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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의 봄날 2011년 4월 11일. 카이스트에 봄이 찾아왔다. 벚꽃이 만개한 카이스트 카이마루 앞 길의 정경.
▲ 카이스트의 봄날 2011년 4월 11일. 카이스트에 봄이 찾아왔다. 벚꽃이 만개한 카이스트 카이마루 앞 길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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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찾은 카이스트 교정은 완연한 봄날이었다. 교정에는 목련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고, 1993년부터 해마다 열렸다는 '딸기파티'를 맞아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딸기를 나누어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한가롭게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고, 말뚝 박기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런 풍경은 여느 대학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의 카이스트'에는 여느 대학과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알려진 것처럼 지난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5명(학생 4명, 교수 1명)이 자살했다. 해마다 딸기파티를 주최하는 학생복지위원회 측은 "올해엔 사정이 사정인 만큼 힘내자는 의미의 메시지를 붙였다"며 상자를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 일련의 슬픈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딸기파티를 통해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학생들도 "지난 4개월간 네이트온(메신저) 대화명에서 근조 리본이 떨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 식당에는 학교 측이 마련한 근조 리본이 비치되어 있었고, 벽에는 추모의 글을 담은 게시판이 있었다.

지난 1월 한 학생의 죽음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한 교수의 죽음까지. 2011년 카이스트는 유난히 잔인한 봄날을 맞고 있다. 이날 교정을 돌아다니며 만난 학생들은 지나친 언론의 보도에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학교에도 문제가 있다는 데엔 대부분 공감했다.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좁은 대학이기에,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때문에 이들의 이름은 부득이하게 익명으로 처리했다.

[오전 11시 30분] "날도 좋고 벚꽃은 피는데"...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

'힘냅시다, KAIST!' 2011년 4월 11일 카이스트 학생식당 카이마루 앞에서 학생복지위원회 주최로 '딸기파티'가 열렸다.
▲ '힘냅시다, KAIST!' 2011년 4월 11일 카이스트 학생식당 카이마루 앞에서 학생복지위원회 주최로 '딸기파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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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30분, 점심시간을 맞은 학생들이 학생식당이 있는 카이마루에 모여들었다. 세 명의 학생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학교 분위기를 물었다. A양은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교수님이 많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옆에 있던 B양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학생들이 감정적으로 격분하는 게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B양은 "(연이은 자살을) 하나의 이유만으로 몰아가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며 "언론이 확대해석하는 면이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A양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이들과 헤어진 후 잔디밭에서 딸기를 먹고 있던 5명의 학생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C군은 "학생들이 모이기만 하면 (학교의) 이야기를 한다"며 "금요일에는 이상하게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 말했다.

곁에 있던 D양은 "이번 중간고사 이후 성적을 발표하기 전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불러 면담을 하셨다"며 "교수님에 따라 다르지만, (학생들의 자살 이후) 좀 신경을 쓰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C군은 교정을 바라보며 "날도 좋고… 벚꽃도 피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후 2시-①] "친구들과 힘들다는 이야기 한 적 없어"

오후 2시. 카이스트의 한 건물에 위치한 카페에서 E군을 만났다. 과학고 출신으로 올해 학부 4학년생인 그는 "교수님과 만날 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이다"라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을 묻자 "그간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에 대한) 반발이 좀 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이 심하긴 했어도 (과학고에 다니면서) 익숙해져서 처음(1월)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2번째, 3번째가 거듭되니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에 열렸던 서남표 총장과 학생의 대화에 관해 물었다. E군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서 총장이) 자신의 경험담만 이야기하며 대답을 회피했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 총장의 거취를 묻자 그는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서 총장이) 사임을 하고 상황이 끝나 버리면 옛날로 돌아갈 뿐이다. (개혁) 취지가 나쁘지 않았던 이상 학생들과 소통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계속 총장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이어 E군은 "친구들끼리 (성적이나 등록금)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니 (과학고를 다니던) 옛날부터 그랬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 (힘든 일을) 이야기하는 습관이 안 들었던 거다."

[오후 2시-②] "모두 과학에 관심 있어 온 학생들... 우리를 내버려 두라"

E군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 뜻밖의 손님을 만났다. 오전에 잠시 만났던 F양이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 것. 기자와 마주앉자 그는 "아무래도 경쟁이 심하니까 (학생들 간) 정이 부족한 면도 있다"며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구가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해도 당장 내일 시험이 있다고 하면 그게 먼저다. 너무 (과제나 시험공부 등) 할 일이 많으니 친구 만날 시간도 없다. 친구들끼리 불평을 해도 '우리 둘만 불평해서 뭘 하겠냐'고 한다. 한 명만 나섰더라도, 변화할 수 있었을 텐데."

그녀는 앞서 만난 E군과 비슷한 말을 꺼냈다. 학생들끼리 자신의 성적이나 등록금에 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했다.

"누가 자기들이 (성적이) 떨어졌다는 얘길 하고 싶겠나?"

F양은 단숨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등록금 때문에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다. 그 전(차등 수업료 제도 시행 전)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잘 못 느꼈다. 그런데 이제는 성적이랑 숫자가 곧바로 매치되니까 예전에 비해 더 힘들어하는 거다. (학점) 3.0은, 여기선 열심히 해도 못 넘을 수도 있는 점수라고 생각한다."

기자가 "학교에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F양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학생들을 성적으로 묶지 말고,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모두 과학에 관심이 있고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다. 내버려 두셔도, 선배들을 봐도 다 잘할 수 있다."

F양은 "요즘은 (부정적인) 기사가 아주 많이 나니까, 학교의 이미지가 나빠져 정말 과학에 재능 있고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된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오후 3시] "더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경쟁 중... 비상사태"

기자회견 연 카이스트 총학생회 2011년 4월 11일 오후 3시,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3일 비상학생총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 연 카이스트 총학생회 2011년 4월 11일 오후 3시,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3일 비상학생총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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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3명의 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본관 앞에 섰다. 수많은 카메라가 이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학생들은 그 뒤에서 이들을 지켜봤다. 본관 앞에 선 이들은 카이스트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회의 결과, 만장일치로 13일 오후 7시에 비상학생총회를 열기로 결의했다"며 "서남표 총장과 학교 당국은 본질적인 제도 개혁의 실패를 인정하기는커녕 이를 징벌적 차등 수업료 제도 하나만의 문제로 치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상학생총회 당일(13일)에 ▲ 비민주적인 원규 개정(학교 정책 결정 과정에 학생 대표 참여 보장) ▲ 당일까지 각 학과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정리될 학생 요구안 관철▲ 서남표 총장의 경쟁 위주 제도 개혁 실패 인정 등의 세 가지 사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를 지켜보던 한 학생에게 다가갔다. "솔직히 바빠서 그동안 잘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던 그는 고개를 떨어뜨리며 "슬픈 일이죠… 슬프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만난 변규홍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공부만 한다는 학생들이, 순둥이 같은 학생들이 모여 학생총회를 열기로 의결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현재의 카이스트를 이렇게 진단했다. 

"(현재 카이스트는) 무한하향경쟁을 하고 있다. 더 잘하자는 경쟁이 아니라, 더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경쟁, 열등하다고 낙인찍히지 않는 경쟁말이다. 총학생회가 11일 기자회견을 공식적으로 연 것은 대내, 대외적으로 학교가 비상사태임을 선포한 거다."

[오후 4시] "3.3 받는 학생도, 2.0 받는 학생도 학점 스트레스는 마찬가지"

카이스트 89학번 동문들이 붙인 현수막 2011년 4월 11일 오후, 카이스트 카이마루 앞에 붙은 89학번 동문들의 현수막.
▲ 카이스트 89학번 동문들이 붙인 현수막 2011년 4월 11일 오후, 카이스트 카이마루 앞에 붙은 89학번 동문들의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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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카이마루 앞에 커다란 현수막 두 개가 나붙었다. '89학번 선배들이'라고 쓰인 현수막은 "숨 막히는 비교육적, 비인간적인 환경에 처해진 너희들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애정 어린 눈으로 들여다보지 못해서 선배로서 부끄럽고 미안하다"라고 시작해 "선배로서 너희들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너희들 각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고 끝맺었다.

G군과 마주친 건 바로 그 현수막 앞이었다. 기자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자, G군은 한 시간 후 다시 나타났다. 10학번이라는 그는 "카이스트 10학번은 불행한 학번"이라며 씁쓸해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네 명의 학생 중 세 명이 10학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10학번은 (서남표 총장의) 개혁의 완성 단계고, 가장 많은 규제가 있는 학번"이라 말했다. 그가 밝힌 '학교 개혁의 완성 단계'는 이랬다.

"영어 강의는 07학년도부터 있었고, 차등 수업료 제도는 07학년도부터 있었다가 09학년 들어 수업료가 5% 인상됐다. 학생들이 '재수강 3중 제한'이라고 부르는 제도도 있는데, 이는 재수강을 선택할 경우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최고 학점으로 B+밖에 받을 수 없고, 재수강해서 3학점을 수강 할 시 22만5000원을 내야 하며, 재수강은 졸업할 때까지 모든 과목 중 3과목만 신청이 가능하다."

아울러 그는 '계절학기 3콤보'라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방학 중에 학생들은 밖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계절학기 동안에 전공과목은 개설하지 않고, 혹 다른 학교와 진행하는 학점 교류를 통해 계절학기로 전공과목을 들어도 '자유선택' 과목으로만 인정하며, 한 과목에 수업료가 45만 원이다."

그의 이야기는 지난 7일 목숨을 끊은 박아무개군의 이야기로 옮겨갔다. 숨진 박군이 친구들에게 가끔 공부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군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기 때문이 아니냐고 묻자 "이건 우울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카이스트의 비정상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군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해도 카이스트의 부조리함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학점) 3.1을 받았다는 조아무개군이 죽으면 스트레스고, 3.6이 넘은 장아무개군이 죽으면 스트레스가 아닌가? 그건 정말 괴상한 논리다. 3.3을 받아 수업료를 면제받는 학생도, 2.0이 안 되어 수업료를 모두 내는 학생도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다."

이어 서 총장을 바라보는 학내 여론을 물어봤다. G군은 "지난 2008년 총장님과의 간담회가 있었는데 그때 자신의 철학만 늘어놓을 뿐 학생들의 질문에 다 답하지 않은 서 총장님이 'anyway, good night(애니웨이, 굿나잇)'이라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비유적으로 'anyway, good night 간담회였다'는 말이 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여론을 봤을 땐 (서 총장이) '설거지'를 하고 떠나라는 의견과 그냥 계시라는 의견, 당장 그만두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G군이 비판한 건 다름 아닌 언론이었다. "그간 학교에서 (서 총장에) 반발하는 여론이 있었는데도 언론에선 총장님의 공만 크게 보도했다"는 설명했다.

"언론에서 (카이스트) 구성원들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뤄줬더라면 이런 '광란의 개혁'까진 오진 않았을 거다. 대학순위에는 학생들이 없었다."

하지만 G군은 일련의 사태로 인해 학생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은 힘들다며 술 마시자는 친구를 만나기까지 1주일이 걸렸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만날 시간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제 숙제를 제치고라도 힘들다는 친구가 있으면 달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꽤 된다."

이어 그는 "학교 커뮤니티에도 자신의 연락처를 올리며 '자살을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연락을 달라'는 학생도 있다"며 "먼저 힘드냐고 다가가 물어오는 친구도 있다"라고 말했다.   

[오후 9시] 학생들은 '소통' 시작했다... 남은 건 학교와 학생의 '소통'

그런 가운데 서남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한 의견도 등장했다. 총학생회가 제안한 세 가지 사안에 서남표 총장의 사퇴 및 차기 총장 선출 시 학생들의 투표권 보장을 추가하라는 것이다. 네 명의 학생이 이를 제안했고, 11일 오후부터 학교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제안자 중 한 명인 박소현(21·건설및환경공학과)양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10일 학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뜻이 같은 이들을 만나 시작했다"며 "학내의 여론 중 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서명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몇 명의 학생들이 서명했냐'는 질문에 박양은 "첫 번째(서 총장 사퇴)에는 50여 명이, 두 번째(학생 투표권 보장)에는 100여 명이 서명했다"며 "다양한 생각을 해 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설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양을 비롯한 네 명의 학생은 비상학생총회가 열리는 오는 13일까지 공동발의에 필요한 202명의 서명을 모아 총학생회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9시. 카이스트 하늘에 별이 유난히 총총했다. 한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놓아버리는 데엔 분명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5명의 죽음을 본 이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여러 가지 이유'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G군은 "인터넷 댓글에 '너희는 좋은 학교 다니면서, 너희만 힘드냐'라는 글을 보고 상처받는 학생들이 많다"며 "20대 모두가 힘들지만, 우리의 사정도 조금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어떤 학생은 "우리는 힘들어 죽겠는데, 그동안 (언론 등이) 너무 띄워주지 않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11일 하루 동안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 닥친 일들을 계기로 "친구들을 더욱 생각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생각해 보니 친구들과 힘들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 없다"던 학생들이 "힘든 학생이 있으면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나선 것이다.

학생들 간의 '소통'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남은 건 학교와 학생들의 '소통'이다. 12일 오후 7시로 예정된 서 총장과 학생들의 대화가 또 다른 'anyway, good night' 간담회로 회자될지, 사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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