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영남권) 신국제공항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경남 밀양 하남평야(대구․경북․울산․경남권)와 가덕도(부산권)를 놓고 유치 경쟁이 치열한 속에, '전면 재검토' 내지 '연기', '백지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3월 중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일각에서 '연기 주장' 등이 나오자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두언 의원, 곽승준 위원장 "원점에서 재검토" 등 제시

일단 여권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재검토론'이 제기되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와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결과 가덕도와 밀양 모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도 "신공항 입지 선정을 연기하거나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좋다"면서 "신공항을 지어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는데다 동남권 신공항은 경제성이 떨어지고 허브공항이 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 "아는 것이 없으면 입을 다물라"

하지만 이같은 주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3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신공항 사업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당내 일부 발언을 갖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이 일도 처리 못하면 남은 2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도 정두언 최고위원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이날 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의 망언이 어떤 동기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이들의 논리는 오류 투성이"라며 "두 사람은 경부운하를 주장하던 뻔뻔함을 반성하고,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면 입을 다물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두언, 곽승준 2인의 공통점은 경부운하의 신봉자였다는 것"이라며 "경부운하의 형편없는 경제성을 과대포장하는 곡학아세로 국민을 속였던 두 사람이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에 대해 거꾸로 시비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4개 광역자치단체 '백지화 반박'... 강기갑 의원 "꼼수 부리지마"

한편 광역자치단체장과 야당도 연기론을 비난하고 나섰다. 대구·울산·경북·경남 4개 광역자치단체는 3일 공동성명을 통해 '신공항 건설 백지화 주장'을 반박했다.

정두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광역단체들은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자력발전을 위해 애쓰는 지방의 갈망을 완전히 저버린 극단적인 '수도권 중심의 편협한 시각'"이라며 "IT·전자, 섬유, 기계·금속, 자동차 등 대한민국의 대표산업이 밀집되어 충분한 항공수요를 보유한 영남경제에 대한 철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자기 고장의 발전을 위해 각 지역이 신공항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의의 발전적 경쟁을 과거의 정치적 지역감정에 빗댄 것은 영남권의 지역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거나 수도권과의 대립을 유도하려는 저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4개 광역자치단체는 "정두언 의원이 앞으로는 더 이상 신공항 무용론 등 영남권 1320만 시도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절 중단하고,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에 대해 전향적으로 고민하고 협력하고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결정했으면 되는 문제를 정부와 여당이 질질 끌다가 지자체와 국민들간 첨예한 갈등만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과 부산이 첨예한 갈등을 하는 상황이 난감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예 사업 자체를 백지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4대강의 3분의 1이라도 소신을 보이라"며 "오히려 지금이라도 신속한 결정을 해야한다, 최선은 앞으로 발생할 우리나라 항공수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지 정치적 논란에 따른 무책임한 무용론이 아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