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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 고명우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고씨는 대학생 정치단체<청년정치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고씨는 등록금 정책 제안을 위해 새누리당의 등록금 정책 내용을 살펴보던 중 지난 8월 23일자 새누리당 보도 자료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 후보, 전국대학총학생회 토론회 참석 주요내용'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였다.

8월 23일 새누리당 대변인실 보도자료
▲ 잘못된 참석자 명단 8월 23일 새누리당 대변인실 보도자료
ⓒ 새누리당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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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사의 정확한 명칭은 '반값등록금 실현, 전국 39개 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펼치는 화끈한 토론회'였다. 이 토론회는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실과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이하 전총모)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서강대 총학생회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당시는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18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이른바 '광폭행보'를 펼치던 시기였다. 그러나 잠재적 대선주자인 안철수 교수와 민주당 후보에 비해 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2030 청년세대의 지지율에서 부진했다. 박 후보로서는 반값 등록금 해결 등을 통해 청년층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었다. 실제 박 후보는 당시 토론회에서 반값등록금에 관한 지봉민 중앙대 총학생회장의 질문에 "반값등록금이 새누리당의 당론이라고 할 수 있다"며 "꼭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제는 고명우씨 자신은 물론 서강대 총학생회는 당시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새누리당의 대학자율화 정책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론회 참석자 명단에는 '박상국'이라는 정체불명의 이름이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박근혜 대선후보가 서강대 출신이기 때문에, 서강대학교 총학생회라는 직함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

당사자인 고명우씨는 지난 9월 13일 항의성명에서 "단순한 행정적 실수일 수도 있다"면서도 "의도적 왜곡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감출 수 없다"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고씨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정치캠프>라는 단체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당의 최고위원을 비롯해 주요 당 인사들이 배석하고, 전국의 총학생회장들이 모인 토론회의 속기록에 이와 같은 오타가 발생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든 점"이라며 박 후보와 새누리당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서강대가 모교인 박 후보가 서강대 총학생회라는 직함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서경대학교'를 '서강대학교'로 오인"

보도자료를 작성한 새누리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당시 행사 참석자를 확인했던 새누리당 관계자가 '서경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서강대학교 총학생회'로 오인했다"며 "오기를 바탕으로 보도자료가 당 홈페이지에 게시됐다"고 해명했다. 

행사를 주최했던 김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9월 14일 통화에서 "참석자 중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박상국 서경대학교 총학생회장이 참석한 상황으로 미뤄볼 때 "대변인실에서 혼동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박 후보의 수많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발생한 실수"라며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명우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중대한 오타가 발생했음에도 한 달여 동안 수정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힘들다"라며 "서강대 총학생회가 새누리당이 제안하는 어떤 정책협약이나 공동사업, 토론회에도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새누리당의 공식 사과와 정정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14일 대변인실 성명을 통해 "8월 23일 박근혜 대선후보가 참석한 반값등록금 토론회 참석자로 박상국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명기한 것은 '서경대학교'를 잘못 포기한 것"이라며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태그:#박근혜, #서강대 총학생회, #반값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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