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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일했는데 해고가 웬말이냐. 원청 롯데는 고용을 보장하라."

 

16일 저녁 롯데백화점 창원점 옆 도로 쪽에서는 10여 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에서 시설관리를 맡아오던 비정규직들이 집단해고 되어, 116일째 천막농성·촛불집회를 벌여왔던 것이다.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롯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앞으로 이곳에서는 농성․집회를 하지 못한다. 법원에서 못하도록 한 것이다.

 

16일 창원지방법원 제11민사부(재판장 고규정)는 롯데백화점 측이 노조 지회를 상대로 냈던 '영업방해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노조 지회에 대해 백화점에서 100m 안에서는 농성·집회를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1회에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노조 지회에서 냈던 '집회방해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결정에 따라 노조 지회는 이날 오후 천막을 철거하고, 이날 오후 6시 30분 이곳에서의 마지막 집회를 가졌다.

 

조합원 계속 투쟁 다짐

 

조합원들은 계속 투쟁을 다짐했다. 차량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고 조합원들이 불렀던 개사곡 "빠이빠이 비정규직"(빠이 빠이야), "롯데갈매기"(부산갈매기)를 함께 불렀다.

 

이상구 노조 지회장은 "오늘 법원으로부터 이곳에서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문을 받았다. 해고는 살인이라고 했고, 롯데가 해고를 했는데, 법원이 자본의 편을 든 것"이라며 "10년 일해온 노동자를 잘라 놓고 반성하지 않는 롯데가 치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결정에 따라 앞으로 100m 떨어져서 농성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라며 "내일부터 시민들을 만나 악질기업인 롯데의 횡포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광훈 노조 위원장은 "롯데 동지들이 116일 동안 천막을 쳐놓고 농성해 왔다. 법원 결정이 내려졌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법은 대기업 편을 들고 힘 없는 노동자를 다시 거리로 내몰았다"면서 "100m, 1km, 100km 밖에서라도 롯데의 부당함을 알려나가면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대기업이 이윤을 내면 그 사회를 위해 쓰야 한다. 그런데 롯데는 비정규직을 잘라버렸다"면서 "단 한 번이라도 비정규직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좋은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일하던 그 자리에 가서 작업복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시설관리 위탁업체를 새로 선정했고, 새 위탁업체는 35명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과 비조합원 위주로 선별 고용승계하면서 민주노총 소속은 집단해고했다.

 


태그:#롯데백화점, #비정규직, #일반노동조합, #창원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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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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