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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청와대가 경호처 부지(통인동·청운동 부지)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소유의 삼청동 땅(삼청장)을 맞교환하면서 재벌언론사 사주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청와대는 두 땅을 '등가교환'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홍 회장 측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1년 청와대 경호처는 97억 원 상당의 부지를 홍 회장이 2009년 40여억 원에 구입한 삼청장과 맞교환 해, 결과적으로 홍 회장은 2년이 채 되지 않아 50여억 원의 이익을 올렸다.

홍 회장이 소유했던 삼청장은 친일파 민영휘의 아들 민규식의 집으로 지난 2002년 민씨 후손에게 상속됐으나 세금체납으로 국세청에 압류됐다. 당시 감정가는 78억 원 상당이었다. 홍 회장은 2009년, 경매에 나온 삼청장을 감정가의 절반 수준인 40여억 원에 낙찰받았다. 삼청장이 청와대 인근에 있어 개인 주택 목적 외에는 거의 쓸모가 없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5차례나 유찰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경호처는 "홍 회장이 개인주택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해당 장소를 일반인들이 출입하는 전통교육시설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 매입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호에 그렇게 중요한 시설이라면 유찰돼 경매에 나왔던 때나, 홍 회장이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 구입했다면 50여억 원의 혈세 낭비가 줄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경호처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홍 회장이 통인동 부지를 받은 것 외에도 지하층 공사 허가 특혜까지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홍 회장이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받은 통인동 땅은 도로가에 접해 있어 '상당히 좋은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지만 옛 '창의궁' 터라 지하층 공사를 하려면 사전에 문화재청의 공사 허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인근 건물들은 지하층 공사가 불허된 것과 달리 홍 회장의 통인동 부지는 지하층 공사가 허가됐다. 이를 두고 홍 회장 측에 청와대가 특혜를 주고, 문화재청은 부실 심사를 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7일 '청와대와 홍 회장의 부지 맞교환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겨레> 신문과 <중앙일보>는 대조적인 보도행태를 보였다. 청와대와 홍 회장의 부지 맞교환 사실이 알려진 5일 유일하게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던 <중앙일보>는 7일, 의혹이 커지자 홍 회장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기사를 내놨다. 지면을 활용해 자사 회장 변호에 나선 것이다. 반면 <한겨레> 신문은 청와대 경호처의 늑장대응과 문화재청의 특혜의혹을 지적했다.

<청와대 소유 궁궐터 홍석현 회장에 간 뒤 지하공사 이례적 허가>(한겨레, 1면)
<청 경호처, 늑장부리다 홍석현에 수십억 차익 안겼다>(한겨레, 8면)
<내곡동 이어 이번엔 '삼청동 안가' 소동인가>(한겨레, 사설)

<한겨레> 신문은 7일 1면 <청와대 소유 궁궐터 홍석현 회장에 간 뒤 지하공사 이례적 허가>에서 "(통의동은)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가 즉위 전에 지냈던 궁궐 '창의궁'의 터로, 좀처럼 지하층 신축 허가가 나지 않는데도 문화재청이 이례적으로 지하층 공사를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기사는 "통의동 땅은 조금만 파내려가도 유물과 유구가 나오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5년 동안 종로구청에 지하층 신축허가가 신청된 것은 4건인데, 지하 유구가 나온 3건 가운데 '지하유구의 일부 복원·이전'을 조건으로 홍 회장 땅에게만 지하층 공사를 허용했다"며 '부실 심의 및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전말을 돌이켜보면 애초 자산관리공사가 이 집을 공매로 내놓았을 때나, 최소한 홍 회장 쪽이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라도 매입을 시도했다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청와대) 경호실이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혈세가 낭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호실이 동향을 몰랐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면서 "경호실이 기본업무를 소홀히 했거나 유력 언론사 사주 소유라는 이유로 눈치를 봤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가 교환형식으로 사들일 때 반드시 규정돼야 할 '용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면서 "사들여놓고 용도를 고민 중이라는 얘기"라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의 말과 달리 해당 장소를 '당선인 안가'로 사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대통령 당선인 안가 문제는 필요성 등에 대해 여론 수렴이나 최소한 국회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내곡동 사저 사들이듯이 비밀리에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경호처-홍석현 회장 땅 국유재산관리법 따른 등가교환>(중앙, 19면)

<중앙일보>는 7일 19면에 홍석현 회장의 해명과 반박을 자세하게 담은 기사를 내놨다. 기사 제목부터 '등가교환'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세차익'을 얘기하는 '일부 언론'의 주장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기사는 홍석현 회장이 삼청장을 경매로 사는 당시 헐값에 사들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동산이 얼어붙은 탓인지 경매가 5차례나 유찰됐다"면서 "(민씨 가문이 경매에 참여할 것을)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교환부지에 대해서는 "2개의 공인된 감정평가법인에서 감정평가"를 받았다며 "사실상 같은 가격으로 교환한 셈"이라고 주장하면서 "청와대와 토지 맞교환에 따른 어떤 특혜나 이득이 없었다"는 홍 회장 측의 해명을 적극 보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홍석현, #중앙일보, #통인동, #청와대, #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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