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선후보 간 2차 TV토론이 끝난 뒤 새누리당 기자실에 모습을 보인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박근혜 후보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공세에 대응을 잘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었다.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번 1차 토론보다는 정책 각론이 논의되면서 다소 격이 높아진 토론이었다"며 "박근혜 후보는 토론 내내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제시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민생 대통령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안 대변인은 박 후보에 대해 "특히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정책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눈길을 보았다"며 "또 제시된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변함으로서 현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추켜세웠다. 또 "이정희 후보의 의도적인 인격모역성 질문에도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안 대변인은 "1차토론 때 이정희 후보에게 밀려 존재감이 없었다는 평가를 의식해서인지 이번엔 보다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주제에 대해선 충분한 정책습득이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문 후보가) 청와대 수석 재임 당시 갈등을 조정한 경험을 제시했지만, 당시 갈등 조정 실패로 국가가 얼마나 혼란에 빠졌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국정실패에 대한 사과가 더 충분했어야 했다"며 "여전히 현실성 없는 정책이나 이상에만 치우친 정책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어 안타까웠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대해 안 대변인은 "지난번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공세가 이어졌다"며 "상대방을 골탕먹이기 위한 단답형 질문, 주제와 상관없는 정치 공세적 질문, 상대의 발언도중 끼어들기 등 토론에서 해서는 안 될 모든 것을 보여준 후보였다"고 비난했다.

"박 후보가 감정적 대응 안해 토론 내용 좋아져"

웃는 얼굴로 당사에 나타난 이정현 공보단장은 말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 단장은 박 후보 토론 내용에 대해 "복지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현가능성과 재원 문제에 대해 대안을 가장 잘 제시했다"고 평가하면서 "박근혜 후보가 늘 자신있게 준비해온 일자리창출, 경제민주화, 복지 부분에 대해 준비한 내용을 국민에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고 추켜세웠다.

이 단장은 이날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전두환에게 받은 6억원 세금 미납' 공세에 박 후보가 '골탕먹이는 질문하지 마라'고 대응한 걸 통쾌하게 생각하는듯 했다. 이 단장은 웃음을 참으며 "주제나 예의를 다소 벗어난 상황에서도 (박 후보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해서 토론회가 지난번 토론보다는 좀 더 나은 내용으로 토론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선대위 상황실 전략조정단장은 좀 더 진지한 평가를 내놨다. 권 단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정책의 깊이가 있었고 서로의 차별화 지점을 잘 보여준 토론회였다"며 "정책의 현실성은 박근헤 후보가 돋보였고, 문재인 후보는 자기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지만 재정대책쪽으로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 단장은 "이정희 후보는 서민의 삶의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엔 지난번 보다는 격조 높은 토론을 벌였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지난 번 도론이 '이정희 대 박근혜'의 대결이었다면, 이번 토론은 '이정희+문재인 대 박근혜'의 2 대 1 구도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