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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에 걸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중국 대학을 방문하여 각종 행정서비스 파악 및 자료 수집 차 다녀왔습니다. 해당 대학은 국립 경상대학교와 교류관계에 있는 국립 산동대학 위해분교(캠퍼스)와 성립 청도대학이었습니다.

여행자는 연수팀과 동행하여 6일 동안 중국 대학을 취재하였습니다. 사실 6일 동안의 일정 가운데 관광은 단 두 곳, 북경의 이화원과 자금성만 둘러보았을 뿐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중국 취재기는 여행지 소개보다 중국대학생들의 생활 모습과 유학생 기숙사, 중국의 음식 및 술 문화, 택시 등 교통수단 이용하기 등을 중심으로 쓰고자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의 전통공연장면
 인천국제공항의 전통공연장면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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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만 다섯 번 갈아타다

진주에서 국내선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시차는 한 시간, 위해국제공항에 도착하니 15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실제로는 한 시간 남짓 걸림에도 중국이 우리보다 한 시간 느린 점을 감안해서다. 위해 공항에 도착하니 산동대학 국제교류처 고수산 한국사무과장이 마중을 나왔다. 다시 대학의 호텔까지 이동하는 데만 한 시간 남짓, 이미 해는 저물고 있었다. 진주공항에서 김포공항, 인천에서 위해공항, 위해공항에서 북경공항, 북경에서 청도공항, 청도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6일 동안 다섯 번의 비행기를 타야 했다.

산동성 지도
 산동성 지도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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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성이 남한보다 크다니...

산동성은 우리와는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한 몫 했겠지만 고대로부터 활발한 교류 관계에 있었다. 1억에 가까운 인구와 남한의 1.5배에 해당하는 면적부터 놀랍다. 중국 내에서도 하남성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광동성에 이어 경제규모가 큰 성이다. 1인당 소득도 5,000달러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산동성에는 한국 교민만 11만 명 정도가 있을 정도로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성이기도 하다. 국제공항만 해도 연태, 위해, 청도 등 세 군데에 있다.

어디를 가던  대학의 중심은 도서관이다.
▲ 산동대학 위해분교의 도서관 어디를 가던 대학의 중심은 도서관이다.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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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성을 대표하는 휴양 도시, 웨이하이와 칭다오

산동대학 위해분교가 있는 웨이하이(위해)는 중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산동대학 고수산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90년대 장쩌민(강택민)주석이 이곳을 방문하여 위해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빨간 기와와 푸른 나무, 쪽빛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아름다운 도시이다 紅瓦 綠樹 碧海 藍天."

넘칠 정도로 음식이 계속 들어왔다.
▲ 산동대학교 위해분교와의 만찬 넘칠 정도로 음식이 계속 들어왔다.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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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학이 있는 칭다오(청도)는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 중의 하나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칭다오맥주의 맛은 일품이다. 도수는 8도와 10도 정도로 한국의 4.5도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지만 톡 쏘는 맛과 목넘김이 아주 좋은 맥주이다.

산동대학 위해분교와 경상대학교 관계자들의 간담회
 산동대학 위해분교와 경상대학교 관계자들의 간담회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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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에 호텔이 있는 중국 대학

산동대학 위해분교와 청도대학에는 대학 내에 호텔이 있다. 각종 행사의 장소로 혹은 외부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고급 시설이다. 특히 위해분교의 호텔은 해운대만큼 넓은 백사장 바로 곁에 있다. 호텔 앞으로 끝없이 넓은 모래해변과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여름 휴양기가 되면 호텔은 아예 빈자리가 없다고 한다.

툭 하면 연착하는 중국 국내선, 베이징으로 날아가다

이튿날 위해분교 관계자들과 세미나를 마치고 3일째 베이징(북경)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연착이다. 1시간 정도 지나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북경에서 청도로 가는 비행기도 마찬가지로 연착이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 되어 공항에서 땀나도록 뛰었는데 연착이란다. 이때는 오히려 고마웠다.

연태공항에서 베이징가는 비행기 안에서
 연태공항에서 베이징가는 비행기 안에서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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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슬픔. 이화원과 자금성 관광

우리 일행이 6일 동안의 일정 중 관광으로 들린 곳은 이화원과 자금성이 전부다. 북경올림픽 이후 중국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변화되어 있었다. 몇 년 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북경에서 무서운 힘을 느꼈다.

이화원과 자금성은 예전에 온 곳이지만 일행 중에 안 온 분들이 대부분이여서 들렀다. 만리장성을 비롯해 중국을 대표하는 이들 명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되었을 민초들을 생각하면 깊은 슬픔을 느끼게 된다.

베이징의 이화원과 자금성
 베이징의 이화원과 자금성
ⓒ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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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다시 청도로

연수 4일째, 북경에서 칭도로 향했다. 비행기 연착으로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둠이 내린 후였다. 다른 일정이 없어 통역을 맡은 청도대학 대학원생과 택시를 타고 시내의 한국식당을 찾았다. 중국에서 택시 타는 요령과 재미있는 번호판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별도로 다루겠다.

옛날 산동성은 노나라가 있던 곳으로 동상은 홍콩에서 기증했다고 한다.
▲ 청도대학의 공자상 옛날 산동성은 노나라가 있던 곳으로 동상은 홍콩에서 기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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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이어진 간담회, 그래도 지치지 않다

연수 5일째, 청도대학 교수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직원 간담회, 경상대학교에 올 청도대학 유학생, 청도대학에 있는 경상대학교 학생들과의 간담회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지칠 법도 하지만 위해분교에 이어 중국 대학을 알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해가 질 무렵 미니버스로 학교 투어를 한 후 공식일정은 끝이 났다. 

도수 10도의 청도맥주에서 70도의 랑야대까지, 목에 불나는 줄 알았다.
위해분교는 저녁시간에 맞추어 만찬을 진행했고, 청도대학은 저녁 대신 오찬을 겸했다. 우리나라의 의전에도 그러하듯 중국에서도 공식 만찬에는 술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부드러운 술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50도가 넘는 중국술을 마시는 것이 때론 고역이다. 청도대학에서 건배주를 했던 랑야타이(랑야태)는 입에 대자마자 입술을 태우더니 목에 불을 지르고 뱃속으로 들어갔다. 중국의 술자리 예절과 술 문화, 중국술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별도로 다루겠다.

도수가 70도에 달하는 랑야타이. 진시황제의 명을 받고 서불(서복)이 삼신산을 찾아 떠났던 지명 이름을 따서 지었다
 도수가 70도에 달하는 랑야타이. 진시황제의 명을 받고 서불(서복)이 삼신산을 찾아 떠났던 지명 이름을 따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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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청도 해변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부산(청도의 산)을 등진 청도는 끝없이 펼쳐진 해변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는 길에 청도석노인해수욕장에 잠시 들렀다. 해변의 길이와 폭이 거의 전남 완도의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한국의 부산시와 비슷한 듯하면서 산지 지형인 부산과는 달리 청도는 평지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청도 석노인해수욕장
 청도 석노인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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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6일 동안의 산동대학 위해분교와 청도대학 연수에서 중국 대학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상대학교를 비롯한 한국대학과의 교류관계를 통해 양국의 인재 양성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이란 모름지기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그 내면에 들어있는 깊숙한 문화의 원형을 알 때만이 참다운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을 시작으로 아주 다양한 시각에서 중국 대학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김천령의바람흔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칭다오맥주, #산동대학위해분교, #청도대학, #자금성, #이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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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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