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꽃모양의 등에 불을 밝히고 행렬을 하는 '연등회'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있는 유일한 '연등회'라고 합니다.
 연꽃모양의 등에 불을 밝히고 행렬을 하는 '연등회'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있는 유일한 '연등회'라고 합니다.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국내에는 자국민이지만 외국엘 나가면 우리 역시 그 나라에선 외국인이 되듯 우리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외국인들 또한 그들의 나라에서는 자국민입니다. 자국민의 입장에서는 의례적으로 느낄 만큼 덤덤한 행사나 일상일지라도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경이로울 만큼 신기하고 일생에 있어 단 한 번의 놀라운 경험으로 기억 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불교문화가 전통을 이루고 있는 한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우리에겐 사월초파일을 전후해 이뤄지는 연등행렬이 낯설지만은 않을 겁니다. 직접 연등행렬에 동참을 해 함께 행렬을 한다 하여도 단 한 번의 놀라운 경험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교문화가 낯설고, 연등행렬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외국인의 눈에는 마냥 신기하리라 생각됩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2012 연등회

진짜 한국을 만나는 기회(interact and feel real korea & koreans). 외국인으로서 정말 좋았던 것은 전통적이면서도 한국인들에게 중요성을 가진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은 실상 한국인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축제에서 나는 하나가 됨을 느꼈다. 축제에 참여한 한 친구는 '이렇게 한국을 느끼고 진짜 한국인과 소통할 수 있는 행사에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 Maha Bamaarouf, Morocco.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 보고서 32쪽 -

<2012년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연구조사>보고서 표지
 <2012년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연구조사>보고서 표지
ⓒ 부처님 오신날 봉축위원회

관련사진보기

위 글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장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신청된 '연등회'에 참석한 외국인 모니터링 요원, 모로코 국적으로 한국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 중인 Maha Bamaarouf(25)가 연등회의 좋은 점(best point)을 자필로 작성해 제시한 내용입니다. 

연등회(燃燈會)회는 신라 진흥왕대에 팔관회(八關會)와 더불어 국가적인 행사로 시작되어 주로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역사적인 행사로 요즘도 석가탄신일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통 깊은 행사입니다.

연등회를 주관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에서는 연등회의 객관적인 평가, 미래지향적이고 세계적인 행사로 발전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매년 외국인 모니터링 요원을 공개모집해 행사의 전반을 모니터링 해 그 결과를 분석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2년 모니터링은 외국인 모니터링요원 지원자  29명 중에서 선발된 15명이 연등행렬이 포함되는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간 행사장 전반에서 실시하였습니다. 모니터링 요원들은 1인당 5명의 외국인을 인터뷰하였으며, 인터뷰한 결과 중 총 64개가 분석에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공개모집, 사전 모니터교육, 현장 모니터링, 사후 공유 워크숍 등을 통해 수집된 모니터링 결과는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 보고서로 발표되었습니다. 좋은 점 5가지와 나쁜 점 5가지를 모니터링 한 결과에 따르면 '좋은 점 5가지(Best Point 5)'로는 '축제 콘텐츠(50.8%), '사람과 분위기(33.8%)', '시설 및 운영(12.8%)', '안내 및 통역(6.4%)', '홍보마케팅'으로 분석됐으며, '나쁜 점 5가지(Worst Point 5)'로는 '시설 및 운영관리(50.8%)', '안내 및 통역(16.9%), '축제 콘텐츠(12.3%)', '사람과 분위기(16.9%)', '홍보 마케팅(7.7%)', '기타(3.1%)'로 집계되었습니다.

외국인 모니터링 요원들이 꼽은 '좋은 점5', '나쁜 점 5'을 도식화한 그래프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보고서 19쪽-
 외국인 모니터링 요원들이 꼽은 '좋은 점5', '나쁜 점 5'을 도식화한 그래프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보고서 19쪽-
ⓒ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관련사진보기


좋은 점 5가지와 나쁜 점 5가지에 대한 모니터링은 2011년에 이어 실시된 결과로 행사의 전반이 어떻게 개선되거나 발전해 가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점 더 보완하거나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가를 도출해 확인 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 될 것입니다.  

관람을 방해하는 거리의 불빛들(Street / Shop / Billboard lights). 나는 거리의 불빛이 행렬등의 아름다움을 없앤다고 느꼈다. 장엄등은 그 자체로 크고 빛이 났지만, 작은 행렬등은 거리 간판불빛으로 주의가 분산되었다. 베트남에 호이안이라는 곳이 있는데, 상당히 아름답다. 만약 그런 것을 연등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상당히 멋질 것이다. - Jean Voon(Malaysia, F. 31)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 보고서 41쪽 -

지도와 프로그램이 인쇄되어 있는 햇빛 가림 모자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이는 쓰레기가 될 염려도 없으며, 안내와 편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Jean Voon(Malaysia, F. 31) <연등회 외국인 모니터링 조사연구> 보고서 68쪽 -

모니터링 결과에 요구되는 객관성은 설문지를 분석한 정량적인 결과(분석)로 담보되었고,  모니터링 요원들이 자필로 좋은 점, 나쁜 점에 대한 의견뿐만이 아니라 '축제 개선 및 제안 사항'까지 작성해 정성적인 부분까지 확보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등이 숲을 이루고 있는 5월 산사
 연등이 숲을 이루고 있는 5월 산사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조사연구 보고서로 제출된 결과는 행사를 주관하는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에서 다시금 분석, 검토, 확인, 계획 등을 통하여 미래지향적이고 세계적인 행사를 구현하기 위한 토대로 활용되리라 기대됩니다.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연등(蓮燈)

보고서에서는 '연등회', 'YeonDeungHoe', '燃燈會', 'Lotus Lantern Festival' 등이 행사용어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연등회', 'YeonDeungHoe', '燃燈會'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를 연(燃)자'가 들어가 있는'燃燈會'를 '연꽃'이라는 뜻의 'Lotus'를 넣어 'Lotus Lantern Festival'로 표시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 박상희 팀장과 통화가 되어 혹시 오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용하는 용어, '연燃'과 'Lotus'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며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불자들에게 연등은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고, 소원을 담은 그릇입니다.
 불자들에게 연등은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고, 소원을 담은 그릇입니다.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등에 불을 밝히는 연등(燃燈)행렬은 여타의 불교 문화권 국가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꽃모양의 등(蓮燈, Lotus Lantern)을 들고 행사를 하는 연등행렬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연등회라고 합니다.

봉축위원회에서도그동안 용어에 대한 의견이 여러 차례 제시되었지만 역사와 전통을 내포하고 있는 연등회(燃燈會)와 세계적으로 유일한 연등(蓮燈, Lotus Lantern)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하여 행사의 용어를 '연등회', 'YeonDeungHoe', '燃燈會', 'Lotus Lantern Festival'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외국인들이 'Lotus Lantern Festiv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배경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어둠을 밝히고 있는 연등
 어둠을 밝히고 있는 연등
ⓒ 임윤수

관련사진보기


연구 결과에는 자랑하고 만족할 만한 부분도 많았지만 보완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는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봉축위원회나 불교계 차원에서 보완하거나 개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국가나 정부차원의 지원, 국민들과 시민들의 협조가 요구되는 사안도 있었습니다. 

'연등회'를 단순히 종교차원의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고, 모니터링과 연구조사를 행사의 구색이나 일환쯤으로 취급한다면 연등회의 세계화와 발전은 요원한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국가와 정부에서는 14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세계적 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겠다는 정책으로 지원하고, 불교계와 불자들은 불국정토를 구현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니터링으로 얻어진 결과를 차후 행사에 적극 반영하여 개선하고 보완해 나간다면  '인류무형유산'으로 명실상부한 '연등회', 불법의 진리가 넘실대는 '전통문화 축제'로의 옹립도 멀지 않으리라 기대됩니다.   


태그:#연등회, #부처님오신날봉추위원회, #박상희, #조계사, #석가탄신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