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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포시는 김연아 선수나 소속사에게 초상, 이름 등의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김연아 조형물'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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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포시가 5억 넘게 들여서 설치한 김연아 동상은 김연아 선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올댓스포츠는 그동안 '김연아 동상'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연아 조형물'이 불법 시공된 사실이 최근 드러나고, 조각 전문가들 사이에서 김연아 조형물의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본격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올댓스포츠는 지난 2011년 3월 군포시에 '김연아 거리 조성사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에는 군포시와 김연아 조형물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군포시는 조형물 제작에 대해 올댓스포츠에 알리거나 김연아 선수의 초상이나 이름을 사용하겠다고 논의한 적도 없고, 올댓스포츠 또한 김연아 선수의 초상이나 이름을 사용하라고 허락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군포시는 예산 5억2000만 원을 들여서 2010년 5월 6일부터 11월 30일까지 7개월간 산본동 철쭉동산 주변에 김연아 조형물 설치공사를 했다. 이 사업의 취지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조형물을 설치해 도시 이미지와 거리의 품격을 높이면서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겠다는 것이었다.

군포시민 M(43)씨는 27일 "뉴스를 보고서 김연아 선수가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군포시는 김 선수와 소속사의 허락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5억 넘는 사업을 벌여서 이 사태를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김연아 닮지 않게 만들어 달라? 그래놓고 '김연아 조형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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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포시 산본동 철쭉동산 주변에 설치된 '김연아 조형물' 앞에는 작품과 작가의 이름이 없다. 대신 작은 판넬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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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가 조형물을 제작할 때 김연아 선수를 닮지 않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김연아 조형물을 제작한 조각가 권아무개(47)씨는 기자에게 최근 이렇게 밝혔다. 군포시가 5억짜리 김연아 조형물을 제작하면서 당사자나 소속사의 동의를 얻지 못하자 편법으로 조형물을 제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한 부분이다. 결국 산본동에 들어선 동상은 김연아 선수이긴 한데 김연아와 별로 닮지 않은 정체불명의 조형물이 됐다.

이에 대해 당시 김연아 조형물 사업 책임자였던 군포시 관계자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연아 선수를 닮지 않게 동상을 만들어달라고 했다는 권씨 주장에 대해) 표현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조형물의 내용은 김연아 선수이지만 사업의 본래 취지는 군포를 피겨도시로 표현하려고 한 것"이라고 애매하게 해명했다.

한편 현재 김연아 조형물을 담당하고 있는 군포시 관계자는 "올댓스포츠의 보도자료 발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기자가 김연아 동상 비리 의혹에 대한 군포시의 대책을 묻자 "감사원에서 자료요구가 있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향후 대책과 관련해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군포시가 산본동 철쭉동산에 설치한 '김연아 조형물'에는 작품과 작가의 이름이 없다. 김연아 조형물을 낙찰, 시공한 업체는 금속창호 면허를 가진 소규모 업체이다. 조각가들은 5억이면 세계적인 조각가에게 작품을 의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5억2000만 원짜리 김연아 조형물을 설명하는 것은 작은 판넬이다. 작은 판넬에는 조형물에 대한 설명과 김연아 선수에 대한 소개가 있을 뿐이다. 좌측에는 조형물에 대한 소개 오른쪽에는 김연아 선수의 주요대회 입상 및 수상경력이 새겨져 있다. 다음은 판넬에 새겨진 조형물에 대한 설명이다.

"본 조형물은 군포의 자랑이며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피겨 퀸 김연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조형물 중간의 원형구조는 세계를 누비며 대한민국을 빛낸 김연아 선수의 피나는 노력이 점철된 빙판을 표현한 것이며, 상단은 김연아 선수의 대표적 연기 중 스파이럴 포즈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본 조형물이 위치한 이곳 맞은 편에는 김연아 선수의 모교인 신흥초등학교와 도장중학교, 그리고 철쭉동산 뒤편에 수리고등학교가 있어 김연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