 밑에 '사업개발분과' 등 하부 기구가 배치됐다.
 사교육업체인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사이트에 소개된 조직도. 같은 화면에는 교육 온라인 강좌가 보인다. 회장으로 소개된 문 후보 이름 밑에 '사업개발분과' 등 하부 기구가 배치됐다.
ⓒ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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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마이뉴스>는 지난 8일자 기사 "교육감 후보 문용린은 사교육업체 회장이었다"에서 "문 후보가 한 사람당 수십만 원대의 수강료를 받는 민간자격증 사설교육업체인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회장을 맡아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쪽은 반론을 요구받은 뒤 20시간 쯤 뒤인 9일 오전 발표한 반론자료에서 "유한회사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는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자격인증사업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유한회사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는 사단법인의 산하기구인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 후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단체의 이름은 같지만 몸통이 서로 다르다는 해명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교육컨설턴트협의회의 등기부상 대표이사인 J씨가 문 후보 선거에서도 핵심 직책을 맡은 사실이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사교육 사업을 하는 이 업체 사이트에 회장으로 소개된 문 후보는 같은 사이트에 게시된 업체 구조도에서도 회장으로 소개됐다. '문용린 회장'이란 글귀가 위 자리에 적힌 이 구조도 밑에는 '교육분과', '윤리분과' 등과 함께 사업기획과 연수채널 발굴을 맡는 '사업개발분과'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서울시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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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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