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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휴게소에서 바라본 대관령. 산과 구름의 경계가 모호하다.
 강릉휴게소에서 바라본 대관령. 산과 구름의 경계가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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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강원도 산간 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리더니 해발 700m 평창으로 들어서는 길 곳곳에 눈이 쌓인 걸 볼 수 있다. 대관령도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대관령에 쌓인 눈은 언제 봐도 장관이다. 대관령에는 이미 지난 11일 첫눈이 내렸다. 그리고 23일 밤 내린 눈으로 그 두께가 좀 더 두터워졌다. 대관령은 이 즈음 시베리아 설원을 방불케 한다.

대관령 정상, 신재생에너지관 풍력발전기.
 대관령 정상, 신재생에너지관 풍력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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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하얗게 빛나는 산 위에 하얀 구름이 두텁게 깔려 있는 것도 보기 드문 장관이다. 어디까지가 산이고, 어디서부터가 구름인지 알 수 없다. 그 산과 구름 사이에서 거대한 바람개비(풍력발전기)들이 쉼 없이 돌고 있는 게 보인다. 그 바람개비들 역시 하얀 색이다. 경계를 구분하기 힘든 하얀 색들이 서로 뒤엉켜 있는 광경이라니.

누가 '하얀 색' 하나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싶다. 누가 하얀 색 하나로 저 거대한 산을 저토록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을까?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은 때때로 상상을 초월한다. 눈이 내리는 동안 미시령 옛길은 한때 통행이 금지됐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겨울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와 있는 느낌이다.

산 아래 지방은 여전히 가을이다. 이대로 겨울이 올까 싶다. 그런데도 대관령은 이미 한겨울이다. 대관령에 겨울이 온 이상, 산 아래 마을들 역시 머지않아 곧 겨울을 맞이할 것이다. 11월의 마지막 주말, 대관령이 이 땅에 겨울이 도래한 사실을 그 어느 곳보다도 빨리 알려주고 있다. 어느새 눈꽃여행을 떠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11월의 마지막 주말, 대관령 눈꽃여행 떠날 시기가 찾아 왔다

대관령 양떼목장.
 대관령 양떼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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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양떼목장을 찾은 관광객들, 이들 관광객들 중 절반은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대관령 양떼목장을 찾은 관광객들, 이들 관광객들 중 절반은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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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을 넘어가는 옛날 도로(456번 지방도) 정상에 있는 대관령휴게소. 주변이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다. 산 아래 동네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이맘 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한 부류는 대관령 산비탈에 자리를 잡고 있는 양떼목장을 찾는 사람들이고, 또 한 부류는 선자령과 능경봉의 눈 덮인 길을 걸으러 온 사람들이다.

대관령 양떼목장, 양들에게 건초 먹이를 주는 한 관광객.
 대관령 양떼목장, 양들에게 건초 먹이를 주는 한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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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대관령을 넘어가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양떼목장이다. 눈이 내린 날에 보는 양떼목장은 여느 때 보는 푸른 목장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사람들이 겨울에 양떼목장을 찾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눈 덮인 하얀 목장을 바라다보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양떼에게 직접 건초더미를 먹이로 주는 재미를 맛보기 위해서다.

한겨울 대관령은 산 아래보다 10여 도 정도 더 낮다. 그리고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분다. 고개 위에 풍력발전기가 괜히 서 있는 게 아니다. 따뜻한 날이다 싶어 가벼운 옷차림으로 고개 위에 올랐다간 혹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휴게소 상점에 보온용 상품들이 구비돼 있긴 하지만, 산에 오르기 전에 미리 챙겨가는 게 경제적이다.

목장 안내문에 입장료를 따로 받지는 않는다고 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로 입장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목장 안으로 입장하기에 앞서 관광객들은 먼저 양떼에게 먹일 건초를 구입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거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 입장료를 징수하는 방식이 참으로 목장답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눈 구경하기 좋은 곳...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

대관령 양떼목장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
 대관령 양떼목장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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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안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눈길을 걷다 체온이 너무 떨어진다 싶으면,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양떼목장은 대관령에 눈이 내리는 날, 눈 구경하기 좋은 곳 중에 하나다. 눈 구경하기 좋은 곳 중에 하나가 또 스키장이다. 대관령에서 10여 km 떨어진 곳에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가 있다.

용평리조트.
 용평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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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과 이 리조트들 모두 눈이 가장 먼저 내리고 또 많이 내리기로 소문난 평창에 있다. 겨울이 시작됐으니, 이들 스키장 역시 본격적으로 대목을 맞은 셈이다. 용평리조트는 지난 2일, 국내에서 제일 먼저 문을 열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다음 달 1일에 개장한다. 알펜시아리조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될 주경기장이다. 미리 가보는 것도 괜찮다.

스키장처럼 눈 구경하기 좋은 곳도 없다. 거기에 눈 덮인 산비탈을 스키나 스키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겨울 밤, 창백한 달빛 아래서 바라보는 스키장 풍경이 특히 환상적이다. 어두운 하늘 아래 높은 산비탈 위에서, 사람들이 하얀 눈밭 위를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광경이 신비한 느낌을 준다.

스키장은 입장료를 따로 받는 곳도 아니고 눈밭에 담장을 둘러친 곳도 아니다. 굳이 스키를 탈 생각이 없어도 눈 구경이 갈급할 때마다 한 번씩 찾아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눈밭을 걷고 나면, 내 몸과 마음도 어딘가 모르게 눈처럼 정갈해진 느낌이다. 눈 내린 후에 찾아간 대관령과 스키장 풍경이다.

용평리조트
 용평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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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관령, #양떼목장, #용평리조트, #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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