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과 박재완 장관이 지구 반대편에서 4대강 망언을 하더니, 이번에는 4대강 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의 망언이 나왔다. 26일 <한겨레> '왜나면' 란에서 차 씨는 '4대강으로 홍수와 가뭄을 막았는데, 4대강 사업 반대한 이들이 무용론을 퍼트리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차윤정씨의 글은 지난 12일 서울대 김정욱 교수의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를 막았나'에 대한 반론 형식이다. 차윤정씨는 지난 2010년 5월 국토부 4대강 추진본부에 영입돼, "물이 많아야 생태계 기반이 풍부해진다" "4대강의 환경영향평가는 충분했다"는 식으로 4대강 사업 전도에 앞장선 인사였다. 또, 차씨의 '4대강 사업으로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은 그가 생태학자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낯뜨거웠다.

이번에도 그는 '4대강 만능론' 주장을 되풀이했다. 차씨는 "4대강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사업"이라 하면서, "그런데 타들어가는 가뭄을 빙자하여 홍수와 가뭄에 대한 4대강 무용론이 일부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최근의 4대강 사업 무용론을 일부의 상투적 전술로 치부했다. 그러면서 차윤정씨는 "아무리 4대강의 홍수 예방효과를 부인하고 싶어도 지난해 여름 폭우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여름 폭우는 낙동강의 경우 5년~10년 빈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왜관철교가 붕괴했고, 두 차례에 걸친 구미 단수 사태가 벌어졌다. 지류지천에서는 'MB캐년', 'MB야가라'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의 극심한 역행침식이 발생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4대강 16개 댐에서는 균열과 누수가 빈번했고, 올 초에는 반년 넘도록 숨겨왔던 함안댐, 합천댐의 대규모 하상 세굴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임에도 홍수 예방 효과를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또 차윤정씨는 기고에서 "저수지와 계곡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도 16개의 보 덕분에 미안하리만치 가득 한 4대강의 물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 말했다. 차씨의 표현을 그대로 살려 '미안하리만치 가득 한 4대강 물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라고 묻고 싶다. 국내 치수분야 최고 법정 상위 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수장기)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13억 톤은 '비상용'이다. 수장기 자체가 밀실에서 엉터리로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도 4대강 사업으로 확보된 물을 비상용으로밖에 규정할 수 없었던 것은 정말로 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 아니어도 4대강 본류는 마른 적이 없어 본류 주변에는 용수 공급이 언제나 가능했다. 본류 주변은 가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윤정씨에게 묻고 싶다.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물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정권의 호언장담은 어디 가고 어거지 '4대강 찬가'만 외치고 있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차윤정씨는 결코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환경운동연합 누리집에도 올립니다.



태그:#차윤정, #4대강, #가뭄, #홍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강/유/미' 세상을 꿈꿉니다. 강(江)은 흘러야(流) 아름답기(美) 때문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