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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민주주의 민생복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국민연대와 야권연합추진특별위원회' 1차회의에서 위원장을 맡은 이인영 최고위원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솔직히 호남은 민주당이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 아닌가. 생살을 떼어놓는 심정으로 야권연대해야 한다. 지역별로 이당 저당 나누는 방식은 아주 오만하고 나쁜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주도하지 못하면 결국 그 부담은 오롯이 민주당이 지게 돼 있다."

 

임종석(45) 민주당 연대연합특위 간사의 말이다. 그가 언론을 통해 4.27 재보선 민주당의 연합정치 전략과 관련된 속내를 털어놓은 건 처음이다. 이 발언엔 민주당 내부를 겨냥한 경고와 함께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에 던지는 메시지도 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그는 이 맥락으로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비공개 회의였는데 초반부 논의가 너무 조심스럽게 원론적 입장만 거듭돼, 어차피 논쟁해야 할 것, 먼저 치고 나가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순천 무공천' 전략이 논의됐던 이 회의에서 그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는 이미 '국민적 명분'이 됐기 때문에 거스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4.27 재보궐선거를 2012년 총대선 야권연대와 통합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맏형격인 민주당이 우선적으로 결단하고 간명한 입장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만 추리면 이렇다.

 

'민주당이 결단해 순천 지역은 공천하지 않는다. 그 외 지역은 야권이 민주당과 경선해서 단일후보를 내고 'MB심판과 야권승리'로 이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야권연대를 명분으로 민주당이 양보한다는 것을 "가볍게 볼 일이냐"부터 "호남 유권자에 대한 예의", "이기는 선거연합전술"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는 것. 

 

임 간사는 이 방향으로 민주당이 결단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결과적으로는 이 방향이 야권통합의 신호탄으로 연결되기 바라는 기대도 담았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트위터에 4.27 재보선 단일화 논의를 촉구하며 민주당의 '통 큰 결단'을 요구했다.

그가 속한 연대연합특위 바깥에 있는 민주당 관계자들도 당의 우선적 양보와 야권통합의 중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61)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민주당의 '통 큰 결단'을 주문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7.28 재보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을 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화답 형식이었다.

 

"나는 멱살 잡히기 직전까지 갔었다. 중앙당사 점거하고, 업무방해에… 야권연대가 그냥 되는 줄 아느냐. 우리에겐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 이번에(4.28재보선) 민주당이 양보 안하면 안 된다. 야권에 서로 믿음이 쌓여야지 자꾸 불신이 쌓이면 내년 총선 때 이길 수가 없다. 민주당이 통 크게 결단해야 한다."

 

지난 8일 정 최고위원의 말이다. 그는 4.27 재보궐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보는 것 같았다. 이번에 '통 크게' 양보해야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타당에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는 단순셈법으로도 들렸다. 

 

이낙연 총장 "4.27 재보선 민주당 독식? 천만의 말씀!"

 

반대로 민주당 4.27 재보선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59) 사무총장은 큰 틀에서 연합정치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이기는 선거연합'이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었다. 기계적으로 어느 정당에 양보하라고 요구하는 건 지나친 주장이라는 것.

 

이 총장은 지난 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어떤 사람이 연합후보로 적당한 것인가 검증과정을 거쳐야지 그런 것도 없이 기계적으로 어느 지역에 어느 당 후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만약 그 당 후보로 못 이기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이냐"고 쏴붙였다.

 

이어 그는 "지지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데도 민주당 후보라는 이유로 억지로 양보해야 하는 것이냐"며 "이번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독식할 것이다? 그것은 천만의 말씀"이라고 밝혔다. 양보에도 명분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는 서로 선입견 없이 '이기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민주당의 텃밭이랄 수 있는 순천지역만도 출마를 염두에 둔 민주당 인사들이 즐비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순용(60) 유원미디어 대표는 순천지역 출마를 위해 지난 7일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둔 예비후보 5명이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마쳤으며,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만도 10여명에 이른다. 구희승(48) 변호사, 박상철(51) 경기대 교수, 안세찬(50) 전 손학규 대표 특보, 허신행(69) 전 농림부 장관, 허상만(68) 전 농림부 장관 등이 그들이다. 노관규(52) 순천시장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4.27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 같은 상황이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은 "크게 보고 당 내부보다는 당 외부를 보면서 판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당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전체 야권연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잘라 말했다.

 

순천 공천문제도 '차세대 호남의 새로운 칼라를 보여주는 인물'로 제3의 길을 찾자는 주장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야권연대 차원에서 결정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정치대통합을 위한 1차 연석회의에 참석한 진보진영 대표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복지국가와진보대통합을위한시민회의 공동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김경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세균 진보교수연구자모임 상임대표.

 

정성희 민노당 최고위원 "민주당이 순천을 쉽게 양보할 수 있겠나"

 

민주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는 별개로 진보진영 내부도 자기셈법에 따라 4.27 재보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진보정당(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들과 민주노총, 전농, 진보통합시민회의 등이 함께 하는 진보대통합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정당통합'에 무게중심을 두고 활동하면서 4.27 재보선에 임하는 각 당의 입장을 취합하는 분위기다.

 

정석구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공동대표에 따르면, '선 진보대통합, 후 야권연대'로 총노선이 결정됐으며, 4.27 재보선에서는 '통합 진보후보'를 내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부논의를 통해 '통합 진보후보'를 내고,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하는 등의 야권단일후보로 한나라당과 일 대 일로 붙는 전략인 것이다.

 

진보대통합에서 국민참여당의 참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쪽이라고 정 공동대표는 전했다.

 

정 공동대표는 "진보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유력 대선주자인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곧 국민참여당의 대표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세력의 결합 없이 진보대통합을 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밖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도 저마다 4.27 재보선 전략을 세우며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핵심적으로는 지난 7.28 재보선 당시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을 우선 배려한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정성희 민노당 최고위원도 이 점을 강조했다. 선 민주당 약속이행 후 4.27 협상가능처럼 들리기도 했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연대연합특위 내부에서 '순천 무공천'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의미 있는 주장인 것으로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순천이라는 지역구는 민주당이 호남에서 쉽게 양보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순천 무공천'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소위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가 이를 지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일각의 주장'이 이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회의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2012년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민주당이 '7.28 재보선 당시의 약속'도 못 지킬 정도라면 범야권연대는 기대하기도 어려운 게 아니냐"며 "만일 민주당이 이번 4.27 재보선에서 연대연합 하는 데 소극적 태도로 임한다면 진보정치세력과 함께 정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민주당이 김해을 양보하면..."

 

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도 '7.28 재보선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다만, 김해을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 한정해서는 별도로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이 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자당의 이봉수 후보와의 경쟁문제가 붙자 복잡해진 속내를 털어놓은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안 하겠다는 사람을 민주당이 계속 뒤에서 펌프질 할 게 아니라 자당의 후보가 없으면 탐탁지 않더라도 연합의 정신을 발휘해 타당의 좋은 후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국민참여당은 이봉수 후보를 필두로 선거대책본부까지 꾸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민주당 쪽에서 여론조사를 토대로 '후보경쟁력'을 문제 삼는 점과 관련해서는 "야권단일후보로 결정되면 분위기는 확 달라질 것"이라며 "만일 민주당이 김해을을 국민참여당에 양보한다면 강원도와 분당을, 순천 등에서 민주당을 밀어줄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참여당에게 원내진출전략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국민에게 의사전달루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절실한 현실 아니겠느냐"고 절박감을 표시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왼쪽)과 이봉수 국민참여당 경남도당위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경남 김해을 지역구는 '친노'에게 매우 상징성 있는 각별한 지역이 됐다. 바꿔 말하면 '놓칠 수 없는' 지역인 셈이다. MB심판이 필요한 동네다. 그러나 정치적 역학관계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무소속'으로 김경수 국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한다.

 

강원도지사,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등 국회의원 3곳, 기초단체장 2곳(울산 중구, 동구), 광역의원 3곳(울산광역시, 충북, 전북), 기초의원 5곳 등 14곳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미니총선'.

 

시민정치운동 내부에는 7.28 재보선에 이어 4.27 재보선도 처참하게 패배해야 연합의 동력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개는 이번에 연대연합의 꽃을 피우지 못한다면 2012년 총선과 대선은 대재앙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우세하다. 승리하는 연합을 보여줘야 희망이 생긴다는 것. 과연 각 당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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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입니다. <장윤선의 팟짱> 진행자이기도 해요.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소셜테이너> 등이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기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