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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요구...법법자라 매도 펄쩍 뛰는 <조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3년 전 용산참사와 관련해 복역 중인 철거민 8명에 대한 특별 사면을 공식 건의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용산 4구역 철거 현장 화재 사고로 구속된 8명 전원의 사면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달 18일 용산참사 3주기를 맞아 열린 북콘서트에서 용산참사로 가족과 이웃을 잃은 철거민들을 위로하고 행정 책임자인 서울시장으로서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이 대통령에게 특별사면 청원서를 냈다. 당시 농성 참여자 이충연 전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등 철거민 8명은 특수공무방해치사 혐의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고 3년째 복역 중이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4가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경찰의 살인 진압 과정에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참극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로 생계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하자, 경찰은 철거민들과 대화나 협상도 없이 농성 시작 25시간 만에 강제 진압을 자행했고 이는 참혹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용산참사 이후에도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과격 시위 엄단"만 강조했고, 사건 발생 355일 만에야 겨우 희생자 5명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법원도 검찰이 수사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농성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참사의 책임을 전적으로 철거민에게 돌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용산참사와 관련해 "경찰력 행사가 위법의 단계였다"는 의견을 밝혔고,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아이린 칸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용산참사 현장을 찾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세 차례의 특별사면이 있었지만, 용산참사의 철거민들은 한 명도 사면 대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반면에 생계형 민생사범뿐 아니라 각종 건설 과정에서 행정제재를 받은 개발업자들은 대거 면죄부를 받았다. 더구나 3년 전 참극이 벌어진 장소는 재개발 건설 추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어 농성자 가족들을 분노케 한다.

한겨레신문은 박원순 시장이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을 건의했다며,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발생한 참극에 책임이 있는 정부가 이제라도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장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공식 건의>(한겨레, 2면/8일)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더는 외면 말라>(한겨레, 사설/8일)

8일 2면 기사 <서울시장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공식 건의>에서 박 시장의 사면 건의 소식을 보도하면서 박 시장이 "8명의 철거민은 범법자이기 전에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생계 터전을 잃고 겨울철 강제 철거의 폭력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못하고 절망했던 사회적 약자"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 한쪽에서도 삼일절 특사에서 이들을 사면하자는 기류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설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더는 외면 말라>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면권을 세 차례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비리 혐의에 연루된 정치인, 경제인, 전직 고위관리 등도 빠짐없이 '사면의 은총'을 입었지만, 용산참사 철거민들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용산참사가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철거민들의 항의 시위에 경찰이 사전 대비도 제대로 안 하고 무모하게 진압 작전을 펼치다 빚은 참사"라면서 박원순 시장과 자승 스님의 지적이 백 번 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정부의 "씻을 수 없는 원조요 업보"인 용산참사의 구속자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건의>(경향, 16면/8일)

경향신문은 8면 기사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건의>에서 박 시장이 이 대통령에게 용산참사 구속자 8명의 사면을 건의했다고 전하면서, 박 시장이 "용산 사고로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사는 그들에게 사고의 모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건의 이유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현 정권 초반 생계형 시위 과정에서 일어난 대표적 사건'인 용산참사 구속자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고, 당시 경찰 살인진압을 지휘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선일보는 용산참사로 숨진 경찰관 아버지의 인터뷰를 1면에 실으며 박 시장의 사면 건의에 노골적으로 반발했다. 또 용산참사 구속자들은 '불법 폭력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살인진압으로 비극을 초래한 경찰의 잘못이나 무분별한 재개발을 밀어붙인 서울시와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용산사건 범법자들 사면요구한 박원순 시장 경찰 아들 잃은 내겐… 한마디 사과도 없다">(조선, 1면/8일)
<3명이 철거민 아닌 외부인 경찰에 화염병·인화물질 투척>(조선, 10면/8일)

8일 1면 기사 <"용산사건 범법자들 사면요구한 박원순 시장 경찰 아들 잃은 내겐… 한마디 사과도 없다">에서는 용산참사 당시 진압에 나섰다 숨진 김남훈 경사의 아버지 인터뷰를 실었다. 기사는 김 경사의 아버지가 박 시장의 사면 요청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찰과 경찰 가족을 무시하고 범법자를 옹호하는 서울시장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경사의 아버지가 경찰과 경찰 가족에게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범법자들을 석방하라고 요청하는 박원순 시장에 대해 '시위하고 난리치는 일부 정치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10면 기사 <3명이 철거민 아닌 외부인 경찰에 화염병·인화물질 투척>에서는 '박 시장이 사면을 건의한 8명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방화 등 9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어 복역하고 있다', '8명 중 3명은 용산 4구역 철거민이 아니라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등 외부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용산참사가 '불순한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인한 폭력'인 양 몰아갔다. 또 '세녹스·염산·등유·LPG 가스통' 등 위험 물질을 준비해서 화염병으로 불을 내고 벽돌을 던져 유리창을 깼다면서 농성자들의 폭력성을 다시 부각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철거민들이 위험 물질을 가지고 망루에 올라가 농성할 수밖에 없었던 벼랑끝 처지나 인명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무모하게 강경 진압을 서둘렀다는 사실 등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동아일보는 박 시장이 용산참사 구속자들의 사면을 요청했다며 이에 대한 찬반 입장을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 8명 사면요청>(동아, 3면/8일)

동아일보는 3면 기사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 8명 사면요청>에서 박 시장의 사면 요청을 놓고서 "초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비난과 서민의 고통을 이해한 조치라는 찬성 의견이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면 건의에 대해 "순직한 경찰 특공대원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다"는 반대 의견과 "사회적 약자의 싸움이 범죄가 될 수 없다"는 찬성 의견 등 누리꾼들의 댓글들을 인용했다.

2. '불법 파업' 비난하던 조중동, MBC 파업엔 침묵

MBC 구성원들이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정권의 방송'이 된 MBC를 바로 세우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되찾기 위해 총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30일부터 MBC 노동조합이 '공정방송 쟁취',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MBC 기자회도 1월 25일부터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파업 사태를 야기한 김재철 씨를 비롯한 사측은 불법 정치 파업을 엄단하겠다며 노조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

'공영방송 MBC'를 바로 세우기 위한 MBC 구성원들의 총파업이 열흘을 넘겼고, 뉴스 제작 거부는 보름째다. 하지만 지금까지 조중동은 MBC 노조의 파업을 철저하게 무시·외면하고 있다. 보름 동안 MBC 기자회의 제작 거부와 MBC 노조의 파업 관련 보도는 조선일보가 단 1건, 중앙일보가 3건, 동아일보가 2건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한겨레신문 19건, 경향신문 15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표] 참조). 조중동은 그나마 관련 기사 배치도 지면 하단 구석이었다. 보도 내용 역시 제작 거부나 파업 소식만 간단히 전했다.

평소 노동자 파업에 거품을 물며 비난에 앞장서 온 조중동이 유독 MBC 파업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혹 MBC 파업 사태가 조중동이 소유한 시청률 0%대에 허덕이는 종편 방송 시청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라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조중동이 'MBC 영향력 축소'를 바라는 속내를 이런 식으로 드러낸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MBC총파업 보도 건수 비교
 MBC총파업 보도 건수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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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총파업…무한도전·나가수 결방>(조선, 11면/1월 31일)

조선일보는 1월 31일 11면 기사에서 "MBC 노조가 30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무더기 결방 사태를 빚게 됐다"고 전했다.

<MBC기자회 제작 거부 돌입>(중앙, 10면/1월 26일)
<MBC 노조 30일 오전 6시 총파업 예고>(중앙, 6면/1월 28일)
<MBC 노조, 사장 퇴진 요구 총파업>(중앙, 18면/1월 31일)

중앙일보는 1월 26일 10면 기사에서 MBC 기자회가 보도 책임자 교체를 요구하면서 25일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1월 28일 6면 기사에서는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전했으며, 1월 31일 18면 기사에서는 총파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MBC기자회 제작 거부, 뉴스프로그램 축소 편성>(동아, 12면/1월 26일)
<MBC노조 총파업… 사측 "불법파업 책임 묻겠다">(동아, 12면/1월 31일)

동아일보는 1월 26일 12면 기사에서 MBC 기자회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제작 거부에 들어가서 뉴스 프로그램이 파행 운영됐다고 보도했다. 1월 31일에는 12면 기사에서 MBC 노조의 총파업으로 일반 프로그램 방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김재철 사장이 "불법 파업에 동참하는 사람들에 대해 엄격한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MBC 기자들의 제작 거부와 MBC 노조의 파업 소식을 15일 동안 총 19건의 기사를 통해 중요하게 다뤘다. 파업 진행 상황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짚었고, 칼럼 등을 통해 파업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지 목소리를 전했다.

2월 6일 1면 기사 <"윗선 의도대로 짜맞춰진 기사 수없이 항의했지만 묵살당해 더는 물러설 자리가 없습니다">는 MBC의 젊은 기자가 왜 제작 거부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를 시청자에게 고백하는 글이었다. 1월 25일 사설 <제작거부와 불신임 대상으로 추락한 MBC·KBS>에서는 잘못된 방송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문화방송 경영진을 질타하면서 침묵과 왜곡, 불공정으로 얼룩진 방송 환경을 바로잡고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월 4일 사설 에서는 MBC 파업의 원인이 "김재철 사장의 정권 편파적 불공정 방송" 때문이라 지적하고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노조원들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김 사장의 조속한 사퇴를 요구했다.

경향신문도 MBC 기자회의 제작 거부와 노조 파업 관련 기사를 15일 동안 총 15건 보도하면서, MBC 파업의 배경과 진행 상황, 지지 목소리를 실었다.

2월 2일 사설 <김재철 MBC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 맞나>에서는 계속되는 파업에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재철 사장에 대해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신이며, 시청권을 박탈당한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장은 노조의 파업을 '정치 파업'이라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사실상 "대통령과의 인연 덕에 사장 자리에 올라 왜곡·편파 방송을 지휘한 그야말로 '정치 사장'"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조중동, #한겨레, #경향, #용산참사,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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