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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수능시험이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주 저희 동네 근처인 연세대 앞에는 수시 때문에 교통이 혼잡까지 했습니다. 예비 고3인 저희도 그러한 풍경을 보고 좀 암울해지기도 합니다. 과연 나는 내년 이맘때쯤 우리는 웃을 수 있을까? 나도 저기에 시험이나 보러 갈 수 있을까? 등의 생각을 하게 되면 머리에 쥐가 나게 됩니다.

1등에게 몰아주는 생활 기록부

요즈음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를 통해서 학생들을 많이 뽑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에서의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만든 제도입니다. 학교 내신은 물론이고, 학교에서의 대회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서 학생들의 잠재력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의미죠. 물론 여기에서 생활기록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 있기 때문에 학생의 잠재력을 보고 뽑아야 하는 입학 사정관들에게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좋은 참고 자료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담당 과목 선생님들은 한 반에 많아 봐야, 눈에 띄는 5명 정도를 생활기록부에 적어주게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목의 수업을 잘 듣는 학생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 몰아준다는 것입니다.

제 친구 A군은 대부분 자는 아이들이 많은 담당 과목 선생님의 수업을 꾸준히 들었는데, 자신의 생활기록부에는 3줄만 써 주고, 꾸준히 수업을 듣지도 않은 자신의 반 1등에게는 8줄이 넘는 생활기록부를 써 주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물론 생활기록부의 양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까지는 유추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해당 과목 선생님은 자신의 과목에 대한 부분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A군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음에도 담당 과목 선생님이 자신을 제외하고, 국영수 과목에 점수가 높은 학생들에게만 써 주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영수 담당 과목 선생일 때 오히려 이러한 현상은 자주 발생합니다.

경제 민주화보다 교육 민주화를 우선시해야

요즈음 정치권에서는 재벌 개혁 경제 민주화라는 정책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이러한 정책은 대선 주자들의 빠지지 않는 공약이기도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 정책은 소수의 기업에게 경제 발전 동력을 몰아 주어서 단시간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던 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기업들이 오늘날에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소수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부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과 현대가 우리나라의 전체 상장사 중  5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부를 다수 국민에게 골고루 분포하겠다는 것이 경제 민주화가 이슈가 되는 이유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구시대적인 발상이 학교 내부에서도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인문계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대학 합격률입니다. 특히 대학 합격률이 그 학교의 선생님들이 유능한 선생인지, 반대로 그러하지 못했을 땐 무능한 학교(일명 똥통학교) 로 치부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는 대입 합격률 앞에서 굉장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이러한 이유로 공부를 잘 하는 소수 학생에게 좀 더 유리한 학생부를 만들어 주고 싶은 유혹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학교가 내세울 수 있는 대학 합격률에 기여 해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사전을 살펴보면 생활기록부란 학생들의 신체적·지적·정의적·사회적 발달상황과 발달에 작용하는 제반 조건 또는 환경에 관한 정보를 일정기간 연속적으로 체계 있게 기록한 장부라고 써져 있습니다.

생활기록부는 단순히 학생의 대학입시 자료 역할이 아니라 학생들의 고등학교 생활을 선생님(제 3자 입장에서 바라 본 시각)이 써 주는 것입니다. 특히 고등학교의 생활기록부는 취업할 때도 쓰이는 자료로 중요합니다. 그만큼 선생님의 안목을 믿고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생활기록부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점만을 강조하고, 나쁜 점은 선생님이 학생들의 앞길을 망칠 수 없다는 미명하에 초등학교의 칭찬기록부의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릇된 선생의 자격... 과연 올바른 걸까?

지난 9월 19일 <조선일보>에서는 충격적인 일이 기사화됐습니다. 지적장애아동을 성폭행에 가담한 학생이 성균관대학교의 봉사왕으로 둔갑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물론 이 학생은 성균관대학교 측에서 입학 취소 통보를 받았지만, 결국 이러한 사실은 학교는 물론이고 담임 교사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그 학생이 성균관대학교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만약 교사의 양심에 따라 생활기록부가 올바르게 쓰여 졌다면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교사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이 되고, 학교측 또한 그러했습니다. 학생의 앞길을 망칠 수 없다는 미명하에 왜곡된 생활기록부를 가져가게 하는 학교는 학생의 앞 길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구차한 변명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 부탁합니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봐 주십시오. 선생님의 목표는 대학이 아닌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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