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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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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에선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결전 태세를 밝혔지만, '져도 의미 있는 투표'라는 말로 패배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겸해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 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점퍼와 등산화 차림으로 참석한 오 시장은 이 모임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이번 투표는 예상이 의미 없는 첫 선거다. 다른 선거들은 참고할 만한 전례가 있지만 이번 선거는 전례가 없는 정책에 관한 첫 선거"라고 강조했다.

언론 등에서 투표율이 33.3%를 넘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박인 셈. 오 시장은 "이 시점에서 전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크게 의미 있는 게 아니다"라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결전태세와는 달리 이날 모임에 참석한 당협위원장들 앞에서는 다소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이날 오 시장의 모두 발언에 앞서 장광근 의원은 "자, 기운 내요"라고 오 시장을 북돋웠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격려해 주기도 했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 패배 시 시장직을 내놓겠다'는 기자회견을 당과 사전에 상의 않고 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맘을 담아서 인사드리겠다.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시장직, 거취를 걸게 된 점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걱정하고 염려하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오 시장은 현 민심 상황에 대해 "현장을 다니면 많은 시민 여러분이 격려를 해주시고 투표참여 의사를 밝혀주고 계시지만 때때로 취지를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굉장히 답답한 상황에 맞닥뜨리곤 한다"며 "실제로 오늘 아침도 시장을 돌면서 격한 (반대의) 반응을 보이시는 시민 분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표율 못 넘겨도, 국민들이 우리 뜻 이해할 것"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을 들이키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을 들이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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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주민투표에서 패배해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서명을 받고 서명에 참여하고 주민투표가 성사돼 가는 과정을 보면서 바람직한 복지의 형태가 뭔지에 대한 국가적 담론이 형성됐다"며 "승패를 떠나 이 부분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물론 투표율이 3분의 1을 넘기고 우리의 가치를 지킬 때 가장 의미가 커지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과정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우리 뜻을 이해하게 됐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오늘과 내일 이틀이나 남았다는 게 굉장히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모임에 참석한 25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30명 이상의 당협위원장들은 투표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각자 지역구에서 투표 독려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 모임을 끝내면서는 다같이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진성호 의원에 따르면 오 시장의 '시장직 연계'에 비판적이었던 홍준표 대표도 "나는 동대문갑의 장광근(의원)만 믿고 열심히 안했는데 오늘 오후엔 지역구(동대문을)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투표율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는데, 할 수 있는 게 없는 게 문제"라며 "유세차를 타려고 했더니 선관위에서 안 된다고 하고, '24일이 투표일입니다' 하는 피켓을 들려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 전단지를 나눠 주려고 해도 안 된다고 하고…"라며 "(선관위가) 자기들 임의로 (주민투표법을) 해석하고 앉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태그:#오세훈, #주민투표,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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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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