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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돌아보는 실크로드 여행 길. 이번 여행의 출발지인 위구르 자치구 서쪽 마을 카슈가르에서 출발하여 타클라마칸 사막 공로가 시작되는 작은 마을 민펑[Minfeng, 民豐(민풍)]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 구간 중 가장 기대되었던 타클라마칸 사막. 마지막 오아시스 마을인 민펑에서 사막 횡단에 필요한 물품 구입을 마지막으로 약 512km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여행이 시작 된다.

오아시스 마을 민펑, 사막 여행을 준비하다

타클라마칸 사막 여행 출발 전 마지막 오아시스 마을 민펑에서 사막구간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타클라마칸 사막 여행 출발 전 마지막 오아시스 마을 민펑에서 사막구간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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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크로드 여정을 준비하면서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을 위해 자전거 세팅은 물론 야영에 필요한 텐트와 침낭 등 야영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출발했다.

사막구간이 시작되면 최소 닷새 동안은 현대 문명과는 안녕. 마지막 마을인 민펑에 들려 닷새 동안 사막구간 생활에 필요한 음식재료와 물 그리고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한 사람당 지니고 가야 하는 물의 양은 20리터, 거기에 쌀과 비상식량까지 싣고 나니 그 무게가 장난아니다.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 바로 옆에 사막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 바로 옆에 사막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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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사막여행. 민펑에서 벗어나 사막 구간이 시작되는 사막공로를 향해 힘차페 페달을 밟아나간다.

사막으로 향하는 우리에게 마지막 푸른 내음을 선물해 주는 것인지 푸른 풀과 풀을 뜯는 양들로 가득한 초원이 우리를 반긴다. 사막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 물은 물론이요 풀과 나무 그리고 생명의 향기가 가득하다.

중국 정부의 사막방지화 프로젝트

물과 비상식량을 가득 실고 사막으로 향하는 필자.
 물과 비상식량을 가득 실고 사막으로 향하는 필자.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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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렇지, 뜨거운 사막이 시작이네요."

혹시나 중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막 방지화로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로지르는 사막공로가 푸른 풀들로 가득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모래로 가득한 타클라마칸 사막이 시작된다.

머리 바로 위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열과 예고 없이 불어오는 모래폭풍으로 숨조차 편하게 쉬지 못하는 이곳. 짐은 한가득 실어 평소보다 3배 이상 묵직하지만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는 설렘으로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중국 정부에서 사막 방지화를 위해 타클라마칸 사막에 깔아 놓은 호수.
 중국 정부에서 사막 방지화를 위해 타클라마칸 사막에 깔아 놓은 호수.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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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사막에 풀이 자라고 있어요."
"응 중국정부가 사막 방지화로 사막공로 주변에 호수를 깔았어."
"오 규모가 장난이 아니겠네요. 그래도 풀이 보이니 조금은 안심이네요."

중국 최대 사막 타클라마칸. 재미있는 것은 녀석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중국정부에서는 사막방지화를 계획하고 타클라마칸 사막의 일부 지역을 호수와 연결하고 식물을 심었는데 아직 성과가 좋지는 않다. 일부 지역은 풀들로 하여금 사막 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고 있다.

비내리는 사막, 나름 운치있네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만난 장대비.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만난 장대비.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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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막 여행을 반겨주는 것일까?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로 숨 초자 쉬기 어려운데, 하늘 한쪽에 먹구름이 끼더니 이내 장대 같은 굵은 비가 쏟아진다.

금세 아스팔트 도로는 물론 사막 모래를 적신다. 사막에서 비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터라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데, 황량했던 사막이 비 때문에 좋은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노란 모래가 비로 인해 붉게 변한 사막 모습, 모래 바람이 날리지 않아 그런지 나름 운치있다.
 노란 모래가 비로 인해 붉게 변한 사막 모습, 모래 바람이 날리지 않아 그런지 나름 운치있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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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람은 시원한 바람으로, 뜨거운 햇살은 구름에 가려진 그늘로, 무엇보다 노란 모래로 가득했던 사막이 분위기 좋은 붉은 사막으로 변신하였다.

테이블만 있다면 사막 한쪽에서 앉아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은 꽤 괜찮은 분위기. 마치 외출 전 뜨거운 물로 목욕한 듯 붉게 물들 사막의 모습이 지금까지 보았던 모습과는 다르기에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그 모습이 고상하면서도 우아한 멋이 살아있다.

해가 있어야 더욱 빛나는 사막

뜨거운 지열과 빗물이 만나 뜨거운 수중기가 우리를 괴롭힌다.
 뜨거운 지열과 빗물이 만나 뜨거운 수중기가 우리를 괴롭힌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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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막의 운치를 즐기기에는 가야 할 여정이 많이 남은 지금. 아쉽지만 쉬지 않고 괴롭히던 태양을 피해 조금이라도 전진하기로 하고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타클라마칸 사막.

10분도 지나지 않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사막. 미치도록 덥지만 역시 사막은 뜨거운 게 가장 잘 어울린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사막. 미치도록 덥지만 역시 사막은 뜨거운 게 가장 잘 어울린다.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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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하늘에서 내린 물줄기를 하늘로 돌려보내고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온 타클라마칸 사막. 마치 빗줄기에 즐거워했던 나를 비웃듯 아스팔트 도로 위에 모래로 그림을 그리며 뜨거운 열기를 쏟아낸다.

비록 지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아까 수증기로 가득했던 도로를 달릴 때보다는 괜찮은 상황. 잠시 목 아래로 내려놓았던 보호대를 입 위로 걷어 올리며 변하는 상황에 따라 자신을 합리화시키려는 나 자신에게 쓴 미소를 전한다.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맞이하는 첫 일몰.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맞이하는 첫 일몰.
ⓒ 오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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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빗줄기와 욕이 절로 나올 정도로 뜨거운 사막 열을 맛보여준 타클라마칸. 오늘 역시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왔던 여정보다 마음이 홀가분하다.

뭐라고 형언할 수 없지만, 만족스러운 오늘. 야영지를 찾으며 사막에서 만난 태양에게 감사함을 전달하고 조용히 속삭인다.

"고마워, 내일도 부탁해. 비를 또 내려주면 더 좋고. 난 괜찮다."

덧붙이는 글 | 2011년 7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다녀온 여행입니다.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행, #자전거여행, #사막여행, #타클라마칸,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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