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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현충일, 오강남 교수(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미산스님(상도선원장), 민영진 목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이재정 신부(전 통일부장관, 성공회대 교수), 성해영 교수(서울대), 김성곤 의원(민주통합당), 박성진 연구원(농업기술센터), 김기호 교장(명상학교 에스파보) 등 학계와 종교계 인사들이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도서출판 삼인, 2012)의 출간을 축하하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의 저자 성소은은 순복음교회에 몸담고 헌신적인 신앙생활을 하던 열성 기독교인이었으나, 일본 유학 시절 지인에게 책 한 권을 선물 받아 읽고 참된 '하나님'을 다시 찾아 나서게 되었다.

교회 울타리에서 벗어난 적 없는 성소은에게 그 책, <예수는 없다>는 불온서적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뒤 성소은은 '그런' 예수는 없다는 메시지에 크게 감화 받아 인생의 행로를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성소은은 교회에서 한 발짝 나와 성공회교인이 되었고 또 그 뒤로 절에 찾아갔다. 거기서 현각스님을 만나 바깥이 아닌 자기 자신 안에서 하나님을 찾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스스로의 결심에 현각스님의 격려를 입어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고, 수행과 참선을 통해 교회 안에서만 보았던 하나님이 지천에 두루 살아 있음을 깨우치게 되었다. 그 뒤로 성소은은 그러한 행복감을, 출가하기 전 신앙생활을 함께했던 기독교인을 포함한 다른 영적 동지들과 나누고파 승복을 벗고 환속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 자신이 영적 코스모폴리스탄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첫 발짝을 떼게 해준 <예수는 없다>의 저자 오강남 교수를 만나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다. 스스로 오강남 교수의 책을 하나하나 읽고 삶에 반영하며 '자율학습을 한 제자'라고 칭하는 성소은은, 그동안의 종교 순례 여정을 집필해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을 펴냈고, 6월 6일 오강남 교수의 생일을 맞아 자신의 첫 책을 스승에게 헌사하는, '헌정 출판기념회'를 마련했다.

한자리에 모인 개신교, 불교, 성공회, 원불교 인사들
 한자리에 모인 개신교, 불교, 성공회, 원불교 인사들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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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오강남 교수(좌)와 스승의 생일선물로 첫 책을 헌사한 성소은
 생일을 맞은 오강남 교수(좌)와 스승의 생일선물로 첫 책을 헌사한 성소은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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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수도사, 개신교 목사가 한자리에... 여기가 바로 지상 천국"

행사는 성해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김기호 명상학교 에스파보 교장의 축가로 시작되었다. 미산스님은 "사상이나 철학을 하는 것은 행복하게 사는 데 목적이 있는데, 저자 성소은은 생각으로 설계도를 짜는 데 그치지 않고 순복음교인에서 성공회교인으로, 비구니로 수행하면서 앎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라며 책을 통해 느낀 성소은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각을 만들고 틀을 짜려는 게 인간의 성향이지만 성소은은 이 책을 통해 종교 간에 각을 만들지 말고 둥글게 살자는 말을 하고자 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성소은의 헌정사에 오강남 교수는 "<예수는 없다>를 읽고 여러 반응을 보았지만 이렇게 극적인 삶의 변화를 일으킨 일은 없었다"면서 천하의 뛰어난 인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군자의 즐거움이라는 맹자의 말을 인용했다. 덧붙여 "스님, 수도사, 성공회신부님, 개신교 목사님이 한자리에 모여 이와 같은 일을 축하하는 이 자리가 바로 지상 천국으로 느껴진다"며 "생일날 이런 선물을 받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며 천국의 맛을 느낀다"고 했다.

축사를 맡은 김성곤 의원은 원불교인으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성소은에게 "기독교와 불교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주최해서 새로운 가치, 새로운 영성을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축사로 민영진 목사는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을 지은 성소은이 어느 하나로 종교적 정체성을 말할 수 없는, 성소은이자 클라라이자 광우 스님인 혼란을 지녔으나 그 자체가 소중한 모습"이라며, "무신론자이자 분석철학자 앤터니 플루와 기독교 철학자 게리 하버마스가 25년간 논쟁을 같이하면서 우정을 쌓게 된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종교와 입장이 달라도 서로 존중하고 알아가는 가운데 창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우이자 작가 명로진은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과 책에 관한 감사, 모인 사람에 대한 인사를 직접 찍은 동영상에 담아 보냈다.

책과 성소은에 관해 이야기하는 미산스님
 책과 성소은에 관해 이야기하는 미산스님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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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추천사를 써준 김진호 목사, 오강남 교수, 성소은
 책에 추천사를 써준 김진호 목사, 오강남 교수, 성소은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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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하는 김성곤 의원
 축사하는 김성곤 의원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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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참석한 50여 명은 환담과 다과를 함께 나누고, 오강남 교수의 생일을 축하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저자 성소은은 앞으로도 영성과 참선에 관한 집필을 계속하며 기독교, 불교, 가톨릭 등 여러 종교가 서로 대화하고 화합하는 데 목소리를 보태는 일을 하려고 한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헌정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헌정출판기념회를 마치고
ⓒ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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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소은, #오강남, #예수는 없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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