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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KBS 사장이 참여정부에 '충성다짐'을 했다는 2006년 당시 KBS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진종철 시청자권익보호국장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진 국장은 지난해 12월 31일 KBS 내부게시판에 올린 '청와대 인사개입 장본인의 허무맹랑한 궤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사장이 그같은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지 않았음을 확신한다"며 "양씨가 차기 총선을 겨냥해 노무현 추종세력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림수"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6년 기술직종 출신의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진 국장은 노조위원장 시절 '정연주 사장 퇴진 투쟁'을 주도했고,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KBS홀 팀장과 시청자사업팀장을 지내는 등 내부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진 국장은 지난 6월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지난해 11월 23일자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진 국장이 노조위원장 시절 KBS 현직 간부를 통해 인사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오후 1시 34분 올려진 반박글은 진 국장직대가 작성한 것이지만, 명의는 'KBS 10대 노조 집행부'로 돼 있다.  

 

"양 전 비서관은 왜 이 시점에 무리한 주장을 했나?"

 

먼저 진 국장은 "양 전 비서관은 당시 김인규 전 KBS 이사가 '노조를 확실하 장약해 … 사실상 충성맹세이자 은밀한 다짐 …' 등의 발언을 했다고 상식밖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임원회의를 통해 당시 만남에 대해 일기식의 메모를 해둔 내용을 장시간에 걸쳐 자세히 공개하며 그이 발언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우리는 김 사장의 일기 형식의 구체적인 메모 내용과 평소 보여온 인품을 신뢰하며 김 사장이 그 같은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지 않았음을 확신한다"면서 "양씨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 국장은 당시 노조 집행부가 김인규 전 이사를 KBS 사장으로 '추대'한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2006년 4월 노조에서 실시한 '사원 찬반투표' 결과, 전 사원 82%가 정연주 당시 사장의 연임에 반대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KBS출신 후임 사장 후보의 지지도를 조사했는데, 김인규 전 이사가 39.4%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는 김 전 이사를 찾아가 'KBS 사장 출마'를 강력히 권유했다.

 

"많은 직원들이 비전문가에 의해 망가진 KBS를 정상화시킬 인물로 김 선배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지목하고 있으니 직원들의 정서를 잘 헤아려 고민해 달라."

 

이에 김 전 이사는 "신중히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진 국장의 설명이다. 진 국장은 "그런데 '확실한 노조 장악'이라니 노조 집행부가 김 사장을 만나 나눈 대화내용으로는 양씨가 그같은 주장을 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진 국장은 "도대체 양씨는 왜 이 시점에 그 같은 무리한 주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려 하고 있을까?"라고 물은 뒤 이러한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알 만한 사람들은 양씨가 자신의 정치적 재기(차기 총선 겨냥)를 위해 노무현 추종세력들로부터 '주목받기 내지는 인정받기' 차원의 전략적 노림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진 국장은 오히려 "노무현 정권은 당시 이사회와 노조가 합의해 만든, 사실상 노조의 참여가 보장된 '사장 추천위'를 해체하고, 이사회가 직접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을 거쳐, 직원들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던 정연주씨를 강압적으로 연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 국장은 "그 과정에서 불공정한 사장 선임 중단을 요구하며 항의하던 KBS 전국 노조 간부들을 경찰을 동원해 끌어내기도 했었다"며 "그것은 과연 공정한 KBS 사장 선임과정이었는지 양씨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등은 KBS 노조에게 저질테러를 가했다"

 

또한 진 국장은 "양 전 비서관의 궤변을 듣고 사내 일부 직원들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그의 주장에 섣불리 동조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내 일부 직원들은 정연주 전 사장이 직접 뽑았던 인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처신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2006년 당시 청와대의 음습한 KBS 사장 인사 개입을 드러내고 있는 양 전 비서관의 행태와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확인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보도한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KBS 노조를 상대로 저질테러를 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태그:#양정철, #진종철, #KBS 10대 노조, #김인규,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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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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