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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공약을 총괄하는 '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서울대학교의 세종시 이전을 대선공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국립대학이어서 이전이 쉽고 상징성도 크다"며 서울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도 옮겨가게 하여, 세종시를 '대학도시'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대와 수도권 대학들이 부지를 매각하면서, 자율적으로 반값등록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한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는 '서울대 세종시 이전'안이 단순 검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세종시 육성 및 지역균형 발전·충청권 표심 공략' 등에서 두루 매력적인 카드라서 최종 공약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그러나 서울대를 이전한다는 것이 과연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인지 의문이 든다.

서울대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면, 과연 서울대가 기존과 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부터 의심스럽다. 서울대의 위상은 '서울에 있는 종합국립대'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지방국립대에 대한 발전계획, 대학서열화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현재 가장 좋은 대학을 이전시킨다고, 세종시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또한 현재 있던 시설이나 장비를 전부 옮기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안하면서까지 감행한 대학 이전이 실질적으로 세종시에 얼마나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을지 고려해봐야 한다. 근본적으로 대학교를 지역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반값 등록금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허무맹랑하기까지 하다. 사립대가 학교이전을 통해 돈을 마련한다고 해서, 그것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추진한다는 보장이 없다. 등록금 문제는 사립학교 개혁과, 교육 복지의 강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현재 사립학교의 재원을 늘려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에 있는 대학들이, '인서울 대학'이라는 대학 서열에서의 이점을 포기할지도 의문이다.

학생들의 반발 역시 각오해야 한다. 연세대 송도캠퍼스 입주가 학생들의 거센 반대 운동에 의해 몇 년째 늦춰지고 있는 것을 보면, 서울대의 경우는 더욱 극심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내에서 만들어놓은 학생자치 인프라가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학생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서울대 세종시 이전은 더욱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 무작정 충청권의 표를 노리고 함부로 대선공약으로 내세울 사안이 아니다.

덧붙이는 글 | 고함20 (http://goham20.com)에 중복게재 되었습니다.



태그:#서울대, #세종시, #반값 등록금, #새누리당 대선공약,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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