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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한지민의 지목 받은 법륜 스님, "병을 앓는 삶도 고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건, 금강산 관광 중단, 대북단체 '삐라' 살포와 북한의 조준타격 논란 등. 이명박 정부 내내 남북 관계는 차가웠고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북한과 맞닿아 있는 접경 지역은 곧바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지금, <오마이뉴스>는 접경지를 찾아가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편집자말]
 훈련을 위해 이동하는 전차부대 행렬.
ⓒ 연천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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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천군은 한반도 중심에 위치한 남북한 접경지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에 '낙후의 굴레'까지 뒤집어 쓴 지역이다.

하지만, 남북 평화가 정착되면 남북교류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잠재력도 있다. 또한 '고호팔경'으로 불리는 임진강 절경, 재인폭포, 동막골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전곡 선사유적지, 신라 경순왕릉, 고인돌 유적 등이 있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면적은 674.4㎢로 서울보다 1.2배 넓지만 인구는 4만5000여 명에 불과하다.

서울의 1.2배에 천혜의 환경... 하지만 98% 군사보호구역

하지만 전체 면적의 98%인 660.6㎢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중 모든 개발행위가 금지되는 통제보호구역이 36%(236.3㎢), 군부대의 동의를 얻어야 개발이 가능한 제한보호구역이 64%(424.3㎢)다. 연천군은 2개 읍, 8개 면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5개 면 25개 리가 민간인통제구역이다.

연천은 또 군사·접경지역이어서 남북관계에 민감하고 보수적인 편이다. 이런 연천이 최근 들어 MB정부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규제와 군사적 행위 탓에 지역 경제가 황폐화되고, 주민들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연천은 경기도 접경지역 7개 시·군 중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  

지난 1일, '낙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천군청으로 향했다. 연천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일단 수원에서 연천까지 한 번에 가는 대중교통이 없다. 버스와 전철, 열차를 갈아탔는데, 꼬박 4시간이나 걸렸다.

장시간 여행 아닌 여행. 하지만 읍내는 '군청 소재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했다. 낡고 키 작은 건물들이 대부분이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도 뜸했다.

 김규선 연천군수. 김 군수는 "연천의 낙후 원인은 정부의 중첩규제"라며 “지역균형발전 시대에 맞게 수정법을 손질해 연천을 수정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예산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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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는 구석기 유적 등 문화재와 유적지가 많습니다. 자랑스럽죠. 그런데, 정부는 문화재보호법으로 규제만 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용을 못 합니다. 여기에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도 발목이 잡혀 있어요. 이건 중첩규제이고, 역차별입니다. 이런 정부가 어디 있습니까? 제가 새누리당 출신 군수지만 웃기는 정부예요."

김규선(60·새누리당) 군수는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연천의 낙후는 정부의 중첩규제 때문"이라며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이 제정돼 지원 근거가 마련됐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하위법에 불과해 예산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군사시설보호법 규제로 화장실 하나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포사격 등 군사훈련으로 참기 힘든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특히 포 사격장 주변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으로 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군수는 "지역균형발전 시대에 맞게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손질해 연천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예산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접경지역에 대한 군사적 규제 완화와 함께 포사격장도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대선 후보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답변을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천은 지난 6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했습니다. 다른 곳은 인구가 늘었는데, 우리는 오히려 크게 줄었어요. 규제 때문에 기업체도 오지 않고, 왔던 기업도 나갑니다. 우리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지원해야 합니다." 

상황을 보면 김 군수의 말은 억지가 아니다. 연천은 군사시설보호법 탓에 개발이 어렵고,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도 규제를 받는다.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산업시설과 인구 집중을 억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나눠 관리한다.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에서는 학교·공공청사·연수시설을 비롯해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설과 증설이 금지된다. 연천은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돼 있다.

 자동차도, 인적도 뜸한 연천읍내 모습.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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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고 재정자립도 바닥... 대학·종합병원 한 곳 없어

연천 인구는 지난 1982년 6만8099명으로 최대를 기록했는데, 현재 4만5610명으로 33%나 감소했다. 재정자립도 역시 바닥이다. 지난 2007년 28.6%에서 올해는 23.4%로 떨어져 전국 평균 52.3%에 절반도 안 된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동두천시 다음으로 재정자립도가 낮다. 도로 포장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54%에 불과하다. 

또 연천에는 대학과 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대기업 신설이 금지되고, 공장의 신·증설이 총량제로 규제되면서 중소 영세업체들만 가동중이다.

김 군수는 "수년 전만 해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던 파주시는 LCD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개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정책적 배려에 의한 것"이라며 "연천군에 대해서도 정책적 변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시설보호법은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다. 연천군 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기에 군부대 허가(동의) 없이는 화장실 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다.

연천군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군부대의 동의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아직도 부동의율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0~2011년 민·관의 개발행위에 대한 군 협의 670건 가운데 12.5%인 84건이 '작전상 불가' 등의 이유로 부동의 처리됐다.

이런 탓에 연천의 낙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시설보호구역 축소와 함께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한 법 적용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남북 평화체제를 구축해 '한반도 접경지역 종합개발 사업' 등 남북 상생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마을 위로 포탄 날리는 군, 주민들 피해·고통 심각

군사훈련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고통도 심각하다. 현재 연천에는 군부대는 87곳, 포사격장 등 훈련장 39곳이 있다. 전국 최대 규모다. 여기에 연천 훈련장을 지역 주둔 부대만 이용하는 게 아니다. 다른 지역 군부대도 들어와 훈련을 한다. 

특히 포사격 훈련을 하면 마을 위로 포탄이 날아다니는 곳도 있다. 군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포사격 훈련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큰 전곡읍 신답리를 찾았다. 마을회관 옆에는 포사격을 규탄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 마을회관 옆에 내걸린 군의 포사격 훈련을 비난하는 펼침막.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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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가구 350여 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는 모두 6만6000여㎡(약 2만여 평)에 달하는 3곳의 군사훈련장이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훈련장에는 K9 자주포와 155mm 곡사포 등의 포사격 진지가 몰려 있어 훈련 때마다 소음과 진동, 먼지로 몸살을 앓는다.

"연천군에서 우리 동네가 가장 포사격 훈련이 많은 곳입니다. K9 자주포, 탱크 등 기갑부대가 들어와 포사격을 하는 날이면 마을은 전쟁터로 변합니다. 수백 발을 연달아 쏘아대기 때문에 주민들은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불안과 공포에 떱니다. 이대로는 살 수 없습니다."

마을 이장 구자순(51)씨의 말이다. 구씨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 포사격 훈련은 5년 전부터 늘었다. 전국에 분산돼 있던 훈련장이 주민 민원 탓에 연천 훈련장으로 통합됐다고 한다. 

전국 각지의 육군과 해병 포병부대가 신답리와 인근 청산면 장탄리 거저울 포사격장에서 훈련을 하는 셈이다. 지난 5~6월 육군 전술훈련기간에는 거의 매일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이 실시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많은 포병부대들이 번갈아 가며 포사격 훈련을 하는 탓에 마을에서 포성이 그칠 날이 없다.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엔 훈련이 더욱 잦아졌다고 한다. 한미연합훈련 때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부대까지 날아와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

이곳에서 포를 쏘면 약 3~5km 거리의 연천읍 부곡리 '다락대 훈련장' 탄착지로 포탄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주민들 머리 위로 포탄들이 날아다니는 거다. 다락대 탄착지는 워낙 규모가 커 마을 뒷산에서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다락대 훈련장은 전차사격장과 공병훈련장을 갖춘 800여만 평 규모의 동양 최대 종합사격훈련장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러니 주민들은 민가가 없는 곳으로 포사격 훈련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언제 포탄이 마을에 떨어져 참사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5월, 날아가던 포탄이 공중폭발해 파편이 마을에 떨어져 주민 1명이 입원하고, 차량 파손과 가축 낙태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포사격 소음과 궤도차량의 진동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연천군이 포사격 소음을 측정한 결과 100dB(데시벨)~180dB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치(70dB)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청력장애 등 인체에 이상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다.

마을에는 청각장애, 심리불안을 겪는 주민이 적지 않으며 '포성 공포증'에 시달리는 어린이도 있다고 한다. 또 주택 벽체균열, 유리창 파손, 젖소유산, 조명탄에 의한 농장화재 등 재산적 피해 사례도 다수다. 

 연천군의 주요 포사격장 및 탄약고 현황도. 사진 중앙 하단 신답리 훈련장과 거저울 훈련장에서 우측 다락대 사격장으로 포사격이 이뤄진다.
ⓒ 연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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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주민들, 실력행사 나서

하지만 군은 지난해 마을 뒷산에다 포사격 진지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훈련장을 대폭 확장했다. 이 때문에 마을은 포사격 훈련 진지에 포위된 형국이다. 이에 반발해온 주민들은 결국 지난 6월 '주민생존권연대'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지난 6월 7일, 포사격 진지로 진입하려는 연천 주둔 육군 6포병여단 포병부대 궤도차량 30여 대를 몸으로 막아 되돌려 보냈다. 같은 날 김포 해병부대도 주민들과 대치하다 훈련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철수했다.

마을 이장 구씨는 "포사격 훈련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주민 피해가 없도록 민가가 없는 곳에 사격장을 만들어 훈련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지난 7월 1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제출했다. 주민들이 강력하게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군은 최근 포사격 훈련 횟수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답리에서 포사격 훈련은 없었지만, 멀지 않는 곳에서 간헐적으로 포성이 들렸다. 주민들은 "포천시 신흥리 '꽃봉진지'에서 쏘는 것 같다"며 "그곳도 포사격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귀택 주민생존권연대 위원장은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포사격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왔는데, 군은 전국의 포병부대들까지 불러들여 주민들 삶의 터전을 영원한 전쟁터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생존권을 위협하는 인권유린에 목숨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흙으로 왕복 2차선 도로를 덮어버린 K9 자주포 궤도차량. 훈련장에서 나오면서 궤도에 묻은 진흙을 제거하지 않고 운행해 빚어진 일이다.
ⓒ 연천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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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령 출신의 주민 황아무개씨는 "마을 위로 포탄이 날아다니는 포사격 훈련은 주민들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처사"라며 "주민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국방부와 군 지휘부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교통요지에 탄약고 설치, 주민 재산권행사 제한

포천에서 들어오는 연천군의 첫 관문인 청산면 초성1, 4리는 군 탄약고로 골치다. 3번과 37번 국도, 경원선 철도가 통과하는 교통요지이지만 '562탄약고' 때문에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탄약고 반경 660m 안에서 개발행위를 전면 불허하는 이른바 '탄약고 양거리(폭발물 안전거리)' 규정 때문이다.

청산면 부면장 박부성씨는 "양거리 안에서는 주택 신축은 물론 화장실, 영농창고 등을 일체 신축하지 못하며, 심지어 주택 베란다조차도 설치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이 심하다"고 말했다. 현재 초성1, 4리의 전체 540여 세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5세대가 양거리 안에 있다.

 연천군 청산면 초성1, 4리 마을 옆에 들어선 군 탄약고 부근의 낡은 주택. 군은 탄약고 반경 660m 안에서 개발행위를 전면 불허해 주민들이 재산권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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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는 주민들은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천군은 국방부와 탄약고 이전 협의를 진행했으나, 비용 부담과 새로운 부지 마련을 위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고 한다.

한편, 군은 포사격 훈련으로 인한 피해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다락대 사격장을 이용하는 부대를 80여 개에서 40여 개로 줄이고, 매주 실시하던 훈련을 월 간격으로 줄이는 내용의 '훈련장 이용 가이드라인'을 주민들에게 제시했다.

또 군은 마을과 거리가 떨어진 사격장에서는 소음이 큰 155㎜ 구경을,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리가 작은 105㎜ 구경의 포사격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군은 사격 훈련 일정도 1개월 전에 마을회관이나 주민센터에 미리 공지하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군의 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포사격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연천에서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해결책 마련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남북 관계도 꽉 막혀 있다.

접경지 연천군은 어디로 가야 할까.

덧붙이는 글 | 김한영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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