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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할인마트 행복'에서 근무하고 있다. 필자의 친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인연이다.

 

그런데 지난 8월 14일, 어느 고객이 사비니 음식점이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동양파라곤 지하에 '세계를 지배한 영국과 그 유명한 삼성'이라는 대기업의 등을 업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라는 대형마트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서민들의 생활이 자꾸 위축되어가는 마당에 최근 국회에서 SSM법과 상생법, 유통법이 통과되어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터라, 필자도 성남시청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시장에게 바란다라는 코너에 'SSM법안이 휴지조각이란 말인가?'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성남시장님 앞으로 개인 사업자를 보호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8월 14일)을 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8월 16일 성남시청에 근무하는 박아무개 담당 공무원이 필자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왔다. 박아무개 공무원은 SSM법안의 취지를 말하며 성남시의회의 조례를 통과하여 실질적으로 법이 발효되려면 10월 말경이나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에서는 보호해야 할 전통시장을 지정하여 반경 1Km 내에는 대기업의 마트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홈플러스가 들어선다는 소문의 자리는 1Km가 약간 넘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방법이 없느냐'고 묻는 필자의 말에 박아무개 공무원은 SSM법안이 강제성이 없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인 윤아무개씨의 연락처를 이메일로 알려주어 그분을 통해 들어오는 대기업과 영업에 대한 것을 상호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 담당 공무원은 그 소문이 실제로 들은 바 없다면서 그곳을 바로 확인하여 그 소문이 사실인지 연락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박아무개 담당 공무원은 문제의 그 장소를 확인하겠다고 갔다. 필자는 그 공무원이 가르쳐준 대로 조정신청을 내고 입점할 홈플러스 담당자를 만나 조정을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수차례 성남시청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답변을 했는지 열어보니, 그 다음날 간단하게나마 답변을 보내주겠다는 담당 공무원의 답변은 없었다. 그로부터 6일 뒤 8월 22일 답답한 필자가 성남시청에 들어가 보나 답변이 올라와 있었는데, 그 답변의 내용의 핵심은 민원인이 지적한 장소는 전통시장에서 1Km 밖이라는 것만 적혀 있었다. 더구나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준다고 했는데 그것도 없었다. 필자는 그 민원에 대한 답변 평가란에 '매우불만'이라고 표시했다.

 

그리고 필자가 의심이 되어 홈플러스가 입점한다는 위 주소지의 동양파라곤 지하에 수차례 가서 보고 거기 공사를 하고 있는 담당자를 만나 물어보니 사바니 음식점을 수리할 뿐이라고 했다. 더구나 하얀 천으로 둘러막아 놓은 자리에 버젓이 사비니음식점을 수리한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글까지 써붙여 놓아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대기업의 대형마트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위장 작업하여 하루아침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의심이 되었으나 달리 알아낼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8월 26일 금요일 정오 무렵 그 담당 공무원의 전화가 왔다. "홈플러스가 입점한다"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의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지 않고 이게 뭐냐고 항의하자, 그제야 이메일로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8월 26일 오후 15:44분 박아무개 공무원이 이메일이 왔다.

 

필자는 부랴부랴 거기 적혀진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의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회장은 거기 없었다. 겨우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며 대기업이 들어온다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윤 회장은 "나도 같은 처지인데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만나자는 필자의 말에 윤 회장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만 근무하고 토요일 일요일은 쉰다는 것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나 만나자는 것이었다.

 

필자는 다시 성남시 분당구의 지역구 국회의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 사무실로 가서 거기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만나 위 사실을 호소했다. 대답은 방법은 알아보겠지만 힘없는 당이라서 힘없는 서민을 도울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27일) 우리 할인마트 행복의 직원 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일 (8월 28일 일요일)가 오픈한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그곳에 뛰어 가보니 여전히 공사알림 내용은 흰천에 사바니공사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많은 돈을 들여 에스컬레이터를 새로 설치하고 공사 현장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게 틀어막고 비밀리에 공사를 하더니, 그 안에는 곧 달아 올릴 그 홈플러스 간판이 떡하니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친근한 이웃 홈플러스가 되겠습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상품진열대에는 새로운 물건 진열이 한창이었다.

 

오는 29일 월요일 오전에 조정 신청을 내려고 했는데…, 그 박아무개 공무원이 이메일로 보내준 조정신청서는 휴지조각이 된 것이 아닌가! 그리고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회장과의 월요일 약속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내일(28일) 삼성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당당하게 오픈을 할 것인가! 박아무개 공무원과 성남시 슈퍼마켓협동조합 윤아무개 회장은 이미 일요일에 홈플러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오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SSM 법안, 상생법, 유통법 국회 통과, 얼마나 훌륭한 서민을 위한 정책인가! 담당 공무원 얼마나 훌륭한 목민관인가! 슈퍼마켓협동조합회 얼마나 훌륭한 서민의 단체인가! 민주당 얼마나 훌륭한 서민을 위한 정당인가!

 

이 훌륭한 것들이 필자의 주변에 가득한데 왜 이렇게 자꾸 울먹거려지고 마음이 허전할까. 이 땅에서 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이런 것이란 말인가. 세계사를 배울 때 위대한 대영제국을 배웠고, 대기업 삼성이 이 나라의 당당한 대표기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실상은 바로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그리하여 오늘 필자는 이렇게 스스로 자신에게 말했다.

 

'나는 귀신에게 속았다!'

 

혹여 필자와 같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약한 서민 대중을 위하여 필자와 같은 전철을 밟지 말기를 바라는 간곡한 마음으로 그 내용을 여기 적어 남긴다.

 

덧붙이는 글 | 정말로 진실을 알리는 정론 언론이라면 이 땅의 약자인 서민 대중의 아픔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태그:#SSM법, #상생법, #유통법, #민원, #삼성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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