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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9일 오전 10시 4분]

<K-계열 무기 개발 및 양산 내역>
 <K-계열 무기 개발 및 양산 내역>
ⓒ 201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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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 무기에서 발생한 결함이 계속해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훈련 중 사상자까지 낳았던 전차 사고의 건수가 특히 매우 높다. 급기야 전차 한 모델 안에 장착된 화재감지기 다수가 리콜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매년 국방연구개발 예산이 2조 원 가까이 들어가지만, 올바른 검증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 16일 국내 주력 전차인 K-1 전차 K1A1에 장착된 화재감지기가 리콜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리콜 이유는 포를 왼쪽으로 향해 쏘면 화재감지기 센서가 작동해 할론가스가 자동으로 분출됐다고 한다. 사고는 지난 3월말, 30사단 전차 훈련에서 발생했다. 포 사격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실내에서 가스가 나오자 병사들이 급하게 전차 밖으로 뛰쳐 나왔다. 혹 다른 폭발사고라도 났으면 매우 위험했을 순간이었다.

17일 방위사업청은 K1A1 전차에 탑재된 단가 110만 원 짜리 화재감지기 95대가 리콜조치됐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1A1 500여 대를 생산하는 데 든 총 비용은 2조6505억 원이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305억 원이 개발연구비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2조6200억 원이 제작비용에 들어갔다. 한 대 만드는 데 40여 억 원이 든 것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훈련 현장에 배치됐는데도 불구하고 결함이 생겨 제대로 사용해 보지도 못한 것이다.

심각한 사실은  K계열 장비의 결함이 이번에 논란이 된 K1A1 전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K계열 의 결함 건수는 총 49건이다. K-1이 9건, K-21이 2건, K-9가 38건이 있었다. 포신폭발, 침수사고, 엔진 고장이 원인이다.

<K-계열 무기 주요 하자 발생 내역>
 <K-계열 무기 주요 하자 발생 내역>
ⓒ 201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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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계열 장비를 투입된 예산은 22조5519억 원이다. 연구개발비용이 4952억 원, 제작비용이 21조567억 원이다. 하지만 엄청난 혈세가 투입된 것과 반대로 결과는 형편없다. 작년에는 장갑차인 K-21이 작전 중에 침수돼 조정교관까지 사망했다. 제대로 된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훈련 현장에 배치해 인명사고까지 일으킨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앞으로 제작 될 K-2 흑표전차에 있다. 올해부터 3조9022억 원 들여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아직도 변속기와 엔진을 결합한 파워팩이란 장치에 결함이 많아 전력화에 성공할지 의문이다.  

문제가 커지자 국방부는 파워팩 개발에 실패할 경우 독일에서 관련 장치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2010년 1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작성된 201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는 "파워팩 개발이 실패하면 방위사업청은 독일 엔진과 변속기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초도양산과 후속양산의 파워팩을 독일제품과 국내개발제품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K-2전차 운용을 혼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작전 운용상이나 운영유지 차원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났다.

<K-2 전차 사업 추진 경과>
 <K-2 전차 사업 추진 경과>
ⓒ 2011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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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동안 파워팩 개발에만 722억 원이 투입됐다.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나서, 실패하면 그냥 수입하면 된다는 발상이다. 전력화에 성공을 한다고 해도 이번에 발견된 K1A1전차처럼 훈련 현장에 나와서 또 다른 결함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국내 국방비 중 방위력 개선비는 9조 원이 넘는다. 그 중 올해 국방연구개발 예산은 2조192억 원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의 영향으로 연구개발비가 작년대비 2247억 원이 늘었다.

문제는 국방 분야 연구개발에 막대한 예산이 운용되고 있는 것이 비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구조와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이나 대학교, 대기업 연구원에서 무슨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밝혀낼 수가 없다. 안보라는 이유로 여전히 이 분야에 대한 예산 감시과 연구 검증은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군에서 비리사건이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태그:#K-1 전차, #국방예산, #K1A1, #국방연구개발,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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