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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이해찬의 정석정치> 10회에서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이해찬의 정석정치> 10회에서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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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는 정치적으로 딱 가운데...개혁노선 함께할 사람 "

이해찬 전 총리(민주통합당 상임고문)가 최근 불거진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의 4.11총선 공천문제와 관련해 "현재 트위터나 외부에서 김 대표의 정체성을 문제삼는 논란은 문제인식의 핀트가 한참 빗나간 것"이라고 평했다. 이 전 총리는 또 보좌관의 정치자금수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닌 보좌관의 과실로 인해 공천배제가 된다면 추후 구제할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2일 오마이TV와 팟캐스트로 공개된 <이해찬의 정석정치>(오연호가 묻고 이해찬이 답하다) 11회에서 "지금 외부에서 김진표 대표가 문제제기를 받는 이유는 조용환 헌법재판관의 인준을 무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일차적으로는 김 대표의 자질이나 공천여부가 아니라 애당초 투표를 부결시켰던 새누리당의 행태를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표는 헌법재판관의 다양성을 주기 위해 야당 쪽 추천후보가 나왔던 거라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표로 부결시킬 상황이 아니었는데, 마침 민주당에서 10명 이상이 투표에 안 나오는 바람에 논점이 이상한 곳으로 가버린 것"이라며 "그렇게 부결시킬 거였으면 당초 야당에 추천권을 주지도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김진표 대표는 중도보수부터 개혁까지 다양하게 들어 있는 민주통합당의 스펙트럼 속에서 정치적으로 딱 가운데 지점에 있어 충분히 민주당의 개혁노선과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에 대한 공천 심사는 "그간 해온 의정활동과 다면평가, 여론조사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로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구제해줘야 하는 사례"

한편 당에서 공천심사의 기준으로 강조한 '도덕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 전 총리는 "현재 보좌관의 불법 정치자금수수 혐의로 재판 계류 중인 임종석 사무총장은 구제해줘야 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는 "보좌관이 돈 받은 것을 알지 못해 일일이 관리책임을 묻는다면 어떻게 공직생활을 하나, 도덕적 책임이라면 몰라도 법률적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해찬의 정석정치>에서는 여야의 공천 신청 현황과 심사 기준을 심층분석하고 야권연대와 전략공천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 전 총리는 전략공천을 포함한 모든 공천작업이 3월 중순경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결국 야권 단일화구도 성립여부와 민주통합당 공천의 혁신성이라는 두 가지의 성사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해찬의 정석정치> 중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문제와 관련한 문답이다.(전체 동영상은 오마이TV와 아이튠즈의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연호 대표(이하 오) : 이번에 여러 가지 기준으로 심사를 할 텐데,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단도 성명으로 얘기했고 언론에서도 보도했듯이 '정체성'과 '도덕성' 문제가 심사의 핵심 아닙니까. 그 정체성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김진표 현 원내대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보 개혁성향의 상당수 논객들은 '김진표 원내대표가 개혁성향과 거리가 머니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 내부 일부 현역의원들은 현실론을 들어 김진표 공천을 주장하는데, 총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 김진표 원내대표가 최근 문제제기를 받는 이유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국회 동의절차 인준이 무산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민주당이 그동안 조용환씨를 오랫동안 후보에 추천했었거든요. 야당에 추천할 몫을 주는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다양성을 주기 위해서였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표로 부결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기들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부결을 시킬 거였으면, 처음부터 야당 의원에게 몫을 주면 안 되는 거죠.

그만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했던 건데, 부결이 되고 민주통합당에서도 10명 이상이 투표에 불참했었죠. 그 바람에 '민주통합당이야말로 100% (조용환 가결을) 관철시키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새누리당의 공격을 받으면서 논점이 이상한 데로 가버렸습니다. 새누리당의 행태 자체를 더 문제삼았어야 되는건데 그건 조금 제기하다가 말아버리고, 민주통합당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한 것으로 문제를 몰아가는 건 사실상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진표 대표의 공천을 줄거냐 말거냐'는 사실상 별도의 문제입니다. 따로 심사받아서 다른 의원 평가하듯이 똑같이 평가해서 판단하면 되는 거죠.

오 : 총리님께서 만약 공천심사위원이시라면 김진표 대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셨을 것 같습니까?

이 : 저라면 우선 조용환 재판관 문제를 잘못 처리한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판단의 미숙함 때문이니 그 부분을 지적했을 겁니다. 그 다음에 김 대표가 그동안 해온 의정활동을 다면평가 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그 지역 지지도가 얼마 나오는가를 본 뒤, 정체성 부분에서 지금까지 해 온 여러 정치적 발언이나 입법활동을 평가하겠죠. 그렇게 전체적으로 봐서 일반의원들보다 평점이 아래면 공천을 못 주는 것이고 높으면 공천을 줘야 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객관적인 지표로 해야 하는 것이지 주관적인 자기 희망으로 하면 안되는 것이죠.

오 : 트위터나 SNS상에서 '김 대표에게 공천을 주지말라'는 일부 흐름이 있다고 치더라도 냉정히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이 : 그렇죠. 그런 식으로 공적인 일을 판단해야지, 일시적으로 여론이 '팡 터진' 현상으로 판단하려다 보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거죠. 공적인 일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조건과 근거를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오 : 총리님께서 김진표 의원의 정체성을 지켜보셨을 때, '민주통합당 내에 그런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조금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니 민주통합당을 개혁성향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 : 민주통합당 스펙트럼은 경제관료와 같은 원로들은 중도보수에 가깝고, 개혁적인 세력은 거의 전 민주노동당에 가까운 분들도 있습니다. 다양합니다. 그래야 실제로 당을 유지할 수 있는 거죠. 그 스펙트럼 중에서 김 대표는 제가 볼 땐 완전한 오른쪽도 아니고,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딱 가운데쯤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정체성으로 보자면 그분만도 못한 분들도 많죠(웃음). 민주당 성격이 중도보수적인 분부터 중도개혁적인 사람까지 고루 있는 당이니까요.

"조용환 부결은 새누리당 잘못...공격 지점 잘못 잡았다"

오 : 일부에서 김진표 대표를 '상습적 인물'로 내세우면서 '김진표를 공천주지 말아야 개혁공천이다'는 주장을 하는 건 총리님께서 보시기엔 포인트가 엇나갔다는 말씀입니까?

이 : 네, 그것은 외려 그걸 부결시킨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없이 공격 핀트를 잘못 잡고 있는 거예요. 헌법재판소의 소수 의견은 다양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야당이 추천한 사람들이 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관철시키지 못한 건 김 대표의 잘못도 있지만 사실 새누리당이 훨씬 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오 : 김진표 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조용환 뿐 아니라 한미FTA 때의 자세와 과정까지 보면서 '너무 오른쪽에 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요.

이 : 그건 아닙니다. 한미FTA는 당시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것 아닙니까. 당시 민주당은 재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었죠. 일부에서는 전면 폐기해 버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민주당의 당론은 다시 집권해서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폐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논점에서 본다면 김 대표가 크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막는 과정에서 처절하게 막지 못했던 점들이 좀 아쉬운 대목이죠.

오 : 정리하자면, 총리님께서 만약 최고위원 중 한 명이라면 '김 대표는 정체성으로 보면 민주당의 가운데 정도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그걸 가지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하시는 거네요?

이 : 그렇죠. 민주통합당 80명 의원 중에서도 사실 앞으로 정체성만 보고 말한다면 '민주당과 함께 해선 안될 의원'들이 여러 명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본인들도 이번에 안 하시려는 것 같고요. 민주통합당은 지금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 '보편적 복지' 등을 내세우며 보다 개혁적인 노선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예전 민주당 플랜에 비하면 많이 개혁적으로 바뀐 거죠.

오 : 즉, 김진표 대표는 개혁적 민주당 노선과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 그렇죠.

오 : 또 어려운 문제가 바로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그 기준을 엄격하게 해야 된다는 건데요. 예시로 임종석 사무총장의 경우 지금 재판 계류 중인데,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이 : 그 점에 대해 오늘 '혁신과 통합'에서 성명을 내면서 이렇게 정리한 대목이 있습니다. "확정판결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없이 사실관계가 확인된 경우에는 공천을 해선 안된다"는 말인데요. 그런데 임종석 총장처럼 본인이 한 게 아니나 '보좌관 관리를 못한 책임'이 있다면 사실의 다툼의 여지가 많이 있는 거죠. 이 케이스는 당연히 구제해줘야 하는 케이스죠. 보좌관이 돈 받은 것을 알지 못해 관리책임을 묻는다면 어떻게 공직생활을 합니까. 제가 가령 총리실 때만 해도 비서진이 80명 가까이 되었는데, 그 중 어떤 공무원이 돈 받아 먹는 것을 총리가 책임지라고 한다면 도덕적 책임이라면 몰라도 법률적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김지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이해찬의 정석정치, #이해찬 전 총리, #조용환,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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