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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매각 절차를 진행시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KAI노동조합(위원장 정상욱)이 예비실사 저지를 결의했다. 노조는 22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진행한 중십집회를 통해 이같이 결의했다.

KAI노조는 지난 19일까지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에 갖가지 전달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은 "권한 밖의 이야기" "어느 한 곳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등의 이유를 들어 회신하지 않았다. 이에 KAI노조는 "추후 예정되는 예비실사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2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를 방문해, 매각 진행 상황 등에 대해 파악했다. 사진은 이날 국회의원들이 공장 견학을 하는 모습.
 국회 국방위원회는 22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를 방문해, 매각 진행 상황 등에 대해 파악했다. 사진은 이날 국회의원들이 공장 견학을 하는 모습.
ⓒ 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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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11.41%)를 포함해 주주협의회 소유 지분 41.75%를 매각한다. KAI 인수전에는 대한항공(KAL)과 현대중공업이 겨루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김대중 정부 시절 IMF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자에 시달리던 항공사를 통폐합하는 정책의 하나로 1999년에 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을 통합해 설립된 업체다. 이 업체의 최대 주주는 산업은행이다.

"항공산업은 초기에 국가가 운영하는 게 세계추세"

KAI노조는 이날 오후 사천 본사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유승민)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매각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정상욱 위원장은 이 입장을 현안 보고 때 밝혔다. KAI노조는 반대 입장이 담긴 건의서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또 KAI노조는 경남도의회와 사천시의회에서 채택했던 'KAI 매각 반대 결의문'을 비롯해, 컨설팅 자료 등을 전달했다. 이날 유승민 위원장은 "잘 알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노조는 'KAI 지분매각에 따른 국방위 국회의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항공산업은 국가 방위와 전력화에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초기에는 국가가 운영하고 육성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2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를 방문해, 매각 진행 상황 등에 대해 파악했다. 이날 정상욱 노조 위원장은 매각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2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를 방문해, 매각 진행 상황 등에 대해 파악했다. 이날 정상욱 노조 위원장은 매각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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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미국 등 선진국 초일류 항공사의 경우에도 30~40년 간은 정부 주도하에 체계적으로 육성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제 갓 10년을 넘었고 선진 항공사와의 기술 격차는 아직까지도 큰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KAI노조는 "이러한 때에 민간기업에게 항공산업을 맡길 경우,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항공산업이 경제논리에 의해 운명이 좌우되고, 특히 대규모 투자와 회수기간이 긴 항공산업 특성상 국가 방위 및 전력화에 큰 차질을 불러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에 대해 노조는 "부채비율이 1000%대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으로 부터 인수 부정적 의견이 제시됐고, 회사채 돌려막기에 급급한 부실기업이다, 이런 무자격․부적격업체인 대한항공이 강력하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매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항공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2차 입찰 마감 30분 전 급하게 참여해 유효 경쟁을 성립시켰다"며 "2차 입찰 참여 이후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참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KAI노조는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국가 주도하에 육성·발전 시켜하며,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자주국방·항공산업을 위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한국항공우주산업, #KAI, #국회 국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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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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