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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MBC <무한도전>에서는 '못친소'라는 제목으로 3회 분량의 특집 마지막 편을 방영했다. '못친소'는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줄임말로,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연예인 중에서 못생긴 사람들을 뽑아 초대장을 보내고 <무한도전>에 출연시켜 가장 못생긴 1인을 뽑는 것이다.

<무한도전>이 예능프로이기에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번 특집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우리나라에서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 어린 나이부터 성형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등 외모를 가꾸는 일이 흔하다. 이는 세계 어느 다른 나라에 유례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범을 보여야 할 방송에서 이를 조장할 필요가 있을까.

방송 내용은 못생긴 외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고의적인 멘트가 주를 이뤘다. "말솜씨와 음악성에 가려진 외모"라고 비꼰 유희열, "연예인 외모라고 볼 수 없는" 윤종신, "못친소 VVVIP급 외모" 김범수라고 소개를 하였다. 또한 여자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몸매가 아닌 외모로만 평가하면 하위 2%"인 모델 장윤주, "메이크업을 지우면 장난 아닌" 가수 정인이라고 칭하며 외모를 지적했다.

웃음을 위해서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찜찜했던 장면이었다. 초대된 연예인 30인 모두 각자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진정한 연예인들이다. 이런 능력자들을 데려다 놓고 외모 지적 방송밖에 할 수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보다도 외모가 우선시되는 미디어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 방송이었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방송은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다. SBS MTV <매치업 : 블락비 리턴즈>에서도 아이돌 블락비가 여자 아이돌의 쌩얼을 "넌 사기꾼이야", "진짜 못생겼다"라고 비하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비하발언을 한 블락비의 잘못이 우선이긴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외모비하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한 방송사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지 않은 채 시청률이라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방송사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외모라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상업적인 가치를 창출해낸 현대 사회에서 외모는 마치 모든 것의 우선순위라도 되는 듯 과대포장 되고 있다. 타고나지 못했다면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 경쟁을 하라고 부추기는 사회는 성형외과 전성시대를 만든 가장 큰 원인이다. 이렇듯,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TV프로그램에 이렇게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는다면 현대인들에게 외모는 심각한 스트레스와 당혹감만 안겨주게 되고 외모지상주의 사회는 더욱더 심각한 문제점을 앓을 것이다.


태그:#외모 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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