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주자인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방송3사 합동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주자인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방송3사 합동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로 압축된 후 첫 TV 방송 토론회를 기점으로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 것이다.

23일 오후 방송 3사 민주당 대선 경선 생방송 토론회에서는 패널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패널로 참석한 김종배 시사평론가, 곽동수 숭실사이버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을 짚어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 검증에 열을 올렸다. 

패널 질문에서, 김 후보에게는 이슈몰이 하기 위해 모병제 공약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질문부터 던져졌다.

김 후보는 "전세계 군사 강국은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라크 전쟁에서 보다시피 이제 병력전이 아니라 기술정보 첨단 무기전이다, 군대도 가고 싶은 사람이 가야 훨씬 더 강한 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방 경제 구축과 관련된 질문에 김 후보는 "북한도 상당히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강대국과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김 평론가는 "국제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 강대국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걸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이라며 몰아 붙이기도 했다.

모두발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강조한 문 후보를 향해서는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비정규직보호법이 도리어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비정규직 문제 등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송구스럽다"며 "불법 하도급, 사내 하청 등을 막지 못한 것은 실책"이라며 과오를 인정했다.

'친노 세력'도 도마에 올랐다. "친노와 친박이 크게 다른 게 뭐냐"는 것이다. 친노에 대한 질문에 큰 한숨부터 내 쉰 문 후보는 "친노라는 프레임을 만드는데 내가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크게 반성한다"면서도 "친노가 이념에 따라 폭넓게 존재할지 모르나 하나의 계파로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세균 후보에게는 발전산업노조 파업 당시 '불참자 특혜' 공문을 보낸 점과 쌍용자동차 먹튀 행각을 방조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정 후보는 "발전 노조 공문은 장관으로서 불법 파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쌍용자동차에 대해서는 "쌍용차는 산업자원부가 아닌 기획 재정부가 주무부처다, 매각 관련된 부분은 기획재정부 업무로 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손학규 후보에 대해서는 경기도지사 시절 행적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2007년 현대 노조에서 파업을 계획하자 손 후보가 공개서한을 통해 '현대차 노동자는 급여도 최고 수준이고 귀족노조'라며 파업 계획 철회를 촉구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손 후보는 "일한 만큼의 경제적 대우는 받지만 (자동차 회사 노동자들이)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는 걸 안다"며 "귀족 노조라는 표현을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2003년, 경기도 산하 청소노동자들이 경기 도청에서 천막 농성을 했지만 도에서 이를 철거한 사안도 문제시 됐다. 손 후보는 "그 분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도 마음의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김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서 준비가 덜 됐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상호토론의 질문 시간 대부분을 할애한 손 후보는 곽 교수에게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을 통해 말이 길고 가르치려 한다는 이미지가 바뀌었는데, 좀 전의 모습은 예전 모습"이라며 날선 비판을 받기도 했다.

후보자 상호토론, 문재인 VS 비문재인 구도 확연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주자인 정세균(왼족부터),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방송3사 합동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주자인 정세균(왼족부터),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방송3사 합동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후보자 주도 토론에서는 문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며 문재인 vs 비문 구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정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서 "당에 기여한 바가 없다, 당이 어려울 때 출마 해달라고 했는데 외면하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며 "정치와는 그렇게 거리를 두다가 시대가 부른다는 이유로 나온 거냐"며 날을 세웠다.

손 후보도 가세했다. 문 후보가 출마 결심 시기에 대해 "총선 출마 결심 무렵"이라고 답하자, 손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도 나서지 않다가 총선에는 무엇하러 나왔냐"며 "대통령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게 국민들 삶에 대한 연민이다, 이에 대한 생각 없이 4월 총선 쯤 정권교체 해야 하니 나가겠다는 건 국정 철학으로서 틀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로운 정치 추구해야겠다고 하면서 (총선 당시) 들고 나온 건 낙동강 벨트라는 전형적인 구시대 정치"라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는 "'나만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덕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대가 필요로 한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소명의식이 중요하고, 기성정치에 너무 물들지 않은 정치를 갈구하는 국민들의 의식에 부합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문 후보가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것을 거론했다. 문 후보는 "서 대표도 정치적 노선과 상관없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사건 수임을 거부하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변호사로서는 그럴듯한 논리지만 정치인 시각으로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국정을 맡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기득권에 단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후보는 손 후보를 향해 "정몽구 회장이 구속됐을 때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만적인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것을 지적했다. 손 후보는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정 회장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가 맞다, 당시 정 회장이 구속돼 공장설립이 늦어졌다"며 "당시에는 경기도지사로 기업유치와 일자리 만드는데 온 정신이 팔려서 그런 기준이 강하게 적용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그래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정치에 있어서) 신뢰가 중요한데 아쉽다"고 꼬집었다.

손 후보는 김 후보가 "재벌을 엄호하는 강력 로비 집단인 전경련을 해체해야 재벌 개혁이 제대로 된다"고 강조하자, "재벌 로비가 전경련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 민주화가 재벌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면 안 된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태그:#민주당 , #대선 경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