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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씨 블로그.
 정지혜씨 블로그.
ⓒ 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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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연방대통령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5m 높이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24일로 231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한테 격려 서한을 보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독일 유학생 정지혜씨가 독일 연방대통령한테 편지를 보내고, 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학생 정지혜씨는 지난 10일 독일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냈으며, 23일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아네테 카이저)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정씨가 독일 연방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와 받았던 메시지는 블로그(http://blog.naver.com/crisium/30116455217)에 "독일 대통령 연대 서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 및 4차 희망버스에 부쳐"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올라와 있다.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은 서한에서 "대통령의 정무담당으로서 답장을 드리는 일을 제가 대신하게 되었다"며 "모든 민주주의 체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노동자 인권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시키는 일을 실현하는 것은 이에 상응하는 의식 수준 및 사회 전반의 변혁의 의지, 또한 입법기관인 의회의 법안 추인 능력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201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사회부문의 이슈가 중요한 주제일 것"이라며 "때문에 노동자 인권이 향후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현재 대통령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은 "김진숙 지도위원님, 그리고 대한민국의 노동자 인권 강화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여러분, 여러분께 큰 성과가 있으시기를 기원"한다며 "내년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이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가져다 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불프 연방대통령은 지난 2010년 6월 30일 연방총회의에서 선출됐다. 연방대통령은 독일 연방공화국 최고 수반으로, 헌법기관인 연방회의에서 선출된다.

경찰이 '3차 희망버스'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행진을 불허한 가운데,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봉래언덕길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자. 김 지도위원이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하고 있다.
 경찰이 '3차 희망버스'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행진을 불허한 가운데,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봉래언덕길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자. 김 지도위원이 손을 흔들며 답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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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 "놀랍고 감동적이다"

독일 연방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놀랍고 감동적이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 대통령과 정부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대해 외면하고 무시하는데, 다른 나라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 주어 놀랍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독일은 노동조합 활동이 일반화 되어 있고, 광범위하게 되어 있다. 노조에 대한 혐오감이 없다는 게 대통령의 편지를 통해 다시 확인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옳니 그르니 하면서 이념적으로 보고 있어 문제 해결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리해고를 노동자의 삶의 문제로 봐야 하는데, 우리는 좌우 이념의 문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한다. 부당한 정리해고에 대해 바로 해고자들을 복직키시고 해고 철회를 하면 '공정사회'나 '공생'이 가능하다"며 "그런데 우리 정부는 말과 실제가 다른 것 같다. 정부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오랫동안 방치하면서 더 논란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독일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유학생 정지혜씨는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람이다. 트위터를 하면서 한 두 번 인사를 주고 받았다. 하여튼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애틋하게 생각하는 분이다"라며 "처음 트위터로 메시지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독일어로 되어 있어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설마 싶었다. 나중에 번역본을 보고 더 놀랐다.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노동조합과 정리해고를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85호 크레인에 대해 한진중공업 사측이 전기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오래 전부터 전기 공급을 오늘내일 할 것이라고 했는데 계속 미루고 있다. 지난 국회 청문회 때도 전기 공급을 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속했던 전기 공급도 하지 않고 있으니 불신이 쌓이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회사가 약속을 어기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전국민 앞에서 한 약속도 쉽게 어겨버린다. 그렇게 하다 보니 노사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연방대통령 서한 "큰 성과 거두기를 기원한다"

다음은 23일 정지혜씨 앞으로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에서 보낸 메시지 전문이다.

대한민국의 노동자 인권 전반 상황, 특히 김진숙님의 투쟁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독일 연방대통령께 보낸 서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통령의 정무담당으로서 답장을 드리는 일을 제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 인권과 이의 이행을 촉구하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그녀의 투쟁을 지지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연대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의 의회와 공론의 장에서는 다양하고도 첨예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민주주의 체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노동자 인권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시키는 일을 실현하는 것은 이에 상응하는 의식 수준 및 사회 전반의 변혁의 의지, 또한 입법기관인 의회의 법안 추인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제게 알려진 대로라면,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201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사회부문의 이슈가 중요한 주제일 것으로 압니다. 때문에 노동자 인권이 향후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현재 대통령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님, 그리고 대한민국의 노동자 인권 강화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여러분, 여러분께 큰 성과가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이루는 근간이 이 성과에 대한 기본 전제조건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저는 내년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이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가져다 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아네테 카이저 독일 연방대통령 정무위원실.

정지혜씨가 보낸 편지 "연대해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다음은 지난 8월 10일 독일 유학생 정지혜씨가 독일연방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 전문이다.

존경하는 독일 연방대통령님께. 오늘 저는 이 편지를 통해서 독일연방대통령님께 대한민국의 노당자인 김진숙 지도위원의 투쟁 상황을 전하고, 대통령님의 연대를 호소하고자 합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비인간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인가능로서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홀로 35미터의 크레인에 올라 현재 217일 동안의 외로운 투쟁을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 및 사실 정황은 아래 첨부한 독일언론의 보도내용에서 취하실 수 있습니다.
http://taz.de/Streik-in-Suedkorea/!75874/
http://tangur.wordpress.com/2011/06/

2011년 1월부터 51세의 여성인 김진숙 지도위원님께서는 골리앗 자본주의와 맞서는 다윗의 싸움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까지도 별 달리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85호 크레인이 있는 현장에서는 회사가 고용한 용역들이 폭력을 동원해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은 매일 밤 종파간 경계를 뛰어넘는 간절한 미사 및 예배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김진숙님의 투쟁에 연대해 주시는 많은 국제적인 조직과 인사들이 그들의 지지와 연대를 표명해주셨습니다.

오는 8월 27일에는 김진숙님의 투쟁에 연대하는 4번째 희망버스 시위가 열리는 날입니다. 이 날을 맞아 대통령님께서 김진숙님과 또 그녀와 연대하는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연대의 뜻을 보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자유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제게 답장을 주시면 제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이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태그:#희망버스, #김진숙,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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