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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지시한 학생 징계사항 학교생활기록부(NEIS, 생기부) 작성과 '요보호' 학생의 가족 직장정보 수집 활동은 2003년 국무총리실 산하 교육정보화위원회에서 금지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본 내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해 국가인권위원회도 해당 정보 수집 행위에 대해 '인권 침해' 결정을 내린 뒤 교과부에 관련 내용을 NEIS에 등재하지 않도록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3년 5월 12일 발표한 결정문.
 국가인권위원회가 2003년 5월 12일 발표한 결정문.
ⓒ 국가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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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무총리실과 교과부는 올해 1월 학교폭력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학생 징계사항을 생기부에 기록 뒤 10년간 보관토록 하고 3월 말에는 '요보호' 학생의 가족과 지인 등의 정보 수집 내용을 담은 '학생 생활 도움카드' 작성을 지시한 바 있다.

생기부에서 '선도학생관리' 항목은 우선 제외했는데

8일 교과부와 국가인권위, 전교조 등에 따르면 2003년 7월 발족한 국무총리실 산하 교육정보화위원회(위원장 이세중)는 생기부 기록 항목 가운데 '선도학생관리'(징계구분, 징계사유, 징계내역 등) 항목은 우선 제외하고 학생의 기족 직장 기록 등도 빼기로 같은 해 12월 15일 '사회적 합의문'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생기부에서 '선도학생관리' 항목과 학생징계 관련 내용은 일체 존재하지 않았다.

교육정보화위는 이 당시 생기부 정보화에 대해 '학생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논란이 크게 일자 정부가 국무총리실 산하에 둔 사회적 합의기구로, 교과부와 정보통신부를 비롯하여 전교조, 한국교총 등 보혁단체 추천 인사 25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위원으로 활동한 김학한 당시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생기부의 선도학생관리 항목은 그 때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로 인식해 우선 제외하기로 사회단체는 물론 정부 관계자 모두가 합의한 내용"이라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올해 교과부가 당시 사회적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김승익 창의체험활동지원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당시 사회적 합의와 관련해서는 노코멘트"라면서도 "올해 학교폭력근절대책에 따른 생기부 작성 방안도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3년 5월 12일 학생 징계 등을 담은 생기부의 '선도학생관리' 항목을 정보화에서 제외하도록 결정문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권고문을 교과부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정문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생기부의 교무·학사 영역을 NEIS에서 빼도록 권고하면서 '선도학생관리' 항목에 대해 다음처럼 검토 의견을 내놨다.

"세계 각국의 프라이버시 관련법은 형벌 등의 기록을 건강과 관련된 기록과 함께 가장 민감한 정보로 취급. 본 항목은 이에 상응하는 민감한 정보임."

15개 교육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학생 징계기록 관련 진정서를 냈다.
 15개 교육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학생 징계기록 관련 진정서를 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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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도 이미 '선도학생관리 항목' "인권 침해"

강영구 전교조 정책법률국장(변호사)은 "최근 가해학생의 징계사항 또는 상담치료사항 등을 기록하도록 한 교과부의 방침은 종래 인권위 권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면서 "나아가 이들 정보를 최장 10년간 보존하고 대학진학, 취업 등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교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15개 교육시민단체는 지난 6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학생 징계에 대한 생기부 기록과 학생생활 도움카드제 시행은 인권을 침해하고 헌법을 위배했다"면서 진정서를 냈다.

진정서에서 이들 단체는 "징계사항을 10년간 생기부에서 기록하고 '요보호' 학생의 상담치료사항을 전 학년 동안 누적 관리토록 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자기정보결정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조사관을 배정하고 2∼3개월 안에 조사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학생사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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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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