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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기자회견에서 조태섭 망원시장상인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왼쪽에는 순서대로 박완기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 홍지광 망원동월드컵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오진아 통합진보당 마포구의원 등이 참가했다.
▲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대책위 기자회견에서 조태섭 망원시장상인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왼쪽에는 순서대로 박완기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 홍지광 망원동월드컵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오진아 통합진보당 마포구의원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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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서명운동, 네 차례의 철시 투쟁…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정치권과 홈플러스 측에 호소했습니다.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거리에 천막을 치고 앉기로 했습니다. 홈플러스 입점 저지는 동네 상권의 마지막 생존권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벼랑 끝에 선 전통시장 상인들이 결국 거리에 앉았다. 망원시장·월드컵시장 상인이 중심이 된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저지 마포구 주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0일 오후 1시 30분 홈플러스가 들어설 예정인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에서 발대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전통시장 상인들, 홈플러스 예정지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대책위 기자회견 주변에 마포지역 시민단체가 보낸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대책위 기자회견 주변에 마포지역 시민단체가 보낸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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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이번 사태의 해답은 단 하나,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철회뿐"이라며 "시장에서 평생을 살아온 억척스러운 힘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재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오진아 통합진보당 마포구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최 의원은 "전반적으로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한 탓"이라며 "거리에 나선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존경과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서로를 잡아먹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살아간다"며 "이렇게 대기업이 다 잡아먹고 나면 누가 남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러설 곳 없는 상인들 vs. 완강한 홈플러스... 농성 장기화되나

대책위의 피켓이 입점 예정지인 메세나폴리스 앞에 세워져 있다.
▲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대책위의 피켓이 입점 예정지인 메세나폴리스 앞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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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월부터 끊이지 않았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예정지 2.3km 이내인 상암동에는 이미 홈플러스 월드컵점이 있으며,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망원역에도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입점 예정지는 인근 전통시장인 망원시장에서 불과 670m 떨어진 거리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서명운동, 불매운동, 1인시위, 삼보일배, 4차례 철시투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외쳤다. 논란이 커지자 마포구의회와 서울시의회는 홈플러스 측에 입점 철회를 권고했다. 중소기업청 역시 사업 일시 정지 권고를 통해 홈플러스 입점을 연기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애초 입점 예정시기인 8월 말을 끝까지 고수했다. 홍지광 망원월드컵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입점 예정지인 메세나폴리스 지하 2층 안에는 판매대가 들어서는 등 매장 인테리어가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도움으로 '무기한 릴레이 농성', 24시간 천막 지킨다

대책위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예정지인 메세나폴리스 앞에 오늘부터 농성을 시작할 천막을 세우고 있다.
▲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대책위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예정지인 메세나폴리스 앞에 오늘부터 농성을 시작할 천막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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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이날 시작되는 천막 농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홍 이사장은 "이번 농성은 홈플러스 입점이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이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장사를 해야 하는 상인들 입장에서 24시간 천막 농성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은 참여연대, 중소기업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과 마포구 지역 시민단체의 참여다.

홍 이사장은 "투쟁의 중심은 상인들이지만 시민단체에서도 함께 하기 때문에 적은 인원이나마 릴레이로 24시간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는 촛불문화제도 열 예정이다.

대책위에는 마포구 지역 7개 상인단체와 2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다. 한편 이날 대책위 기자회견이 끝난 자리에서는 마포지역 시민단체 36개가 모인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철회를 바라는 마포지역단체·주민모임'의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들은 "상생을 잊은, 상도의를 버린 대기업을 우리 주민들도 버릴 것"이라며 지지 뜻을 밝혔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철회를 바라는 마포지역단체·주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합정동 홈플러스 저지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철회를 바라는 마포지역단체·주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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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신한슬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합정동홈플러스, #망원시장, #재래시장,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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