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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날씨가 심상치 않다. 지긋지긋한 비에 짜증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폭염, 태풍, 강풍, 호우 등 특보가 발효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변죽이 죽 끓듯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야외 행사나 휴가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거나, 피부질환이 발생하는 등 일상생활에도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다.

 

18일 전주기상대에 따르면, 7월 들어 최근까지 48일 동안 전주지역의 강우일수는 34일에 달했다. 열흘 중 칠일(71%)은 비가 내렸다는 말이다. 도내 대부분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정읍이 31일로 다소 적었지만, 임실이나 장수는 36일로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일조량도 급감했다. 전주의 경우, 구름이 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하늘상태가 7월 평균 7.8점, 8월 평균 7.9점이었다. 기상대는 0-2점은 맑음, 3-5점은 구름 다소, 6-8점은 구름 많음, 9-10점은 흐림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름 내내 구름 많은 날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7월 전체에서 2점 이하의 맑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고, 5점 이하로 구름이 살짝 끼는 날도 4일에 불과했다. 8월은 상황이 더 심각해 지난 5일이 3.9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구름 많거나 비오는 날의 연속이었다.

 

각종 기상특보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효됐다. 8월 들어 호우주의보는 1일 전주, 김제, 순창, 정읍 등 4개 지역에 처음 내려졌다. 9일에는 도내 14개 시군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 이날 군산과 정읍, 고창, 부안, 김제, 완주, 전주, 익산, 진안, 임실은 호우경보로 격상됐다. 진안, 무주, 장수는 10일까지 호우주의보가 이어졌다.

 

6일부터 8일 사이에는 태풍 무이파가 서해안을 따라 지나가며 태풍 주의보와 경보, 폭풍해일주의보와 경보, 강풍주의보, 풍랑주의보가 잇따랐다.

 

비가 잠시 주춤하던 지난 3일부터 7일 사이에는 폭염특보가 집중적으로 발효됐다. 전주지역만 해도 호우주의보에 호우경보까지 이어지며 비가 퍼부었지만,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때는 어김없이 기온이 올라가 6일간이나 폭염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날씨변화가 이렇게 심해지자 여기저기 날씨를 탓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의 경우 오는 2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로 '소리길따라 남도여행'을 주제로 특별답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변덕스런 날씨로 인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나상형 학예연구사는 "배가 못뜨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대학교 병원 등 도내 피부과에는 폭염과 높은 자외선 지수, 습한 날씨 등이 엮이며 피부질환자들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었다. 경찰공무원 오모(41)씨는 "아내 직장휴가와 맞추다보니 다음 주에 휴가를 가게 됐는데, 날씨가 이래서 멀리 가는 건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덕스런 날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9월 중순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주기상대 관계자는 "여름 아직 안 끝났다"며 "9월 중순까지는 기온은 높고 비가 잦은 사실상의 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날씨, #기후변화, #비, #온도,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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