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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저녁 전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는 알 아라비야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육성으로 녹음된 대국민성명을 발표했다. 그를 법정에 세우라는 국민들의 끈질긴 요구가 주말동안 군에 의해 유혈진압을 당한 뒤였다. 일요일인 10일에도 타흐리르광장을 통과하려는 모든 차량들은 다시 시내에 자리를 잡은 군대에 의해 일체 차단되었다. 수천 명의 시민들은 귀가하지 않은 채 광장에 남았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하였다.

 

첫째, 나와 아내 수잔은 국외에 단 한 푼의 재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나는 오직 단 한 곳의 이집트 국립은행과 거래해왔다.


둘째,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 알라와 가말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그리고 상업적 명목이든 개인적이든 간에 일체의 해외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하여 조사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관련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나는 국가와 군을 위하여 헌신해왔으며 뇌물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대통령직을 퇴임한 후 지난 수주일 동안 '명예가 회복되기를' 기다려왔지만, 앞으로는 나와 가족의 명예를 더럽히는 그 어떤 시도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권리를 행사하여 강력히 대응하겠다.

 

이집트 검찰총장, 무바라크와 두 아들 소환장 발부

 

이 방송이 나간 후 이집트 전역은 주말보다 더 들끓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당장 무바라크와 그의 두 아들들을 소환하라고 요구했다. 국민들은 또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공공요금을 횡령했으며, 대통령 재임 중 함부로 팔아치워 사우디의 왕자 알 왈리드 빈 탈랄에게 가압류된 하이댐 뒤 국영지인 토시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한 무바라크의 뻔뻔스러움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11일 압델 마기드 마후무드 이집트 검찰총장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 알라와 카말에게 정식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민들을 비민주적으로 통치하고, 정계가 공공연히 뇌물을 수수하도록 조장하였으며, 정치적인 반대자들에게 가혹했던 지난 30년에 대해 그(무바라크)는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논평했다.


또한 알-아하람 정치연구소의 한 연구자는 <더 데일리 뉴스 이집트>와의 인터뷰에서,

"군정부는 지난 60일간 무바라크가 모든 죄상에 대한 증거를 은폐하도록 지원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가 좀 더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다면 오늘 우리가 이따위 발언을 듣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청을 돋구었다.


구 정권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군최고위원회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국론은 분열되고 정부는 급속도로 국민들의 신임을 잃고 있는 것이 오늘날 이집트의 현주소이다. 

 

700억 달러나 되는 해외자산이 이미 <가디언>과 <뉴욕타임스>를 통해 들통이 났음에도 청렴결백을 주장하며 버티는 무바라크와 그를 보호하려는 군이 얼마나 더 오래 민주주의의 출현을 저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네이버의 <마담 아미라의 이집트여행> 카페에도 실립니다. 서주 기자는 현재 이집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민입니다. 


태그:#무바락, #이집트, #이집트시민혁명, #타흐리르광장, #군최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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