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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옴니아2를 비롯해 올 2009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옴니아 패밀리'의 스마트폰 5종.
 T옴니아2를 비롯해 올 2009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옴니아 패밀리'의 스마트폰 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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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통신업계와 여러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옴니아에 대한 보상판매를 실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상판매의 주요 내용은, 삼성전자는 옴니아 사용자에게 삼성전자의 단말기를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10만 원을 지원하고, 삼성카드의 선할인 제도를 적용하여 단말기 할부잔금을 해소해 주는 방안이라고 한다. 물론 삼성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고 밝혔고, SKT도 논의 단계라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옴니아 보상판매, 무엇이 문제인가?

사실 가전기기의 보상판매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효성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상판매를 많이 진행했던 차량용 내비게이션 품목에 대한 경우를 살펴보자면 정가는 30만 원 정도이지만 실제로 할인 쇼핑몰을 둘러보면 25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는 품목을 보상판매하면서 구형기기에 5만~6만 원 정도의 가격을 매겨 보상해 주는 프로그램이 많았다. 그러나 전자기기의 특성상 정가에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어 실제로 구형기기를 중고로 팔고 신형기기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식에 비해 전혀 이득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현재 누리꾼들이 이번 옴니아의 보상판매를 비난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이다.

첫째로, 남은 할부잔액을 그냥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카드 선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없애주는 것에 있다. 즉, 미리 카드 할인포인트를 땡겨 쓰는 방식이라 어차피 삼성카드로 결제를 하고 결제를 통해 얻게 되는 포인트로 잔여 할부금을 해결한다는 뜻이다.

즉, 삼성카드 사용액이 일정금액 이하가 되면, 그것은 그대로 소비자의 부담이 되므로 사실상 카드 선할인은 할인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미 카드 선할인 제도는 수많은 카드사들이 울궈먹은 수법이며 피해를 입은 고객도 많았다. 이 경우 또한 삼성카드만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카드로 얻는 혜택을 전혀 볼 수 없어 포인트 적립에 대한 기회비용을 생각했을 때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
 삼성전자가 내놓은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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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이번 보상판매의 대상이 된 갤럭시S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물 간" 기기로 인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한물 간 기기를 한물 간 기기로 교체하면서 다시 2년약정의 노예로 만드는 것에 동의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현재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갤럭시S의 후속작인 갤럭시S 2나 넥서스S, 또는 아이폰5이며, 갤럭시S는 후속작이 나옴과 동시에 공짜폰으로 풀릴 것이라 믿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 판매 전략이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 보상판매는 위의 두 가지 이유를 제외하고도 소비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오는 보상판매

일단, 옴니아2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고가가 10만 원 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즉, 옴니아2를 반납하면 10만 원을 할인해 준다는 것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다. 중고로 기기를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도 밝혔지만 카드 선할인제도는 실제로 전혀 할인을 받는 제도가 아니라 삼성카드의 노예가 되는 길일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년 약정에 4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23만9000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어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SKT요금정책상 4만5000원 요금제일 때 기기값이 무료라면 할부원금이 대략 53만6000원선이라는 의미이다(할부지원이 16만8000원일 때를 가정).

만약 4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했을 때 23만9000원을 부담해야 한다면 실제 할부원금은 53만6000원+23만9000원으로 약 77만5000원 정도가 총 할부원금이라고 생각해야 맞다(확인결과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45000요금제 사용시 15만9000은 오류이고, 55000원 요금제 사용시 추가금이 15만9000원이다).

하지만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후속킷인 갤럭시S 호핀까지 이미 5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면 무료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즉 할부원금이 62만 원선이라는 이야기이다. 보상판매로 파는 스마트폰이 오히려 가격이 다른 온라인 판매처보다 거품으로 끼어 있다면 문제가 많은 것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보상판매를 한다는 제품이 더 상위의 대리점 제품보다 비싸다는 것은 삼성카드가 카드 선할인과 10만 원 보상이라는 것을 교묘히 내세워 갤럭시S를 시중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어떤 면을 살펴봐도 소비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오는 보상판매를 환영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011에서 스마트폰 갤럭시S2(가운데)와 태블릿 갤럭시탭10.1(좌우 양쪽)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011에서 스마트폰 갤럭시S2(가운데)와 태블릿 갤럭시탭10.1(좌우 양쪽)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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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아2가 출시되고 본격적으로 팔린 지 1년 정도가 지났다. 당시 할부원금은 약 80만~90만 원대로, 실제로 아이폰보다 싸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옴니아2의 중고가격은 10만 원 선이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아이폰3GS 16GB의 중고가가 35만 원 선인 것을 비교하면 옴니아 사용자들의 박탈감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옴니아2의 가치는 10만 원이다. 그리고 사용자들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그들의 마음을 정말 십분 헤아린다면, 최소한 옴니아가 아이폰의 대항마라고 본인들도 생각했다면, 옴니아 사용자들을 위한 보상을 하고,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다면 최소한 보상가가 구매가의 1/3 수준은 되는 것이 정상이다. 삼성전자의 옴니아 보상책은 옴니아2가 10만 원밖에 가치가 없다는 재확인일 뿐으로 옴니아 사용자의 아픈 마음을 더욱 후벼 팠다.

실제로 2010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진행된 SKT의 스마트 기기변경은 18개월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서비스로 기기변경 시 남은 할부금을 새 기기로 승계해주었다. 또, 월 4200원의 추가할인 혜택을 주어 24개월 동안 약 1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추가할인해 주었고, 기존 쓰던 기기 또한 사용이 가능케 해주어 중고로 팔 수 있도록 했다. SKT의 스마트폰 대부분 모델로 기변이 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의 옴니아 보상정책보다 훨씬 나았다.

게다가 지금은 그 스마트 기기변경은 끝나 10만 원 할인혜택은 없어졌지만 SKT에서는 기변시 한 번 까지는 전에 쓰던 휴대폰 할부를 승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저 옴니아 보상기변이 아니더라도 옴니아2를 중고로 판매하고 SKT의 기변정책을 통해 기변하는 것이 할부금 승계도 가능해 훨씬 유리하다. SKT의 본사를 통한 기변이 아닌 대리점을 통한 기변의 경우는 정책에 따라 정해진 가격보다 10만 원에서 최대 20만 원 이상 저렴한 할부원금을 통해 기변이 가능하므로 기변가가 엄청 비싼 저 옴니아 보상보다는 훨씬 낫다.

옴니아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안티 삼성' 소비자들이 되었다. 그 숫자는 70만이 넘는다. 그들을 달랠 보상책이라면 최소한 구매가의 1/3 정도는 보상가로 쳐 주어야 한다. 1년을 사용했는데 감가상각비가 90%에 이른다면, 소비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그 상실감이 어떻겠는가?

거기에 추가적으로 기변 모델을 삼성전자의 전 제품으로 확대해야 하며 기변 가격은 SKT와 대리점 자율에 맡겨야 한다. 그래야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난 기기에 대해서 큰 폭의 가격할인과 보급형 제품에 대한 가격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 옴니아 사용자들이 "옴니아 샀다가 바보취급당하고 보상기변으로 두 번 울었다" 라는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위의 조건을 그대로 시행한다고 해도 손해가 아니라는 것은 휴대폰판매 종사자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한편, 삼성전자는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옴니아2 보상 프로그램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사업자와 다각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며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특히 갤럭시S로 교체는 처음부터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삼성의 행태는 언론을 통해 소비자들의 '간'을 보았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간을 본 뒤 반응이 좋으면 실시하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한 번 반응이 좋지 않았다면 '소비자들이 납득한만한 조건'을 파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맞다.

지금은 브랜드 마케팅 시대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구정물에 담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이 70만 안티 삼성군단을 그대로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70만 삼성애호가들을 만들 것인가? 선택은 삼성의 몫이다.


태그:#옴니아, #보상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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