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8일 용산 전쟁기념관 야외무대. 꽤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70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여기에는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얼마 전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포함돼 있었다.

여야의 유력인사가 이곳에 온 것은 남북통일문제 민간연구단체인 '한반도 이야기'(공동대표 하정열·이희자·고대화) 전국대회에 축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반도 이야기측은 "남북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 진보와 보수가 민단체의 행사를 통해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반도 이야기가 이런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인지 이날 전국대회의 슬로건은 '열린보수 ∙ 안정진보가 문화통합·평화통일의 새로운 주역이다'였다. 

이재오 장관 "보수와 진보가 통일주역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

축사를 하고 있는 이재오 장관.
 축사를 하고 있는 이재오 장관.
ⓒ 구영식

관련사진보기

한반도 이야기는 지난해 4월 '민간의 힘으로 새로운 평화통일의 기틀을 이루자'는 취지를 내걸고 창립했다. 이후 경남연맹, 전남연맹, 강원연맹, 서울연맹 등 지역조직을 차례로 출범시켰다. 현재 전국 회원이 2만여명에 이르는 상당히 큰 민간단체로 성장했다. 

창립 당시 고대화 공동대표(현 '올리브 나인' 대표)는 "순수한 민간단체로써 정부정책의 기조 아래 민간인들의 협력 강화만이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반도 이야기'에는 일반 민간단체와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한반도 이야기가 지역·직능·정책조직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적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한국근우회 회장을 오랫동안 맡고 있는 이희자 공동대표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가깝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하지만 한반도 이야기측은 "우리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민간단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특정 정치세력과 연결됐다'는 일각의 시각을 일축했다. 공동대표들은 물론 이재오 장관과 김정길 전 장관도 한반도 이야기의 이러한 취지를 이날 거듭 확인했다.

이희자 공동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은 보수의 땅도 진보의 땅도 아닌 남북한 보통사람들의 땅"이라며 "오늘 이 날은 보수와 진보가 각각 본인의 역할과 더불어 진정한 통일주역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이재오 특임장관은 "오늘은 보수와 진보가 각각 본인의 역할과 더불어 진정한 통일 주역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라며 "통일에 대한 새로운 소통과 통합의 문을 열자"고 분위기를 돋우었다. 그는 "한반도 이야기가 남북통일의 중심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길 전 장관은 "남북대화는 지속적이어야 하며, 대한민국이 아시아 맹주로서 자생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남북대화, 남북통일에 달렸다"며 "그런 부분에서 지금 여당은 열려있는 마음으로 남북문제에 관해서 정치간의 소통, 국민과의 소통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한반도 이야기, #이재오, #김정길, #이희자, #고대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