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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중인 패널들
 좌담회 중인 패널들
ⓒ 이선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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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설가가 말했다.

"죽음에 대한 모든 의견은 살아있는 자들의 상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 대한 모든 논의는 허구다."

1인 가구 문제 역시 겪어보지 않은 이들의 논의는 뜬구름 잡는 얘기이기 십상이다. <오마이뉴스>는 '이 바닥'에서 나름 할 말 많은 '자취 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지난 15일 저녁 홍대 부근 한 카페에서 패널 4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 나온 임태빈(30·소설가), 박민호(가명·29·취업준비생), 이정아(27·공연기획가), 이혜리(24·오마이뉴스 인턴기자)씨 모두 현재 1인 가구로 살고 있으며 평균 3년 이상의 자취 이력을 갖고 있다.

이혜리 인턴기자가 패널과 동시에 사회자 역할을 했다. 정리는 이선필, 김재민, 김수진 인턴기자가 맡았다. 좌담회는 약 1시간 반 가량 진행됐다.

'사람 삽니다,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이혜리(이하 사회) : "자취방 시설은 어느 정도였고 가격은 얼마였나? 나는 보증금 300만 원에 월 45만 원이었다."

이정아(이하 이) : "고시텔에서 살다가 다른 집으로 옮긴 케이스인데 고시텔은 월 32만 원에 보증금이 없었다. 이름만 고시텔이었지 시설이 좋진 않았다. 이후 보증금 500만 원에 월 40만 원인 방에서 살았다. 방 크기는 고시원과 비슷했고 화장실과 싱크대가 다 안에 있었다."
박민호(이하 박) : "난 쭉 옥탑방에서 살아왔다. 지인 분 집이라 보증금 500만 원에 월 25만 원으로 싸게 살고 있다."
임태빈(이하 임) : "작업실로 쓰기 위해 반지하 방을 얻었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 20만 원이었다."

사회 : "살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등장한 길라임의 옥탑방. 하지만 이런 옥탑방은 없다. 절대로.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등장한 길라임의 옥탑방. 하지만 이런 옥탑방은 없다. 절대로.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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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탑방하면 다들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외풍이 문제다. 또한 비도 가끔 새고 바퀴벌레가 특히 문제였다. 이때부터 힘든 생활의 시작이었다. 1년 동안은 괜찮았는데 습기와 벌레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사회 : "난 6층 옥탑방에서 살았다. 앞집도 옥탑방이었는데 망원경으로 어떤 남자가 우리집을 보기도 했다. 낮은 옥탑방은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 "반지하는 방범창이 없다는 게 문제다. 내 방도 커튼을 쳐놓긴 하는데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는 구조다."
: "우리 동네도 반지하가 많은데 그곳에 붙어있는 쪽지가 '사람 삽니다,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내용이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쓰레기봉투에서 나온 물이 스며들어 냄새가 심하다."
: "나도 위의 문제점들은 익히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방을 정할 때 거의 2층을 선택해왔다. 일의 특성상 야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부모님이 방범 문제를 걱정하시기에 주변 시설도 신경 쓰면서 구했다. 근처에 고깃집도 많아 늦게 들어가도 사람들이 항상 있어 위험하지 않다."
: "자취할 땐 남자보단 여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 범죄 문제도 있고 옥탑방이 몰려 있는 집은 거리가 짧아서 도둑들이 한 번에 뛰어넘을 수도 있고 자물쇠도 열기 쉬운 곳이 많다."

사회 : "그렇다면 만약 소득이 많아지면 더 좋은 집으로 가고 싶은가?"
모두 : "당연한 것 아닌가. 자취생들 대부분은 더 좋은 데로 가려고 한다."

외로움은 크게 느끼지 않지만... 아플 땐 서럽다


사회
: "혼자 살면 외롭지 않나?"

: "딱히 외롭진 않다. 혼자서 자취하고 공부하면서 생활했다면 힘들었을 텐데 밖에서 많이 활동을 했고 지금도 야근을 자주한다. 일이 없을 땐 친구들 만나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집에 있는 편이다. 외롭진 않지만 가끔 고민이 많아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전화를 하거나 집에 간다."
: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딱히 외로움을 느끼진 않았다. 심심한 건 느끼지만 외로움은 느끼지 않는다. 자취를 하면서부턴 대학친구들과 놀았는데 지금은 취업 준비로 바쁘다."
: "(혼자 있는 게) 좋지 않나? 외로움을 느끼는 때는 가끔이다."

아픈 날 등에 업고 응급실로 달려갈 사람이 과연 있을까? 혼자 사는 사람은 아픈 게 가장 두렵다. 영화 <깡패 같은 내 애인>의 한 장면
 아픈 날 등에 업고 응급실로 달려갈 사람이 과연 있을까? 혼자 사는 사람은 아픈 게 가장 두렵다. 영화 <깡패 같은 내 애인>의 한 장면
ⓒ ㈜JK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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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이 중에 내가 제일 많이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난 스스로에게 시간을 부여하면서도 혼자 외로워하는 편이다. 특히 혼자 집에서 죽는다고 상상할 때 그렇다. 다들 그런 적 없는가?

: "전에 허리를 크게 다쳐서 화장실도 겨우 갈 때가 있었는데 이틀 정도 밥도 못 먹었다.(도움을 청할 생각 안 했나?) 당시엔 못했다.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은 했다."
: "혼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아플 때가 가장 서러운 것 같다."

사회 : "고시원이나 자취방들은 불이 났을 때 가장 취약하지 않을까? 그럴 때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 "맞다. 불이 나면 아래에서 위로 번지니까 답이 없다. 그런데 자취방에 완강기가 있는 곳이 많은데 그런 걸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 "사람들이 패닉에 빠진 상태에서 완강기를 타고 질서정연하게 한 명씩 내려갈 수 있겠나? 방화시설이 없거나 있어도 대부분 있는 것을 모르니까 문제지."
: "난 혼자서 그런 상황들을 잘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방을 계약할 때 원룸에서 살더라도 관리자가 있는 집에 들어갔다. 그게 가장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사회 : "집에 혼자 있는데 사고가 났다고 생각을 해보자. 과연 누가 달려올 수 있을까?"

: "부모님이나 애인이 오지 않을까?"
사회자 : "그럼 본인이 죽었을 때는?"
: "그땐 당장 달려올 사람은 없을 듯. 누군가 발견할 것이다."
: "난 아마 회사에서 먼저 올 것이다. 당장 출근을 안 하니깐 말이다. 늦어도 난 이틀 정도 걸릴 듯하다."
: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친구가 있고 또 아랫집은 지인이 있는데 적어도 2, 3주 안에는 발견되지 않을까 싶다."
: "난 매일 여자 친구와 통화하니 하루 만에 발견될 자신이 있다."(좌중 웃음)

사회 : "2~3주라는 기간이 참 슬픈 것 같다. 5일 만에 발견 되어도 이슈화되는 세상인데..."
: "연령이 관건인 것 같다. 지금 우리 나이엔 매일 보는 사람들은 없지 않나? 다들 사회생활하거나 학생이 아닌 이상 대부분 혼자 자취하면서 일주일에 두어 번 지인들과 연락하는 사이일 것이다."
사회 : "왜 그럴까?"
: "결국은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없고 또 그런 관계들이 없으니까 문제다."
: "친구가 있고 없고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소속되고 아닌가의 문제인 듯하다."
: "학생 땐 자주 왕래하고 수업도 같이 듣는데 이젠 서로 환경 다른 걸 배려하고 고려하니 늦은 시간 연락 안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뜸해지는 듯하다."

사회 : "다들 지금 상태로 만족하나? 이웃들은 없나?"

: "이웃은 없지만 학교 다닐 땐 자취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도 자취하는 회사 동료가 많다. 가까이에 사람들이 있는 편이다.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 "아파트에서 자취했던 적이 있었는데 옆집에 스튜어디스가 살았다. 하지만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다. 대부분 좌우 방끼리 친분을 쌓지는 않는다."
: "고시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러더라. 같이 친해져 밥 먹는 사람도 있던데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자취하면 옆집 사람이 경계의 대상이 된다. 서로 얼굴을 알고 싶지 않다. 위험한 적이 있던 건 아니지만 여자 혼자 여기 사는 걸 알리는 자체가 유쾌하지 않았다."

최고은과 달빛요정은 '타살당한 우리들의 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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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주위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 가장 비극적일 것 같다. 얼마 전에 최고은씨도 사망했고 이런 죽음들이 반복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최고은씨도 그렇고 달빛요정도 우리와 비슷한 듯하다. 긴밀하게 연락하는 사람 없었을 테고 챙길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비극을 당하지 않았을까?"
: "강도를 당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지병이라지만 왜 그렇게 죽었을까? 전화도 못하고 말이다.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 개인 사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독사이기도 하지만 영화판 문제 등 구조적 문제가 컸을 거다. 개인적 잘못보단 사회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런 예술인들 나름의 프라이드가 있을 텐데 몸이 아팠더라도 지인들에게 함부로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 "처음엔 단순히 굶어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지병이 있었다. 언론에서 너무 그들의 죽음을 추상화 시키고 선정적으로 보도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경철씨가 최근 방송에서 '최씨가 단지 굶어죽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며 '젊은이들 꿈의 귀결이 왜 죽음이어야 하는가, 사회시스템 문제다'라고 했는데 공감이 갔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이 선정적이란 생각이 든다."
: "물론 그렇긴 한데 문젠 그들이 돈이 없다는 거다. 보통 사람들은 밥을 먹는 데 돈을 쓰지 아픈 데 돈을 쓰진 않는다. 그들도 같은 맥락이다. '굶어 죽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열심히 했음에도 충분히 대우받지 못해 '결국 죽었다'라는 비극이 이슈화된 것이다. 물론 좀 선정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그 지적은 맞는 게 아닌가."

사회 : "여기 모인 분들 모두 삶에 대한 의지가 있고 꿈이 있다. 통계를 보면 20대 1인 가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지금 터진 이슈들이 문화 예술에 집중되고 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면 이런 일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는 한 해 3만 2000명이 고독사한다고 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차원에서 어떤 대안을 말할 수 있을까?"

: "고독사 문제가 과연 1인 가구여서 생기는 걸까? 이 자리에 계신 이정아씨 역시 1인 가구지만 신속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조직이 있지 않는가? 이게 첫 번째 논란점이다. 두 번째는 최씨의 경우처럼 사실상 백수들의 소득 문제다. 강남에서 아버지가 물려준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1인 가구라고 비참히 죽어가겠나? 단순히 1인가구의 문제라기보다 경제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애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좌중 웃음)

'대안 공동체 활동' 과연 대안이 될 수 있나

패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턴기자들이 취재하고 직접 체험한 여러 공동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안 생활 공동체, 노인 공동체, 주거 공동체 등을 설명하면서 과연 이것들이 1인 가구원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사회 : "한국에도 현재 여러 대안 공동체들이 있다. 함께 먹고 자면서 출산, 육아, 교육까지 하는 생활공동체에서부터 창의적 활동과 지식 수련을 위해 함께 공부하는 연구공동체도 있다. 이런 것들이 대안이 될까?"

: "들어보니 느슨한 공동체도 있다고 한다. 출입이 자유롭고. 하나의 해결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안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계 종사자들이 안에서 연애를 하거나 공동 작업을 할 수 있고, 서로 돌봐줄 수 있고. 음악이나 문화노동자 커뮤니티가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물론 이런 공동체라는 것이 자본주의적 삶에 대한 대안, 개인주의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대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젊은 층은 본인이 결정해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1인 가구들을 모아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다고 본다. 차라리 동거문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굳이 연애를 하지 않아도 서로 지켜주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말이다."
: "목수정씨(스스로를 비혼자, 예술문화운동권 등으로 규정하는 문화예술인) 책에 보면, 그 사람이 시골 땅을 구입해서 설치예술을 하는 그런 게 있다. 사유지지만 설치 미술도 하고 다른 동료들과 작업도 함께하고 소통하는 경우다. (인턴기자가 소개한) '빈집'이라는 곳처럼 입주를 하기보다 느슨한 커뮤니티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사람들이 보통 귀농을 말하지만 실상 시골은 도시사람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대안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우리가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출해서 여러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웃집을 훔쳐본 한 소년의 식겁할 경험을 그린 영화 <디스터비아>.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솔로족들에게는 고민스럽다.
 이웃집을 훔쳐본 한 소년의 식겁할 경험을 그린 영화 <디스터비아>.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솔로족들에게는 고민스럽다.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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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노인의 경우를 보아도 소득보단 외로움이 문제 아닌가. 그래서 구성원 상호간 교류를 가능케 하는 제도가 도움이 될 것이다. 문화예술공동체도 소득 수준이 낮으면서 높은 창작욕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다면 사회적인 힘을 가질 수 있고 그것들이 이슈화가 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돌파구가 될 거라고 본다."
: "난 1인 가구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단 고독의 문제로 봤을 때 공간의 문제를 떠나서 동아리 등 외부적인 네트워크 형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인 가구가 늘어난다고 자살률이 는다고 단정 짓기보단 좀 더 느슨한 공동체를 통해 고독감을 해소했을 때 자살 등의 문제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 : "기러기 아빠 경우를 보자. 경제력 있고 가정을 꾸렸지만 외부와 차단된 상황이다. 이렇게 고립되었을 때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하는 경우 많다. 이런 측면을 봤을 때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회적 문제는 우울이나 고독감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건 분명한 현상이고 그에 따라 자살률보단 고독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 "사건 처음엔 왜 달빛요정이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까, 최고은씨가 왜 친구들에게 하소연하지 않았을까 궁금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뜻 부탁하고 털어놓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모두 파편화되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 "파편화는 심각한 문제다. 직접적으로 이런 상황을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어렵다. '나 취업이 안 돼' 이렇게 친구들에게 말하기 보단 '취업하고 연락해야지'라는 생각만 한다. 아까 소득 문제를 강조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 "우리가 접하는 대안 공동체들은 대부분 자발적 공동체다. 이런 비혈연 공동체들은 구성원들이 '당장 내 가족이 없고, 있을 장소가 없고 외롭다'고 느꼈기 때문에 생긴 것 같다. 그래서 대안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나도 물론 혼자 사는 게 편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살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오는 허탈함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좌담회를 끝낼 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패널들의 발언은 잦아들 줄 몰랐다. 젊은 층들이 인식하는 1인 가구원들이 직면한 문제들과 그 대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소기의 성과였다. 하지만 동시에 1인 가구 구성원들을 보다 세분화해서 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의견을 교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좌담회 말미에 한 패널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현상을 우려하기보다 그들이 이 사회에서 무의미하게 죽어간다는 현상을 걱정해야 한다"며 "더 이상 그런 분들이 정말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의식하든 아니든 간에 외로운 사람들은 분명 늘고 있다.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주어진 과제를 안고 집으로 향하는 패널들을 향해 다음을 기약하자는 인사를 건넸다.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친구들에게 연락했는데 몇 십 명 중 아무도 연락 안 할 때"
[트위터 의견] 혼자 사는 당신, 언제 가장 고독감을 느끼나요
트위터를 통해서도 의견을 들어보았다. 지난 17일 '혼자 사시는 분들, 언제 고독감을 느끼세요? 혼자 살면서 가장 힘들 때 언제인가요?'라고 트윗을 올리자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남겼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hylish : "난 자취5년차지만 혼자 있어서 외로운 건 거의 없었는데 딱 두 순간은! 아파서 집에 혼자 누워 있을때랑~ 핸폰 저장된 친구들에게 연락했는데 몇 십 명이 아무도 연락 안 될 때!!ㅋㅋ"

@jamilaswan : "유난히 길었던 하루, 집에 들어가서 일상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 외로워요!"

@serttmyung : "방에서 혼자 말하고 있을 때, 원룸에 살 때는 옆방 사람에게 방해될까봐 큰소리 못낼 때, 아플 때 등등이 힘들죠~"

@chososa  :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했을때...ㅠ.ㅠ 하루 세끼 전부 혼자 먹을때..."

@helloHJ : "혼자 살 때에 가장 외로울 때는 바로 아플 때. 그것도 정말 아파서 약을 먹으려고 하는데, 빈속에 먹으면 더 아파지니 아픈 몸임에도 불구하고 밥 한 숟갈이라도 먹겠다고 내가 밥 차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덧붙이는 글 | 김수진, 김재민, 이선필, 이혜리 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고독사, #주거문제, #최고은, #자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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